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398

20140517_주말 낮 풍경들

주말에 맞이한 평내호평과 동탄 풍경들을 스크롤 압박에도 꿋꿋히 올려 본다.여전히 강렬한 봄 햇살과 꽃가루의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바람과 건조한 대기들이 그나마 습하고 끈적한 여름에 비해 활동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조~타 허무하게 오전을 보낸 후의 초조함으로 호평 스타벅스에서 겁나 큰 벤티사이즈 커피를 홀짝이며 티워니의 망원 줌을 쫘악 당겨서 찍은 평내호평역 간판이 처음 방문하는 평내호평에 대한 첫 설렘을 반증하는 곳이다.제법 넓직한 스타벅스의 내부와는 달리 조용한 실내에 압도당한 것 마냥 전철역도 한적해 보인다. 산 언저리에서 찍은 마석인데 처음엔 여기가 마석인지 몰랐다.블로깅하면서 다음 지도를 열어 본 바, 낯선 곳이라 여기가 당췌 어디인지 감이 오질 않다가 사진을 최대한 확대해 보니 고가 옆 드림정형외..

봄비가 그치고

봄비 내리던 어느 주말, 저녁 시간에 문득 그 반가운 봄비가 지나간 흔적들이 궁금해 졌다. 세상이 천지개벽하길 바란 건 아니다만 왠지 풋풋한 냉장실 야채가 암시되지 않나?혼자만의 암시라 하더라도 싱그러운 상상을 품고 동네 산책을 감행했다. 센트럴파크에서 반석산으로 오르기 전, 빌딩숲엔 거짓말처럼 조용하지만 조명은 시선을 끌기위해 서로 아우성이다.그 날 가져간 조그만 삼각대 덕에 조리개를 조이고 감도를 낮출 수 있어 노이즈가 없이 선명한 사진을 득템했다. 반석산으로 오르는 계단도 비가 지나간 자리를 여실히 보여 주듯 인적이 없다.잠시 테라스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는 동안에도 내렸던 비가 사람들의 관심을 씻어 버렸나 보다. 빌딩숲의 위용이 자못 첨탑처럼 날카롭다.이곳에 많은 사람들은 내렸던 비의 핑계로 반석..

눈 내린 반석산

눈이 내리고 며칠 지난 휴일, 내린 눈이 수줍음으로 대지에서 숨기 전에 산책을 나가서 카메라로 떠왔다. 노작로 육교에서 솔빛초등학교를 바라 보고 찍은 설경.며칠 지난 설경이라 눈꽃이 많이 진 후였다.얼마 남지 않은 눈꽃이 이렇게 운치 만발한데 눈 내린 직후의 광경은 어떠했을까?상상의 물감이 멋진 눈밭의 눈부신 화사함을 가늠케 해 준다. 반석산자락 카페촌 너머에 있는 근린공원엔 인적의 발자취가 반가울 정도로 사람의 흔적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덕분에 하얀 세상의 진면목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는데 눈 내린 후 며칠 지나 버려 양지 바른 곳이나 눈꽃은 흔적이 남아 있질 않았다.암자 지붕엔 마치 카스텔라 빵처럼 폭신하게 내려 앉은 눈이 손바닥 도장이라도 찍어 보고 싶을 만큼 깨끗하게 쌓여 있다. 발자욱이 반갑..

구정 설날

구정 설날, 차례를 지내고 잠시 쉬다가 공원으로 자전거를 타다.예년에 비해 늦게 나와서 인지 확실히 사람이 많더라.오산천변 산책로 양쪽이 제2동탄 개발로 흉물스럽고 황량하게 둘러쳐져 있다.개발이 끝나면 이 길도 새로운 느낌이 들겠지만 비교적 긴 시간동안 이와 비슷한 상태로 방치되겠지?추석이나 설 명절이면 항상 정오 무렵에 왔었는데 지금까지 인적이 거의 없는 상태로 한적한 산책을 할 수 있었고 더불어 반석산이나 재봉산까지 아우르며 두루두루 방황(?)을 해왔었던데 비해 올해엔 농땡이 치면서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무렵이라 제대로 된 기행을 못했다. 대부분 거쳐 가던 커피빈 대신 모처럼 투썸플레이스를 가봤다.동탄 도심가에 유일하게 있는 투썸.항상 느끼는 두 가지는,첫 째, 커피 맛은 조~타둘 째, 커피 맛에 비..

