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_20200520

하늘을 무겁게 누르는 구름도, 그 구름을 뜨겁게 불태우는 일출의 노을도 장엄하다.
이른 아침, 계절의 역행과도 같은 서늘함은 곧 다가올 여름에 비한다면 이별이 못내 아쉬운 봄의 감정이 무르익은 표현이다.

두터운 구름을 비집고 동녘에 찬란한 하루가 떠오른다.

얼마나 뜨거웠으면 구름까지 온통 불타오른다.

창 너머 비치는 세상이 바다를 뒤집은 듯 투명하고 깊다.
자연 또한 사람과 같아 괴롭히면 찡그리고, 가만히 두고 바라보면 이렇게 원래의 민낯을 보여 준다.
하늘에 조각난 구름은 마치 바다를 유영하는 새떼 같다.

어느덧 정겨운 발걸음 중 하나가 길냥이들 만나러 가는 때다.
나도 사람인지라 마냥 극도의 경계와 자리를 회피하게 된다면 어찌 될런지 모르나 몇 번 봤다고 아는 척도 해주고, 점점 거리를 좁혀 오는 데다 끼니때가 된 줄 알고 서둘러 달려오는 모습은 흐뭇한 보답 그 이상의 만족과 대가 같다.
이 녀석들은 사진에 비해 바로 코앞에서 조물락 거리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는 게 현장감 넘친다.
괄목할만한 건 개인적으로 가장 측은한 이쁘니가 어느 때보다 많은 식사를 했단 것. 

가장 빨리 친해진 얼룩이.

반면 가장 친해지기 힘든 이쁘니가 어디선가 어슬렁 다가온다.

그래도 알아보고 다가온 게 기특한 걸.

이른 아침부터 하루 일상이 저물어 가는 시간까지, 이렇게 녀석들도 만난다.

길 끝 서녘으로 석양이 집으로 돌아갈 무렵, 사람도 문명도 갈 길을 재촉하며 제집으로 바삐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