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398

일상_20170401

주말인 4월 1일은 뻥을 쳐도 용서가 된다는 만우절이라 그간 쌓아 뒀던 구라를 풀고 싶었는데 정작 만우절인지 모르고 지나쳤던 하루다. 밤이 되어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고 그래 본들 뻥칠 대상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후9시 넘어서 부시시 올라온 반석산 낙엽 무늬 전망 데크에서 바라본 세상은 참 고요하기만 하다.활동하기에 제격인 계절이라 둘레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목례를 하곤 지나칠 만큼 간헐적으로 산책 중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확실히 겨울보다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반석산을 내려와 오산천 산책길을 걷다 보면 이제 점점 늘어나는 꽃들을 볼 수 있는데 늘 마주하는 계절임에도 늘 새롭고 꽃 종류가 무척 많다. 노작마을을 지나 남쪽으로 걷게 되면 가끔 마주치는 사람조차 여긴 거의 없다. 오래된 텅빈..

일상_20170325

봄이 되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낮이 길어 졌다.가끔, 아주 가끔 늦잠을 자고 일어나 보면 벌써 해는 서산으로 자취를 감추려 할 때가 있는데 어느 순간 비슷한 시간임에도 해가 서산에게 붙잡혀 여전히 이글대는 자태를 보여 주는 것 보면 춘분을 기점으로 낮이 길긴 긴가 보다.평소엔 일상에 심취해 있는 고로 하루 1분씩 늘어 나는 낮을 체감할 방법은 없고 더군다나 깨닫는 건 더 어불성설이다. 룰루랄라 쉰나게 자전거를 타고 봄볕과 바람의 청량감을 느끼며 가고 있는데 문득 후미진 곳에 민들레가 활짝 웃고 있으시다.괜스레 업되는 기분을 추스르고 가던 길로 고고~ 오산에서 오산천 고수부지를 두바퀴 돌았음에도 여전히 가뿐한 체력을 체크하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탄2 산단지구 내 저류지 공원을 들렀다.주말 휴일이면 텅..

일상_20170324

금요일 점심을 해치우고 솔빛마을 근린상가 부근을 지나던 중 봄의 전령사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직전에 더욱 힘을 내고자 온몸으로 햇살을 흡수하는 중이다. 겨울색이 그대로 있는 대지에 노랑이 퍼져나가는 모습은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일 수 밖에 없다.곁들여 민들레까지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눈에 잘 띄지 않는데 여러 꽃들이 피고 지기를 한참 기다렸다 꽃을 떨구는 그 생명력은 흔히 간과하고 있는 또다른 봄이 아닐까? 화사한 산수유는 웅크린 대지만 환기시키는 게 아니라 사람들도 일깨워 준다.이런 봄소식에 인상 찡그릴 사람은 없으니까. 봄은 사람들의 키와 비슷하거나 높은 곳에서만 피는게 아니다.땅에 넙죽 달라 붙어 소리 소문 없이 땅위에 봄을 퍼트리는 민들레는 흔하디 흔한 들판의 야생화지만 한순간 피고 져버리는..

일상_20170318

베란다 정원에 봄이 열렸다. 먼 곳에서 찾으려 했던 봄이 내가 잠자던 가장 가까운 곳에 이미 있었음을 알고 졸음으로 부시시한 눈을 뜨곤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다른 가족들이 하나씩 가져다 준 화초들을 넘나도 잘 키우신 울 오마니.때가 되면 여지 없이 꽃을 피울 뿐만 아니라 더 활짝, 더 많은 꽃 봉오리를 틔운다. 요건 먹는 꽃이라는데 실제 맛은?향긋함이 진동하는게 아니라 뭔가 살짝 신선한 맛이 가미된 정도?그래도 다양한 색깔들을 뱃속에 넣는 게 어디여~ 선인장 같은 것도 있어 마치 자신의 모두가 꽃처럼 보인다. 며칠 사이 소나무는 이렇게나 많이 자랐다.(일상_20170219)2월26일 소나무 사진은 빠뜨렸고 어차피 2월19일과 별반 차이 없으므로 패스봄 기운을 먹어서 무럭무럭 자라는 가족들을 보고 있노라..

일상_20170310

금요일 퇴근 후 얼릉 에너지 보충하고 약속이나 한 것처럼 반석산 둘레길로 걸어 갔다. 약간 서늘하긴 해도 활동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쾌적한 조건이라 막연히 즐겨야 겠더라구. 아이뽕 카메라에 이런 불빛이 반사되는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특히나 밤에 등불은 직방이다.있는대로 누려야지. 낙엽 무늬 전망 데크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에 호올로 쓸쓸히 자리를 지키는 벤치 하나.중간에 뽀얀 불빛은 헤드램프가 쏜 불빛이다. 아니나 다를까 반석산 둘레길은 텅 비어 있다.낙엽 무늬 전망 데크 초입에 쓰레기 더미들이 한눈에 들어찬다.이런데 쓰레기 투기해서 살림 살이 나아지셨나들?같이 누려야 될 공간인데 잘 좀 씁시다, 인간들아!날은 좋은데 이런데서 인상 쓰게 만드네.

