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를 채우고 그 끝에 오는 피로감으로 무기력해질 무렵, 집안에 들어와 반기는 녀석이 있다. 바닥에 철퍼덕 퍼져 있다 눈이 마주치자 예의 그 발끝 껌딱지가 되고, 나지막이 부르는 소리에 절로 미소가 쏟아진다. 저녁 식사로 한 자리에 둘러앉아 대화에 끼이는 모습은 자신도 사람이라 착각하는 거 아닌가? 아님 가족들을 냥이로 보거나. 현관을 열고 들어서자 가까이 다가와 액체처럼 바닥에 철퍼덕 퍼져 있다. 테이블 건너편에 자리를 잡고 눈빛으로 참견 중. 발치에 달라붙어 눈이 마주치자 냥냥 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