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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간이역_20141102

흥겨움 뒤엔 항상 아쉬움이란 후유증이 남기 마련. 이제 올해의 저무는 가을을 떠나 보내고 나도 집으로 가야겠다. 영동고속도로는 이미 가을 단풍객들의 귀경길로 강원도 구간이 정체라 36번 국도를 타고 봉화-영주 방면으로 선택했다.가던 길에 옛추억을 곱씹기 위해 분천역으로 빠졌더니 예전 간이역의 풍경은 많이 퇴색되었다.너무 매끈하게 다듬어 놓아서 그런가? 말 없는 기차 선로는 여전히 말이 없다.역사길로 사라져 가는 철도의 눈물 없는 슬픔이 침묵으로 들려 온다. 환상열차와 협곡열차라는 상품으로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잠시 쉬고 있다 열차가 들어오길 기다려 순식간에 사라지자 다시 적막 뿐.환호는 잠시, 좀전과 상반된 적막이 선로를 무겁게 누른다. 철도에 옛추억을 간직했던 산골 마을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삶과 같..

불영 가을 습격 사건_20141101

이제 희귀해져 버린 가을을 본격적인 사냥에 나서기로 한 프로젝트 1탄, 이름하야 불영 계곡 가을 습격 사건 개봉 박두~ 두둥!! 10월의 마지막 밤에 급작스런 회사 일정으로 늦게 끝나 버렸어 ㅠㅠ이용이 30년 이상을 변함 없이 불러대던 잊혀진 계절을 인상 팍팍 써 가며 들어야 했었지만 11월 첫째날 불영 계곡 일정으로 위안 삼아 참을 수 밖에.이미 자정을 훌쩍 넘는 시간에 집에서 출발했는데 덕분에 영동고속도로는 참으로 한산해서 날아갈 듯한 기분을 억지로 추스렸지.덕구온천호텔에 도착하기를 새벽 5시경.다음날 비록 늦잠을 잤지만 그래도 느긋하게 불영계곡 일대를 싸돌아 댕기며 가을 싸랑을 키웠다요. 덕구온천호텔에서 나와 구수곡을 지날 무렵 일행의 몇 년 전 이야기를 들려 준다.원래 이 개울에 풀이 별로 없었는..

20141025_갈대 나부끼는 ...

내가 사는 곳에서의 가을은 비슷한 장소를 담게 된다, 약속처럼.매년마다 기대를 하면서 맞이할때마다 만족하는 내가 사는 곳의 가을.작년과 비슷할까? (참조-갈대와 어울리는 가을_20141018) 남단 인공하천.갈대가 많은 곳으로 그 사이 뻗은 자그마한 길에 가을 정취를 느끼려는 사람들이 종종 목격된다.부는 바람이 갈대를 흔들어 대면 그 정취는 배가 되어 갈대가 간지럽히듯 사람들의 미소는 더 환해지는 건 어디를 가더라도 보기 어려운 광경은 아니다. 흔들리는 갈대에 부서지는 햇살이 잘게 쪼개어져 대기에 매캐하게 흩날린다. 공원 한 켠에 지나는 이들의 그루터기 같은 쉼터가 갈대와 녹색과 다른 옷을 갈아 입는 나무가지로 인해 전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녹색 푸르렀던 갈대 줄기조차도 잠시 잊..

하늘 아래 가을 나린 태백, 정선_20141019

첫째날이 정선행이었다면 이튿날은 태백으로 방향을 잡았다.원래 매봉산과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 갈 목적이었으나 매봉산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덕분에 검룡소는 다음으로 기약하기로 하자. 태백에 오면 늘 들리는 통과의례는 바로 정선에서 넘어가는 길목에 우두커니 내려다 보고 있는 울나라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추전역이다.지금은 폐역으로 분류되어 정식으로 열차가 정차하지는 않지만 관광지로 나름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곳이라 내가 찾아간 그 날도 꽤 많은 사람들이 들렀다.어떤 이들은 옛추억에 서린 간이역을 회상하기 위하여, 어떤 이들은 가장 높은 역이라는 나름 상징성이 주는 호기심에서, 또 어떤 이들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좀 더 해맑은 가을 산중을 구경하기 위함 일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관광지로 뜨고 있음을..

하늘 아래 가을 나린 태백, 정선_20141018

빠듯한 버스 시각에 쫓겨 부랴부랴 동서울 터미널로 눈썹이 날리도록 갔더니 다행히 여유가 있어 여행의 출발이 순조로웠다. 아무리 사북고한이 도로가 좋아졌다지만 여전히 먼 땅.허나 출발의 설렘은 그런 고충도 외려 스릴감이 있다. 다음날 숙소로 잡았던 하이캐슬 리조트.신고한터미널에서 밤 늦게 도착하여 일행들과 만나 미리 잡아 놓은 콘도미니엄인데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깨끗하고 주변 풍광도 좋다.특히나 강원랜드 뒷편의 더 높은 고도에 덩그러니 혼자 있어 내려다 보는 야경은 나름 소박한 감탄사도 나올 정도.이튿날 푹 쉬고 일어나 정선 소금강으로 출발 전 나의 편안한 휴식을 책임줘 준 고마움으로 한 컷~그러고 보니 전형적인 가을 답게 구름 한 점 없는 높고 청명한 하늘이여라~ 숙소에서 출발하여 소금강으로 가는 길목에..