일상_20170306

평소와 달리 이른 퇴근 후 가끔 하는 외식을 위해 이른 저녁까지도 감행했건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월욜이 정기 휴일이란다.종종 들리면서도 그 사실을 몰랐스까?손가락 빨 수도 없는 노릇이라 가까이 있던 칼국수로 끼니를 해결하고 노작마을 뒷편으로 평소와 달리 릴렉스하게 걷기 시작했다. 점점 완전체로 바뀌어가는 동탄2신도시.겨울 오산천도 나름 볼 만하다. 3월이라 점점 낮이 길어져 제법 지대로 된 오후를 즐길 수 있다만 풍경만큼은 여전히 겨울이다.허접하지만 이렇게 사진으로 두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나는 계절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의 흔적일거다.어차피 다시 올 겨울이겠지만 늘 같은 풍경일 수 없으니까,그리고 내 아름다운 시간일 테니까.

일상_20170301

숨가쁘게 흘러간 2월은 다른 달에 비해 이틀에서 사흘 적은데다 연초 각종 뽀나스에 대한 설렘으로 후딱 지나가 버리기 일쑤.떠나려는 겨울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안도와 아쉬움이 묘하게 교차하며 조금 얇은 외투를 걸치고 추위에 길러진 저항력을 믿어도 곧 그리워질 한 때가 아니겠나. 동탄복합문화센터 뒷편의 야외 공연장을 지나 반석산으로 오르는 길은 활동에 큰 지장이 없는 추위 덕분에 연인들과 친구들의 산책하기 좋은 장소로 거듭나고 있고 더불어 아직은 식지 않은 포켓몬 고의 포켓스탑이 모여 있는 포켓몬 그라운드 이기도 하다.야외 공연장 뒷편에 포켓스탑이 무려 4개가 모여 있더라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았다. 동탄복합문화센터 뒷편에서 반석산으로 오르는 길을 택해 둘레길로 접어 들었다.여전한 겨울 정취. 여긴 토사..

일상_20170219

바야흐로 봄이 오려는 것일까? 얼핏 들여다 보면 대지 곳곳은 여전히 겨울이 웅크리고 앉아 자리를 양보할 내색조차 없는데 엉뚱하게도 집 안 베란다 정원에서 그 봄의 소식을 귀띔 받게 된다. 솔영이와 솔양이는 윗단이 부쩍(?) 자라 이제 어엿한 소나무의 원형을 갖춰 나간다.(일상_20161120, 일상_20161030, 내 동생, 솔영이와 솔양이_20160915)작년의 파릇한 녹색을 벗어 던지고 짙고 채도가 떨어지는 녹색이긴 하지만 키는 확연히 컸음을 알 수 있다. 다른 여타 화초들도 베란다 창의 온실 효과로 인해 힘 없던 줄기에 잔챙이 근육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가지에 새순이 돋아 나려 한다.마침 구름에 하늘이 뒤덮여 흐리지만 어둡거나 찌뿌린 날이 아니라 자전거 여행을 떠나 보기로 한다. 오산천을 따라 오산..

일상_20170211

겨울이 끝나간다 싶었는데 복병처럼 출몰하는 늦추위는 냉혹하다. 풀어진 긴장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허술해진 방어막을 보란 듯이 허물어뜨리곤 그에 대한 방어를 할라 치면 다시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듯 웅크려 버린다. 지나가는 주말 시간이 아쉬워 뒤늦게 이부자리를 박차고 나온 발걸음은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둘레길로 향했고 낙엽 무늬 전망 데크에 도착한 시각은 이미 자정이 가까워진 무렵, 사람의 발길도 끊어지고 오로지 간헐적으로 들리는 무언가가 낙엽을 파헤치는 소리.처음엔 이 소리 땜시롱 입에서 자연스럽게 개거품 나오는 줄 알았다.거기다 둘레길을 걷다 갑자기 인척에서 터져 나오는 푸다닥 소리는 왠만해서 익숙해져 있는 반석산에 두려움이 없던 나조차 십자가를 들거나 묵주를 들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 소리를..

일상_20170205

연휴 후의 첫 휴일인 일욜, 그 동안 연휴 후유증으로 사진이고 뭐고 죄다 귀찮고 피곤하고 의욕 상실에 식욕?은 여전했던 한 주를 보냈다. 주말 휴일 종종 걷던 둘레길도 급격히 귀찮아져 발길은 반석산으로 향했지만 도중 옆으로 빠져 지름길을 택했고 내려 오던 길에 텅빈 산중의 공원에 앉아 하염 없이 세월아, 네월아 하며 멍 때렸다.그나마 약하게 날린 눈발의 유혹에 이불 속을 박차고 나갔던 건데 이내 그쳐 버리다니! 반석산에서 유일하게 쏟아 내려 오는 여울은 늘 물기가 있긴 한데 자욱한 낙엽에 덮여 흐를 정도는 아니다.그래도 이런 흔적을 볼 수 있다는게 얼마 남지 않은 위안이긴 하다. 둘레길로 걷던 중 옆길로 빠져 반석산 정상으로 갔다 바로 노인공원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에 텅빈 공원을 보곤 자리를 틀고 앉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