둘레길 54

일상_20190407

동네에 태동하는 봄소식들.활동하기 적당한 날씨에 산책을 하면서 봄 꽃 위주로 둘러 본다. 엥간히도 성격 급했던 철쭉은 흔히 볼 수 있는 조경의 구성원 중 하나다.집을 나서 퍼렇던 영산홍 무리에서 이 녀석이 도드라져 보일 수 밖에. 강한 생명력에 화사함까지 갖춘 민들레는 오산천 산책로로 가던 중 가로수 아래 조그만 틈바구니에서 활짝 꽃잎을 열었다. 오산천 산책로에 다다르자 동탄에서 벚꽃 명소가 되어 버린 만큼 서서히 만개할 채비를 마쳤다.처음 묘목 수준이던 신도시 탄생 당시, 여긴 텅빈 공간이나 진배 없었다.그러다 동탄 탄생 10년이 넘고 덩달아 묘목들이 자라 성인이 되자 그만큼 나무의 키 훌쩍 자라고, 가지가 늘어나 꽃이 필 때면 뽀얀 안개처럼 화사해지고, 그와 더불어 찾는 발걸음이 늘어나 이제는 동탄의..

일상_20190105

겨울의 정점이라지만 작년 겨울에 비하면 아직은 포근한 편이다.그래서 주변 길을 걷노라면 내린 눈이 덩어리로 얼어 있는 장면을 보는 게 쉽지 않은데다 혹한을 대비해서 마련한 두툼한 패딩 재킷을 걸치는 일자가 거의 없다. 늘 그랬듯 노작마을에서 반석산 둘레길을 따라 걷다 전망 데크에서 가던 길을 멈추고 오산천과 그 너머 여울공원을 바라 본다.여울공원의 나이가 어려 아직은 앙상하다. 낙엽 무늬 전망 데크까지 쉼 없이 걷다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가라 앉히며 북녘을 바라보자 한 아파트 단지가 도드라져 보인다. 조금 더 북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용서고속도로의 시작점과 경부고속도로가 평행하게 북쪽으로 뻗어 있다.미세 먼지만 아니었다면 전형적인 겨울의 청명한 대기 였을 터. 낙엽 무늬 전망 데크 초입의 이정표 앞이 트인..

일상_20181001

1시간 정도 투자하면 눈 요깃거리도 충족시키고, 역마살도 잠재울 수 있는 동네 산책 중 반석산 둘레길은 늦봄 이후 처음이던가?반석산도 산이라는 건 딱 하나만 보면 알 수 있다.집요하게 따라 붙으며 귀에 앵앵거리는 잡음을 뿜어대는 날파리들은 자기들 영역에 들어 오는게 탐탁치 않나 보다.또한 특공 무술과 독을 품은 필살기 주둥빠리 공격의 줄무늬 산모기 시방새들이 피를 빨아 쳐묵하실려고 잠깐만 한 눈을 팔아도 이내 고운 살따구에 징표를 남긴다.그러다 보니 여름을 피해 반석산을 오르는데 이날은 정신줄 놓고 걷기 안성맞춤.둘레길을 한 바퀴 돌아 복합문화센터로 내려 오면 한 겨울에도 등짝은 땀으로 흥건할 정도에 숨은 제법 턱 밑까지 차오른다. 친숙한 곡선길. 둘레길을 오랜만에 올라 그런가? 열라 힘들다. 골을 따라..

일상_20180329

겨울 색이 짙은 삭막한 초봄에 피어나 나름 봄 소식을 전해주며 선방하던 산수유꽃이 점점 저물어 갈 무렵 지원군으로 등장한 목련과 진달래 소식이 들려 반석산을 찾았다.늦은 오후지만 겨울에 비해 한층 길어진 낮이 아직은 햇살을 붙잡고 있어 용기 내어 후딱 둘러 보기로 한다. 노인공원 초입에 이제 막 망울을 터트린 목련이 꽃잎을 펼치려 한다.여전히 추위가 남은 날씨를 버티기 위해 미세한 솜털로 털보숭이 같다. 노인공원에 들어서자 첫 인사를 하던 산수유 꽃은 드뎌 사그라들 채비를 한다.나름 삭막한 들판에서 희망을 주던 녀석인데 작별해야 된다는 생각에 서운하다.다음 봄인 내년 1년을 기다려야 볼 수 있는 녀석인데 어려운 걸음을 뗀다. 반석산 둘레길에 접어 들자 따스한 온기와 같은 컬러를 뿌려 주는 진달래가 듬성듬..

일상_20180315

초저녁 어둑해질 무렵 서둘러 산책길에 나선다.교육이나 업무니 해서 머릿속은 왜 그리 복잡하나 싶어 생각을 단순히 정리하기 위한 명분이랄까?때마침 봄비가 내려 피기 시작하는 봄의 싱그러움이 기분 전환에 안성맞춤이었다. 동양 파라곤을 지날 무렵 비가 잠시 소강 상태로 하늘을 우러러 사진 한 점 남기자는 심산이다.우산을 두고 얇은 우의를 걸쳐 거추장스런 물품은 손에 없으니까 뭐든 적재적소에서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에코스쿨 옆 반석산 계단길로 올라 둘레길을 따라 한 바퀴 둘러 보기로 하자 다시 빗방울이 떨어진다.야자 매트에 내리는 빗물이 방울로 조롱조롱 매달려 있다. 낙엽 전망 데크로 오르는 길에 밑을 응시하고 있는 벤치가 나름 운치 있다.물론 사진으로 담으면 공간감이 상실해서 그 느낌이 나지 않지만...

