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90407

사려울 2019. 8. 23. 22:30

동네에 태동하는 봄소식들.

활동하기 적당한 날씨에 산책을 하면서 봄 꽃 위주로 둘러 본다.



엥간히도 성격 급했던 철쭉은 흔히 볼 수 있는 조경의 구성원 중 하나다.

집을 나서 퍼렇던 영산홍 무리에서 이 녀석이 도드라져 보일 수 밖에.



강한 생명력에 화사함까지 갖춘 민들레는 오산천 산책로로 가던 중 가로수 아래 조그만 틈바구니에서 활짝 꽃잎을 열었다.



오산천 산책로에 다다르자 동탄에서 벚꽃 명소가 되어 버린 만큼 서서히 만개할 채비를 마쳤다.

처음 묘목 수준이던 신도시 탄생 당시, 여긴 텅빈 공간이나 진배 없었다.

그러다 동탄 탄생 10년이 넘고 덩달아 묘목들이 자라 성인이 되자 그만큼 나무의 키 훌쩍 자라고, 가지가 늘어나 꽃이 필 때면 뽀얀 안개처럼 화사해지고, 그와 더불어 찾는 발걸음이 늘어나 이제는 동탄의 어엿한 벚꽃 명소가 되어 버렸고, 주말 휴일이 되면 이 한적한 산책로는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산책하는 사람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산책로를 걷다 작은 여울에서 부터 반석산 둘레길로 접어 들었고, 이제는 대부분 절정기를 맞이한 진달래를 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진달래의 잔가지에 파릇한 싹이 보이면서 점점 꽃잎 떨어질 예감이 든다.



낙엽 무늬 전망 데크에 올라 너른 터를 바라보자 황량하던 대지에서 어렴풋하게 녹색 기운이 잉태되고 있음을 육안으로도 알아챌 수 있다.



노작 공원 방면으로 내려 오다 보면 늘 극찬하던 벤치가 홀로 놓여져 사람들을 애타고 기다리고 있다.



생태 터널을 지나 노작 공원의 호수 광장에 도착하여 여기서 부터 다시 오산천 산책로를 따라 걷기로 한다.

앙상하던 가지에 녹색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산책로에 합류되는 길목에서 서서히 꽃잎을 떨구는 산수유가 산책로에 접어든 사람들을 반긴다.






남북으로 뻗은 오산천 산책로 가로수는 끝에서 끝까지 벚나무가 가로수 역할을 하는데 그래서 시간이 익어감에 따라 벚꽃 명소가 될 수 밖에 없다.

나무에 따라, 위치에 따라 벚꽃 꽃망울이 터지는 시기가 조금은 상이해서 어떤 나무는 벌써부터 절정의 만개를 성급히 보여줬다.





시나브로 산책로 옆은 봄꽃들로 가득하다.

재봉산 아래 산책로 경우 하루 종일 일광이 좋아 다른 자리에 비해 확실히 꽃의 종류도 다양하고 더 광범위하게 야생화 군락지가 형성 되어 있다.





대부분 야생화처럼 이 녀석도 지나칠 만큼 땅바닥에 납쭉 달라붙어 아주 작은 꽃들을 피웠는데 조금만 허리를 낮춰 살펴보면 그 아름다움이 전혀 뒤쳐지지 않고, 선명한 컬러를 피웠다.

아주 흔하게 퍼져 있다면 지나쳤을 수도 있으련만 아주 작은 지역만 관찰되는 것보면 쉽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한 녀석인가 보다.



그 일대에 봄나물로 잘 알려진 돈나물도 통통한 모습으로 새록새록 피어난다.



산책로 최남단에서 부터 걷기 시작하여 최북단, 기흥동탄IC까지 걸어 오는 동안 이런 벚나무는 지칠 기미 없이 계속해서 쫓아 온다.

이 많은 나무들이 만개할 조만간 시기에 얼마나 아름다운 길을 만들어 놓았을까?

봄만 되면 기대되는 가깝고 소소한 기대감이다.



산책로 최북단에서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걸어 개나리 만발한 길로 동탄 이마트에 간다.

스타벅스의 진하며 톡 쏘는 커피가 무거운 발걸음을 가볍게, 첩첩이 쌓인 피로감을 떨쳐준 건지 뿌듯한 오르막길임에도 한달음에 걸어 카페의 진한 향과 포근한 자리에서 맥북을 켜 놓고 사진들을 둘러 보다 다시 왔던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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