트래킹 파트너 UE Megaboom

소유했었던 포터블 스피커 중에서 가장 오래, 만족하면서 사용한 제품이 바로 얼티밋 이어 boom인데 이 제품의 궁금증이 있었다면 바로 두 개를 스테레오 스피커로 동시 사용할 수 있는 소위 더블업 기능이었다. 하나도 짱짱한 출력에 쭉쭉 뻗어나가는 소리로 만족하고 있었는데 이게 두개에다 스테레오로 좌우 분리된 사운드를 접한다면?그러던 차에 UE boom의 후속 제품이 출시되었다.올 초 애플스토어에서 출력과 저음을 더욱 보강하고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이고, 방수 능력과 버튼 키감 강화, 무선 리시버와의 거리가 최대 30미터 확장된 UE megaboom이란 녀석인데 전작을 만족하며 사용하는데 그 후속은 궁금한 건 당연지사!6월 한달 동안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걸 보고 구입을 내내 망설이다 오지 여행 갈 계획을 잡..

강변의 가을_20141011

여행을 떠났으니 흔적은 남겨야 겠는데 급격하게 식어버린 사진 찍기 놀이가 지금 보면 참 아쉽다. 지금이라고 충실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남는 건 역쉬 사진이고 그 사진을 보면 당시 기억이 놀랄만큼 생생하게 기억에 살아 나니까 나에겐 딱 맞는 기록이다. 그래도 어딜 가나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챙기는 기특한 모습을 보면 열정이 완전 식어 버린건 아닌가 보다. 작년 가을의 한가운데 떠난 여행에서도 몇 장 찍어 놓은게 있는걸 보면 난 여전히 사진에 관심이 있다는 반증인게로... 어떤 기억을 되살리나 함 볼까나~ 10월의 전형적인 가을인데도 들판은 여름 잔해가 많이 남아 있는 반면 대기는 완죤 가을 같다, 아니 영락 없는 가을이다. 명상교를 덮고 있는 하늘엔 하나의 티끌도 보이지 않을만큼 구름 한 점 없으니 이런 날..

통영 가족 여행_셋째 날

셋째 날, 나는 겨울잠을 미리 자느라 찍어둔 사진이 거의 없다.그나마 이건 이에스콘도를 떠나는 미련을 담아 두고자...여전히 햇빛이 허벌나게 강하다. 올라 오는 길에 아버지 산소에 들러 겨우 정신 차리고 절 한 번 드리고 잠시 산책 삼아 주위를 둘러 봤다.남은 숙취로 카메라고 나발이고 세상 모든게 다 귀찮으..그나마 주머니 속에 아이뽕이 있어서 성묘 끝내고 담소 중이신 가족들을 향해 찍었는데 사람은 워디 갔다냐.. 내 쓰라린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바라기는 무심하게도 화사하다.가을 볕을 잔뜩 얼굴에 담아 두곤 지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걸 찍으려는 카메라에게조차 아낌없이 그 화사하고 따사로운 빛깔을 나눠주시는, 그 가을의 대명사 해바라기는 무심히 지나칠 것만 같은 시간들을 잊지 않게 꽂아 둔 책갈피처럼..

통영 가족 여행_둘째날

유명한 곳을 꼽으라면 열 손가락도 모자랄 곳인데 그럼에도 내가 비진도를 단번에 밀어 붙인 이유는 가깝고 특이해 보여서~욕지도는 넘 멀어, 한산도는 예전에 수학여행인가? 엠티에서 가 봤어.둘째 날이 연휴의 시작이라 밀려드는 관광객을 예상하곤 일찍 서둘러 비진도 배를 끊어 고고씽!이에스콘도에서 보이는 거리인데 실제 배를 타 보면 한참 간다.변산반도에 갔을때 위도처럼 바로 코 앞에 있는 거 같은데도 배를 타고 한참 가는 그 기분.설레면 조급해진다던가?지루함을 달래고자 외부로 나와 보니 가을이 한품에 들어 오길래 이리 저리 셔터를 누르는 사이 거짓말처럼 또 금새 도착하니 난 간사해..벨비아 모드로 찍었더니 역시나 채도가 풍성해 보이네, 암튼 조아~ 섬이 많은 동네, 통영 답게 가까운 섬을 가는데도 사방에 섬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