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동해로 가는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머무르던 옥방정류장은 높은 답운재를 넘기 전 잠시 동안 긴 한숨을 들이쉬던 길목으로 여기서부터 구부정 고갯길이 시작되지만 이제는 조급한 문명의 직선에 외면당해 과거의 영화를 마냥 기다리는 곳이다.
마을 부근에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생수터가 있어 옆에 차를 세워 놓고 한 모금 물을 들이키자 영락없는 생수다.
힘차게 넘치는 생수가 아닌 우물처럼 고여 있는 물을 길러야 되는데 그리 차갑지는 않고 시린이빨이 걱정되는 사람에겐 딱이다.
'산삼의 고장 옥방생약수'란 표지석이 있는 것 보면, 그 위에 제사 지내듯 종이컵 물 한 잔을 드려놓은 것 보면 나름 지역 분들이 신성시하는 약수터겠지?
바로 도로 옆이라 물 긷기 편한데 우물처럼 고인 물에 떠있는 건데기를 잘 봐야 되겠다.
맛은 특별히 이질적인 부분 없는, 생수다.
표지석은 '산삼의 고장 옥방 생약수'라 각인 되어 있고, 신성 시 되는 물인지, 아님 예전 어르신들의 최소 예인지 몰라도 물 한 컵 놓여져 있었다.
한 때 영화를 누리던 곳이 이제는 그 흔적만 남겨졌다.
관심과 많은 인생이 떠난 추억의 흔적을 뒤로 하고 가을 여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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