두 번째 만남, 세종

두 번째 방문한 세종. 이른 아침에 잔뜩 대기를 덮었던 안개가 거짓말처럼 사라지자 마치 막이 열린 무대를 서서히 걸어 나오는 곱게 단장한 아이 같은 모습이다.넉넉치 않은 시간이라 오전 이른 시간에 잠시 들러 첫 번째 방문 때 미쳐 생각치도 못했던 호수공원 최북단의 습지섬으로 향했다. 다음보단 네이버 지도에 이렇게 위성사진을 통해 습지섬이 나와 있는 고로. 호수 북단 습지섬 초입에 이렇게 섬이 물에 떠 있다.위성 사진에서 보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태양의 불기둥 같은 그런 유연한 곡선인데 실제 보면 한달음에 훌쩍 뛰어 건널 수 있을 것처럼 가까이에 일렬로 늘어선 매끈한 정원같이 보인다. 지도 상의 둥그런 습지섬으로 가는 다리. 이게 바로 습지섬이닷.둥근 섬 안에 작은 원이 두개 있는데 그걸 찍으려다 뭔 생..

갈대와 어울리는 가을

가을하면 떠오르는 풍경들 중 하나가 바로 갈대겠다.근데 동탄 오산천 인근에도 갈대가 예년처럼 한창이라 언젠가부터 벼르고 별렀다는 듯 거의 매주마다 가서 그 녀석들이 잘 크고 무르익어가나 싶어 찾아보곤 하는데 아뿔사! 마음이 넘무 앞선 나머지 나으 엑백스를 놔두고 가버렸지라잉~하는 수 없이 아이뽕5로 찍는 수 밖에 없어, 내 실력 문제였지 도구 문제는 아니었지 않나 싶어 돌리려던 발걸음을 고쳐 잡고 가던 길로 고고씽. 아직은 녹색이 빠지지 않아 갈대밭 특유의 멋이 조금 덜하지만 텅빈 의자가 있어 서로의 공허함을 상충시켜 준다.하나씩 놓고 보면 초라하게 보이는 것들이 모여 초라하기 보단 도리어 화사하고 정겨워져 다시 가서 이곳에 잠시 머무르고 싶은 충동까지 생긴다.바람결에 살랑이는 갈대가 사색의 소재도 제공..

근린공원의 새벽

내 귀한 친구 우한이를 오랫만에 만나 사진 하나 찍지 못한 채 잠시 그 친구를 다시 만나기 전 혼자서 덩그러니 앉아 있던 근린공원 새벽 풍경만 쓸쓸히 찍혔다. 술잔을 열심히 기울이느라 반갑고 정겨운 사람을 찍지 못해 혼자서 미안하고 면목이 없는 이유는 그 친구가 내게 있어서 평생 동안 남아 있을 사람이고 끝까지 붙잡아 놓을 사람이기 때문이다.내 주위에서 모습은 변해도 마음이 변하지 않는 것들 중 하나가 이 친구이자 나도 이 친구에게 편하지 않길 간절한 존재가 되도록 겸손을 잃지 말지어다.

연휴 마지막 날

긴 연휴의 마지막 날이라 뭔가 특별하고 의미 있게 보내야지 하며 단단히 벼르고 있었건만, 개뿔. 다른 일상과 별 다를 바 없었다.어찌 보면 연휴가 시작하기 전과 시작 직후엔 설레임으로 하루하루가 짜릿하고 스릴도 있었지만 절반이 넘어갈 수록 끝나서 또 다시 일상에 접어들 근심(?)으로 소심해져 버린 건 아닌가 모르겠다.늘상 맞이하는 주말, 휴일이 그랬으니 연휴가 길더라도 그런 기분은 매 한가지겠지.치열하고 분주한 일상이 있기에 그런 감정은 끊임 없이 반복될 것이고... 센트럴파크와 인접해 있는 중심 상가 지구 내 샤브향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모처럼 월남쌈을 먹었다. 저렴한 건 좋지만 종업원들의 표정은 전쟁터에 나가기 전 같다.인상 좀 펴고 살지...식사 후엔 바로 센트럴파크 커피빈에서 한 사발 땡기고. 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