일상_20180312

봄이 되면서 눈에 띄게 달라진 건 낮이 길어졌다는 거다.낮이 길어졌다는 건 활동할 수 있는 여력이 많다는 거고, 그래서 하루가 알찬 기분이 든다.반석산 둘레길이 4km 남짓하지만 일반적인 산책로와 달리 내리막과 오르막이 반복되는 고로 1시간 정도 잡고 빠른 걸음으로 걷게 되면 이내 땀은 흥건히 차오른다. 오산천 전망 데크를 지나면 작은 여울까지 계속되는 내리막인데 산 너머 해가 지는 석양이 산에 걸려 있다.가던 길을 재촉하지 않으면 이내 어두워져 자칫 둘레길에서 트위스트를 출 수 있응께로 앞만 보고 걷는다. 앞만 보며 걷다가도 겨울색이 짙은 땅에 봄의 싹이 솟아나는 걸 보곤 반가운 마음에 걸음을 멈추고 쪼그려 앉아 신기한 듯 쳐다 본다.황막한 땅에 이런 싹은 여전히 왜소하지만 기다린 친구 마냥 한눈에 금..

성탄_20171225

해가 거듭될 수록 성탄절 같은 경사스런 날에 대한 감흥이 없어지고, 그냥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는데 익숙해져 버린다.특별히 무언가 하려는 것보다 일상의 연장으로 받아 들이고 늘 하던 대로 생활을 한다.그래서 음악을 들으며 마냥 걷는 걸루~ 반석산 둘레길을 걷다 전망 데크에서 잠시 가쁜 숨을 가라 앉히는 동안 여울공원을 멍하니 바라다 본다.어차피 새로 조성된 공원에 인근 아파트들도 대부분 공사 중이라 공원은 텅 비었다. 둘레길을 걷던 중 부쩍 짧아진 겨울밤이라 이내 땅거미가 내려 앉으며 등불을 깨워 불을 밝히자 일제히 빛이 쏟아져 나온다.여전히 하늘엔 밝은 땅거미가 가득한데 시간이 그만큼 흘렀음을 깨우쳐 주는 구만. 반석산 정상 바로 아래 전망 데크에서 동녘 하늘을 바라 보면 아직은 훤하다.그 하늘 아래 허..

일상_20171224

날이 풀려 곳곳에 쌓인 눈들이 녹는가 싶더니 성탄절 이브에 추위를 몰고 오는 비가 내린다.그리 많은 비는 아니라 방수 되는 외투를 입고 거리를 걷던 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역시 앙상한 가지에 맺혀 빛을 굴절시키는 물방울이다.막상 사진으로 찍어 보면 별반 차이가 없는데 육안으로 보면 가지에 보석을 달아 놓은 마냥 초롱초롱 하다. 길을 따라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간 곳이 반석산 노인공원으로 산수유 열매에도 빗방울이 맺혀 있다.여기까지 왔응께로 야자매트를 깔아 질퍽이지 않는 둘레길로 올라섰다. 산수유가 아주 탐스럽게 붉그레 하다. 둘레길을 따라 진행하다 노작 공원 호수로 내려 가자 텅빈 공원에 속삭이는 빗소리 뿐이다. 산책로를 따라 계속 걷다 보면 재봉산 아래 인공하천 산책로에도 이런 열매들이 주렁주렁..

일상_20171216

늘 일상적이고 특별한 것 없는 산책에서 특별한 걸 찾으려고 매의 눈으로 부라리며 다녔다.아이폰을 영입해 오고 줌렌즈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건 아직 익숙하지 않은 화각 때문일까 싶어 성능 시험 삼아 오산천 너머 여울공원을 찍어 봤다.화질, 특히 다이나믹 레인지 개선이 좀 된 거 같은데 줌렌즈는 비교 대상이 없으니까 걍 찍어보자. 둘 다 일반 렌즈에서 조도 변화만 조금 준 것.티스토리가 사진이 리사이징 되면서 업로드 되어 원본과 느낌이 달라진다. 줌렌즈로 조도 변화를 준 것.역시 돼지털 줌이 따라 올 수 없는 디테일이긴 하다.새로 생긴 여울공원은 처음 동탄에 왔을 때처럼 묘목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어 넓은 공원에 비해 뭔가 공허한 느낌이다.이 공원도 5년이 지나면 풍성해져 있겠지? 반석산 둘레길을 거닐 때 ..

일상_20171126

역시나 첫 눈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다.눈 흔적은 거의 없어지고 마치 소소한 비가 내린 마냥 땅이 촉촉히 젖어 있다. 반석산 둘레길 음지는 눈이 내리면 녹지 않고 한 동안 자리를 잡고 있는데 초겨울의 날씨가 그들에겐 포근해서 금새 자리를 털게 만드나 보다.가을부터 차곡하게 쌓인 낙엽만이 둘레길을 가득 덮고 있어 눈이 내렸나 싶을 정도. 조카 녀석들이 어릴 적에 많이 데리고 온 장소가 노작호수공원 건너 인공 개울 데크길이라 반석산 둘레길을 한 바퀴 돌고 공원으로 발걸음을 돌려 봤다.겨울은 세상이 덜 아름다워 기억 속에 묻어둔 아름다운 기억을 회상하라고 있는 계절인가?웃고 뛰어 놀던 그 악동 같던 녀석들의 떠들썩한 웃음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하다. 반석산 습지원은 예전만큼 발길을 두지 않아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