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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공원 인터불고_20150131

1월말에 친한 지인을 만나러 가기 위해 예약했던 숙소는 인터불고호텔. 금호강이 내려다 보이는, 나름 전망이 좋고 깔끔한 호텔인데 건물과 기물들 나이는 연로하시다. 금요일 도착해서 우선 짐을 푼 뒤 편안히 꿈나라 가야겠지.책상이나 티비 수납장이 70~80년대 제품인듯. 야경 조코~옆이 금호강과 망우공원이란다.도심 외곽에 있는 호텔이라 도심 야경과 비유할 수 없는 대신 녹지와 공원이 넓어 나 같은 사람은 이게 취향이다. 옆에 큰 누각? 같은게 망우공원.좀 전엔 북쪽을 보고 찍었고 이건 서쪽 도심 중심부를 향해 렌즈를 들이 밀었다.건물 높이가 낮아 한눈에 보는 건 쉽지 않군. 다음날 산책 나갔다가 돌아와서 해 질 무렵 도심을 향해 바라봤다.저녁에 지인을 만나기로 했으니 아직 시간은 넉넉한 편이다. 전날 금호강..

원시적인 겨울, 구수곡 휴양림_20150124

구수곡을 알게 된 건 작년 가을이다. 가을 바람이 들어 불영계곡 갔던 길에 숙소를 덕구온천호텔로 잡았었는데 거기서 울진 방면으로 진행하던 중 평소 좋아하는 통나무집들이 `총각! 우리한테 관심 좀 갖지?'라고 말하듯이 쳐다 보고 있지 않은가?굳이 새로 생긴 호기심을 억누를 필요 없어 웹을 통해 서칭을 해 봤더니 아홉개의 개울이 합쳐지는 골짜기라?그만큼 계곡이 깊고 다채롭다고 했다.바로 예약 들어갔더니 웬 걸? 이미 12월꺼정 주말 휴일은 완전 매진이다.그럼 1월 도전을 해 보기로 하고 12월 예약 가능일자에 들어가 봤더니 이날 몇 개가 눈에 띄인다.앞뒤 잴 겨를 없이 바로 예약 때리고 트래킹 멤버 호출.전부 나 만큼 좋아하는 걸 보고 아주 흡족하게 예약했던 그 날을 기다렸고 당일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

부활 콘서트_20141227

건국대에서 펼쳐진 부활콘서트에 갈 수 있었던 건 완전 행운이었다. 그날 무척 추워서 입이며 다리가 얼어 붙는 줄 알았던데다 조촐하게 대학로에서 연극이나 볼 심산이었기 때문이었다.근데 넷서핑 중 부활콘서트를 알게 되어 트래킹 일행과 의기투합(?)해서 급하게 건국대학교로 고고씽~ 빠듯하게 도착해서 급하게 사진 찍고 숨 돌릴 겨를 없이 바로 입장했다.좋은 자리는 예약이 끝나서 어디로 할까 고민하다 뒷좌석보단 첫 줄 가장자리가 남아 거기로 했다.아마 예약하신 분들이 취소하신게 아닐까?재밌는 멤버 사진이 있는데 좌측부터 드럼 채제민, 베이스 서재혁, 보칼 김동명, 기타와 리더 김태원 되시겠다. 서막을 알리는 간단한 연주 후 멤버들 입장~보이는 대로 자리는 베이스 서재혁님 바로 앞인데 바로 옆에 대형 스피커 덕분에..

겨울 바닷가_20141213

전날 퇴근해서 바로 동서울터미널로 가서 울진행 버스를 탔지만 원주 지날 무렵부터 대책없는 폭설로 더디게 나아갔다. 오늘 중으로 도착할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그나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할때 즈음이라 생각보단 이동 속도가 괜찮았고 강릉을 지날때 밖을 보니 그짓말처럼 화창해서 밤하늘에 별이 쫑알쫑알 빛나는 중이었다.6시간 채 걸리지 않았으니 그나마 선방했다고 봐야지. 완전 텅빈 울진 터미널에 도착해서 일행을 만나기 전에 올라가는 차편을 생각하지 아니할 수 없는 벱이쥐.일단 아이뽕으로 시간표 정도는 챙겨 놓고~동서울에서 출발한 고속버스는 삼척-임원-호산-부구-죽변을 거쳐 울진을 종착점으로 하는데 앞 터미널에서 내리는 승객들이 많아 마지막 울진에선 나를 포함 3명 뿐이었다.추운 겨울에 적막한 터미널 안은 자그마한 ..

사북 떠나는 날, 11월도 떠난다_20141130

이제 오길 바라지 않았던, 떠나는 약속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등을 떠밀려 한다. 아침에 일어나 가느다란 보슬비가 내리며 첩첩산중에 구름솜을 뿌려 놓은 장관이 차라리 없었더라면...그래서 아무런 생각 없이, 미련 없이 훌훌 떠나버릴 수 있도록 유혹하지 않았더라면...그저 일상처럼 쨍한 햇살을 뿌리며 고독한듯 건조한 바람에 발길 자욱한 낙엽만 굴렀더라면... 피부에 닿으면 겨울 답지 않게 부드러운 입맞춤처럼 사각이던 보슬비가 이내 굵은 빗방울이 되어 가려는 길을 추적추적 적셔 놓는다.그저 평이했다면 기억에 산만히 흩어져 있을 터이지만 가는 길, 11월 마지막 날은 기억에 집착하는 그 모든 것들로 인해 고스란히 남아서 구름 조각을 덮어 놓았다.

