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여명 아래 안개낀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_20211221

사려울 2023. 2. 9. 01:59

그래서 담양을 왔다.
기억의 빛바랜 모습에 다시 채색이 필요하여 따스한 겨울 품이 움튼 담양을 왔다.
매끈한 아스팔트와 고색창연한 도시의 불빛이 역겨워 잠시 피하면 감은 눈에 아른거리고, 밟은 땅에 돌이 채여 이미 익숙해진 딱딱한 질감의 문명에 멀리 떠나지 못한 채 습성의 담장을 넘지 못한다.
차라리 잊으라 치면 발길 돌릴 수 없는 매력에 눈이 멀고, 상납하던 영혼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그래서 담양에 왔다.
햇살 나부낄새라 새벽 여명과 세상 빛이 안개로 승화된다.

 

여유의 세계, 금성산성_20200623

이번 담양 여행의 목적은 국내 최고의 인공 활엽수림인 관방제림과 강천산과 이어진 산자락 끝에 담양 일대를 굽이 보는 금성산성. 소쇄원, 메타세콰이아길, 죽녹원은 워낙 유명 인싸인데다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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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자취, 담양 메타세콰이아길_20200623

걷다 걷다 다리가 지친 들 멈출 수 있을까? 잠시 멈춘 사이 길 위에 서린 아름다운 시간들이 흩어질까 두려워 사뿐한 발걸음을 늦추더라도 멈출 순 없다. 가을만큼은 아니지만 여름에 걷는 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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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강변길, 관방제림_20200623

해가 지고 인공으로 조성된 불빛이 억제된 야망을 뚫듯 기어 나올 무렵 어느새 관방제림에 섞여 있다. 인공으로 조성된 활엽수림이지만 마을에 한 그루 정도 있을 법한 멋진 나무가 관방제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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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의 비가 내리는 금성산성_20200624

아침에 간헐적으로 내리던 빗줄기가 정오를 지날 무렵부터 굵어져 금성산성으로 가는 길 위에 작은 실개울을 만들었다. 전날과 같은 길을 답습한 이유는 내리는 비로 인해 텅 빈 금성산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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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캠프는 담양_20201117

담양을 가면 꼭 들리는 국숫집은 집에서 만사가 귀찮을 때 육수에 사리만 넣어 먹는 초간편 방식이면서 가격은 저렴하다. 영산강변에 많은 국숫집이 즐비하지만 습관처럼 찾는 집, 시골 저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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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서사시, 담양_20201118

햇살이 어디론가 숨어 버렸지만 대기의 화사함은 오롯이 숨 쉬고 있는 만추의 전형적인 날에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을 거닌다. 이따금 갈 길 바쁜 바람결에도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지만 그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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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기 전 새벽녘, 메타세콰이아 낙엽 자욱한 이 길을 밟는 질감이 쾌감으로 느껴지고, 먼지 내음을 도치시킨 낙엽 내음에 안도하게 된다.

더불어 얇게 펄럭이는 안개는 해가 뜨기 전까지 길에 머무르며 다음 올 존재들에 대해 자리를 내어줄 채비다.

아침 햇살에 걷히는 안개를 뒤로하고 막연히 다가왔다 총총걸음으로 사라지는 차량의 뒷모습에서조차 여유가 흩날린다.
하루를 밝히는 빛과 그에 쫓기듯 바삐 돌아가는 여명은 희망의 바턴을 꼬옥 건네며 험난한 갈망의 걸음을 토닥이고, 빼곡한 가지에 걸린 계절의 과실을 하나 따다 내민다.
놓치기 싫고 떠나고 싶지 않은 아침 시간에 어디론가 향하는 걸음 또한 기대의 가벼운 걸음을 주체할 수 없다.

하나로마트에 들러 오픈 시각을 잠시 기다리며 동트는 동녘 하늘에 시선을 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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