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200519

사려울 2022. 8. 6. 05:50

봄의 불청객이자 단골 손님인 황사와 미세 먼지가 올해는 예외다.
하늘만이라도 맑은 대기로 제 빛깔을 찾아 돌아오는 날엔 덩달아 기분도 화창해진다.
발걸음이 가벼워진 여세를 몰아 밥 한 주먹 정도 챙겨 냥이들 만나러 갔다.
온순하고 말끔한 건 한결같다. 

보정하지 않은 벨비아의 채도 높은 하늘이 인상적이다.

문득 이런 하늘을 바라보면 여행 욕구가 울컥한다.

치즈뚱이 가족이 가장 먼저 반겨 밥 한 주먹 내어 주자 냉큼 식사를 한다.

이젠 약속처럼 절도 있게 모든 행동이 연결된다.

냥마을에 살지 않지만 늘 여기에서 다른 냥들과 어울리는 어린 냥.

이 녀석을 감안해서 밥 한 주먹은 꼭 남겨둔다.

가장 경계심 없는 치즈뚱이 아이는 이제 몸을 부비는 건 기본이다.

그게 뭐라고 이렇게 반기는데 반해서 좀 더 신경 쓰게 된다.

알고 보니 고양이는 마약이다.

녀석, 이제는 좀 가까이 붙어 있다.

녀석들의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 자리를 정리하고 뜨려는데 멀찍이 치즈뚱이가 식사 자리를 벗어나다 말고 멀뚱히 쳐다본다.

복합문화센터 야외음악당을 지나 반석산 정상에 곧장 오른다.

며칠 전 내린 비의 여파가 아직 남아 땅은 비 흔적 일색이다.

반석산 정상을 지나 둘레길로 접어들어 오산천 방면 전망데크에서 한숨 돌린다.

청명한 대기 덕분에 세상 모든 사물이 잠시 망각했던 본연의 빛깔을 찾았다.

 

귀여운 호박벌 하나가 아카시꽃을 오가며 일에 열중이다.

얼마 전까지 절정이던 아카시꽃이 점차 시들어가는데 그건 곧 봄이 자리를 뜨고 여름이 그 자리를 꿰찬다는 의미지만 아직 그 향은 매캐할 정도로 대기에 진동한다.

우리의 악동, 까치가 산길에 떡!허니 버티고 있다.

한참을 걷다 솔빛공원에서 바닥에 넙쭉 엎드린 또 다른 꽃무리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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