사북 연탄_20141129

정선 하늘길이라 칭하던 화절령길 능선을 내려와서 잠시 커피 한모금의 여유를 느낀 뒤 오늘 여행에서 모두에게 감사를 하기 위해 우린 자리를 마련해야 했다.이름하야 무사귀환 폭탄주~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는 야경은 그야말로 멋져부러.그리 늦은 시각이 아닌데도 이미 깊은 밤처럼 인공의 불빛 외엔 찾아 볼 수 없다.하이캐슬리조트에 들어와서 한숨도 돌릴겸 커피 한 사발 마시며 음악도 감상하고 무사귀환 폭탄주와 함께할 안주거리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사북 마실로 가기 전, 하이원스키장과 리조트도 들러 구경도 좀 했는데 강원랜드엔 주차할 곳이 없어 먼 데까지 차를 세우고 걸어가는 선남선녀들이 참으로 많았다.서울랜드와 사뭇 다른 강원랜드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로 붐빌 줄이야.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이원스키장을 찾는다는 ..

사북의 잃어버린 탄광마을_20141129

전날 늦은 밤, 신고한 터미널에 도착했을땐 이미 빗방울이 추적추적 내리는 중이었는데 일행을 만나 다른 곳은 둘러볼 겨를 없이 강원랜드 부근 하이캐슬리조트로 가서 체크인 후 조촐한 맥주 파티를 하고 깊은 잠에 취해 버렸다. 서울에서 출발할때 꽤 많은 시간이 걸렸던 피로와 더불어 후딱 비운 맥주가 갑자기 풀린 긴장을 더 이완시키면서 늦잠을 자게 될 줄이야. 하이캐슬리조트에서 베란다에 나와서 보니 역시 지대가 높긴하다.강원랜드가 밑발치에 보이는데 완전 산으로 둘러싸여 절경이 따로 없다.아침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어 있으나 이따금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리 쬐이는데 비 온 후라 그런지 대기가 깨끗해서 왠쥐 기분 좋은 여행이 될 것만 같다.느낌 아니까~ 원래 지도 없는 여행이라 당일 지도를 ..

이젠 겨울이려나?_20141123

아침 출근 전, 그리 이른 시각이 아님에도 여명은 뒤늦게 기지개를 편다.이젠 주위를 둘러 봐도 가을의 흔적은 사그라 들었다. 저녁 무렵에도 땅거미는 찾아든 겨울의 싸늘함을 피해 서둘러 자리를 피해 버렸다.가을의 화려했던 시간들이 지나 겨울의 웅크린 기세는 기실 세상의 시간들을 정적으로 짓누르는 것만 같다. 허나 겨울도 과정의 필연이다.설사 세상 만물을 얼려 버릴 것 같지만 그 계절 속에서도 내겐 어김없이 추억이 있고, 그 고스란히 남은 기억은 겨울 덕분에 따스해져 버렸으니 찾아온 밤의 암흑을 떨치듯 바뀐 계절에 맞물린 내 삶의 희열을 위해 집요하게도 기억을 채우려 할 것이다.난 겨울을 기다리고 겨울은 시절을 기다린다.

잠시 방문한 세종_20141113

이른 아침에 출발해서 잠시 용무를 보고 들린 호수공원. 작년 방문때와 마찬가지로 햇볕이 열라 강렬하구먼. 호수공원 북단 습지섬을 지날 무렵인데 작년 방문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이 그간 잘 있었구먼.다만 눈에 보이지 않던 건물들이 부쩍 많이 들어섰는데 아직은 첫걸음겠지? 햇볕이 월매나 강한지 그대로 있다간 홀라당 익어버릴 기세라 냉큼 자리를 피해 어디로 갈까 고민고민하다가 문득 다음지도에 밀마루 전망대가 있더라.작년엔 거기로 들어가는 초입에 철문이 굳게 잠겨져 있었는데 행여나 싶어 찾아갔더니 열려 있어 길 따라 쭈~욱 올라갔다.깔끔한 유리 건물의 전망대가 한눈에 보여서 주저할 틈도 없이 내부로 진격,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를 올랐더니 세종이 시야에 가득 들어왔다. 여건 호수공원 서편에 위치한 정부청사..

임시 휴일에 잠깐의 여유_20141105

산골에 남아 있던 가을은 이미 떠났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아직 떠날 채비만 할 뿐 정취는 여전하다. 이 날은 회사 창립기념일이라 거져 먹은 떡처럼 왠 재수냐~한층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가까운 들판을 나갔더니 물 오른 가을 정취가 옆에 바짝 달라 붙어서 몇 시간 같이 지내며 담담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오산천 가까이에 있는 인공하천과 노작공원은 그야 말로 갈대 천국이며 그 나부끼는 갈대를 찾는 사람들도 가끔 눈에 띄이는데 그나마 평일에 쉬는 달콤함은 허니버터칩 한움큼을 입에 구겨 넣고 침을 삼키며 녹여 먹는 느낌? 아직 퍼런 잔해가 많은 여기에 유독 벚나무만 색동옷을 입었더니 일렬 종대로 눈에 띄인다.역시나 산골에 비해 겨울이 늦은 대신 가을이 긴 거 같아 좋아부러. 비슷한 구도로 티워니와 아이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