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327

집안 소독제_20211201

팬데믹이 오자마자 가장 먼저 소독제로 메디록스와 에탄올을 구매했고, 때에 따라 베이킹소다도 적절하게 활용하는 편이다. 그러다 2012년 쯤에 구입한 스프레이 소독제를 발견했는데 가습기 소독제로 폐섬유증을 유발한 옥시의 데톨 스프레이가 있었다. 민낯이 만천하에 공개되어 엄청난 구설수에 휘말렸던 옥시 제품이라니... 이런 쓰레기 회사 제품은 사지도, 관심 갖지도 않아야 되는데 기생충처럼 우리집 안의 은밀한 장소에 붙어 있을 줄이야. 팬데믹이 도래하고 바로 구입했던 메디록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 베이킹 소다는 큰 포대에 아직 많이 남긴 했는데 악취와 텀블러 묵은 때에 이만한 게 없다. 이런 개쓰레기는 악취와 세균보다 더 지독해서 모든 가족들을 위해 분리수거함에 궈궈!

한강 야경 너머 워커힐_20211210

선물은 받았으니 한 해가 바뀌기 전에 써먹어야 되겠다 싶어 시험 교과목을 잔뜩 싣고 인덕원에 잠깐 들러 서면 자료만 번개처럼 건네주고 곧장 워커힐로 방향을 잡았다. 초저녁 시간대라 인덕원에서부터 워커힐까지 도로는 거의 주차장 수준이었는데 광장동에 도착할 즈음엔 비교적 시간이 지나 차라리 저녁 식사를 해결하자는 심산에 워커힐에 들르지 않고 곧장 구리로 향했고, 43번 국도는 어느 순간부터 탁 트여 신나게 밟던 차 2016년인가? 지나는 길에 들러 식사했던 기억을 더듬어 찾자 아직 그 자리에 있었다. 내부에 들어갔을 때는 딱 1 테이블만 손님이 있어 비교적 썰렁했는데 회상하며 왕돈까스를 시켜 급 허기진 속을 채웠다. 90년대에서 밀레니엄으로 넘어오는 시기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돈까~스 클럽. 지나는 길에 ..

작은 거인, M1 맥미니_20210713

노트북 대용으로 초저렴 맥미니를 들였는데 티비에 물려 셋톱박스 대용으로 사용 가능하다. 스터디카페에서는 맥미니+아이패드를 모니터로 활용하면 훌륭한 노트북 대체제가 되는데 다만 처음 접속 시 불편을 감수해야 된다. 가로세로 한 뼘씩, 무게는 1.2kg 컴퓨터이자 애플의 장수 모델이며, 동시에 감초격이다. 박스 내부는 맥미니와 전원 케이블 뿐. 애플 실리콘을 달고 나온 녀석인데 학업을 위해 아이패드 하나로 버거워 노트북을 물색하다 구입 시기가 어중간해서 공백을 대처할 목적으로 구입, 스터디카페에서 아이패드와 함께 사용해도 쿨링팬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을 만큼 발열과 냉각에 있어 혁신이라는 표현 외엔 대처할 언어가 없다. 행여 조립 중 냉각팬 끼우는 걸 깜빡한 게 아닐까 싶어 귀를 바짝 붙여서 들어 보면 팬 ..

무엇보다 동해 조망, 탑스텐호텔_20210630

피서철이 오기 전 동해는 폭풍전야 같다. 삼척을 오게 만든 무릉계곡은 폭우로 인해 다음을 기약하고 동해안을 따라 한적한 여행을 선택한 이번 여행은 소기의 목적인 한적한 정취에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서 짧지만 편안한 휴식을 취해 감사한 여행이기도 하다. 옥계 방면 해안을 따라 일렬로 정갈하게 늘어선 불빛이 마치 바다에 떠있는 일련의 어선 같다. 썬크루즈처럼 어떤 객실에서도 바다가 보이는, 비교적 오래된 숙소지만 도리어 통짜의 시원스런 객실은 널찍해서 좋다. 게다가 회사 복지 프로그램 덕을 톡톡히 본다. 정동진의 유명인싸, 썬크루즈가 숙소 창 너머에 훤히 보였다. 금진항 따라 멋진 해안도로가 있음에도 거기를 제대로 여행하지 못해 남은 아쉬움은 다음 기회에.

푸짐하고 질긴 육회 비빔밥_20210614

영주에서는 정평이 나있는 비빔밥 전문점인가 보다. 15,000원에 이 정도 푸짐한 상차림이라면 그야말로 가성비 킹왕짱이다. 육회비빔밥에 육회양도 제법 넉넉한데 다만 질긴 고기를 연신 씹다 보면 어느새 귀찮아진다. 육회양이 이 정도라면 여타 육회비빔밥 식당에 비하면 넉넉하다. 다만 육질이 질겨 왠만큼 이빨을 숫돌에 연마시키지 않으면 여간해서 끊어내기 힘들다. 15,000원 비빔밥 상차림이 이 정도. 푸짐함은 꽤나 신선한 느낌에 야채 튀김은 바로 튀겨서 바싹바싹하다. 고기가 무척 질기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없었다면 맛집으로 손색이 없었을 건데, 그래도 점심 시간대 사람들이 줄 서 있어서 짧은 웨이팅은 감안해야 된다.

만능 슈퍼템, iPad pro_20210601

11인치의 갑갑함을 탈피하고자 12.9인치를 마련했는데 치명적인 버그로 바로 반품해 버렸다. 비교하자면 페라리 엔진을 달았지만 차체와 미션은 소형이라 밟아도 그 힘을 제어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다만 디스플레이는 인상적이다. 수령하자마자 한 컷 찍었는데 검수하지 않았다고 끝까지 따라붙는다. 애플실리콘에 1TB 용량과 16GB 램으로 태블릿에 노트북을 뛰어넘는 성능이 장착되어 있다. 허나 운영체제가 성능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iPad OS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숫자는 그림의 떡일 뿐. 중고인 11인치 1세대를 업어와 학습에 혁신적인 잇템이란 걸 알고 큰 녀석으로 업그레이드 하려 했지만 충전 불안, 맥과의 연결 문제, 11인치 사용 시 느낄 수 없었던 화면 정가운데 울렁임 등으로 고민 없이 바로 반품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