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516

한글날_20141009

지난 주 비교적 긴 연휴를 보내고 이내 맞이하는 또 다른 연휴인 한글날. 직장인들이야 휴일이 많아서 펑펑 쉬면 좋겠다마는 긴 연휴 후의 후유증이란...그래도 쉴 때는 뒷 걱정 안하고 편하게 쉬면 장땡인데다 그 시간이 넘 좋아.딱히 집에 청소 대충하고 후다닥 나온다고 티워니 빠뜨리고 왔더니 그 허전함이 컸지만 아이뽕으로 공백을 만회하는 수 밖에... 베란다에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들어서자 꽃잎이 고운 자태를 뽐낸다.몇 장 다른 꽃들도 찍어 두긴 했으나 유일하게 만족스런 사진이라 요 선수만~ 휴일엔 공무원도 휴일이라 이런 낚시 현장도 가능한가 보다.여기가 철새나 텃새들이 찾는 자리라 좀 보존해 줬으면 싶은데 이기적인 인간의 단상이다.쓰레기도 참 다양화시키고 공공질서도 보란듯이 조소하는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통영 가족 여행_셋째 날

셋째 날, 나는 겨울잠을 미리 자느라 찍어둔 사진이 거의 없다.그나마 이건 이에스콘도를 떠나는 미련을 담아 두고자...여전히 햇빛이 허벌나게 강하다. 올라 오는 길에 아버지 산소에 들러 겨우 정신 차리고 절 한 번 드리고 잠시 산책 삼아 주위를 둘러 봤다.남은 숙취로 카메라고 나발이고 세상 모든게 다 귀찮으..그나마 주머니 속에 아이뽕이 있어서 성묘 끝내고 담소 중이신 가족들을 향해 찍었는데 사람은 워디 갔다냐.. 내 쓰라린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바라기는 무심하게도 화사하다.가을 볕을 잔뜩 얼굴에 담아 두곤 지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걸 찍으려는 카메라에게조차 아낌없이 그 화사하고 따사로운 빛깔을 나눠주시는, 그 가을의 대명사 해바라기는 무심히 지나칠 것만 같은 시간들을 잊지 않게 꽂아 둔 책갈피처럼..

통영 가족 여행_둘째날

유명한 곳을 꼽으라면 열 손가락도 모자랄 곳인데 그럼에도 내가 비진도를 단번에 밀어 붙인 이유는 가깝고 특이해 보여서~욕지도는 넘 멀어, 한산도는 예전에 수학여행인가? 엠티에서 가 봤어.둘째 날이 연휴의 시작이라 밀려드는 관광객을 예상하곤 일찍 서둘러 비진도 배를 끊어 고고씽!이에스콘도에서 보이는 거리인데 실제 배를 타 보면 한참 간다.변산반도에 갔을때 위도처럼 바로 코 앞에 있는 거 같은데도 배를 타고 한참 가는 그 기분.설레면 조급해진다던가?지루함을 달래고자 외부로 나와 보니 가을이 한품에 들어 오길래 이리 저리 셔터를 누르는 사이 거짓말처럼 또 금새 도착하니 난 간사해..벨비아 모드로 찍었더니 역시나 채도가 풍성해 보이네, 암튼 조아~ 섬이 많은 동네, 통영 답게 가까운 섬을 가는데도 사방에 섬이 ..

통영 가족 여행_첫날

오마니 칠순 여행으로 해외와 국내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결정적으로 주인공께서 국내로 하시자는 결단에 따를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숙원이시던 3일 일정의 통영으로 떠나게 되었다. 가는 길은 역시 멀어..그나마 연휴를 앞두고 하루 일찍 출발했던 터라 교통 체증을 피할 수 있었음에 가는 길은 힘들지 않았지.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건 바로... 식사!모듬 생선구이?였었는지 아이폰에 저장된 이 잘 생긴 면상들.이름표가 없어서 뭔지 모르고 정신 없이 먹었는데 이 사진 외에도 다른 생선들과 각종 해물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가는 길이 먼 만큼 월매나 뱃가죽 오그라 들었을까나~ 금강산도 식후경 공식을 풀고 바로 찾아간 곳이 미륵산 케이블카 타기.타기 전의 흥분을 억누를 수 있었던건 역시나 연휴 전날이라 넘무넘무 한적했..

일상_20141002

아침에 아는 동생이 보내 준 카톡 사진을 보고 갖고 싶은 너!!! 아침부터 졸졸 따라다닌데나 뭐래나?원래 주인은 아닌데 주인이거나 친구거나 아빠로 착각하는 건 아닐까? 태어난지 보름 지났다던데 이 녀석들이 졸졸 따라 다니는 사이 어느새 정이 들었단다. 우리 집에 데려 오면 난리 나겠지?그 순간 나는 쫓겨 날 거야.이 녀석들과 내 자리를 바꿀 수 없으니 참자!!!

일상_20141001

10월 첫 날. 점심 먹은 사진을 내가 왜왜왜 찍어 댔을까?배 고프다는 동생의 염장을 지를 목적이겠지?카톡으로 보내고 나서 먹는 음식보다 그게 더 흡족하던 심술보의 10월 첫 날인데 식욕은 여전했다. 이걸 보고 있자니 입맛은 계절을 타지 않나봐.살 찌는 것도 귀찮지만 그 찌는 살을 걱정하는 건 더 귀찮으~ 퇴근 후 탐스럽게 익은 가을 일몰을 망원으로 한 장 담아 두면서 찍는 쾌감을 충족시켜 본다.실력이 늘지 않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인데 내 사진들을 하나씩 보면서 그런 내 자신이 기특(?)하다.

흔적, 그 해 가을

급하지 않아서 급하게 재촉하고많지 않아서 많길 바라고화려하지 않아서 화사하길 바라고작지 않아서 작은 걸 보고만 있다어느새 가을은 세상을 송두리째 바꿔 숙연하게 하지만 깨닫지 않고 즐기기만 하게 된다.가을은 세상에 오더라도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나뭇잎이 변하고 풀들이 변하고 바람이 변해야만 알 수 있다.그래서 가을은 우리가 항상 만나는 세상 모든 것들의 잠자고 있던 색과 감정을 느끼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