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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의 만남

연일 계속 되는 헤이즈로 청명함이 그리워질 무렵, 뿌연 대기를 밀어 내고 주말이 들어차 강렬한 햇살의 광시곡을 일파만파 퍼트렸다. 세상 어디를 봐도 뜨거운 햇볕이 아무런 저항 없이 세상에 울려 퍼지자 어디에 숨었는지 모를 파란 하늘과 구름이 일시에 몰려 나와 광야를 퍼득이는 백마처럼 하루 온 종일 기세등등히 활보하던 그 흔적의 시간들이 그저 아이 마냥 신나 틈틈히 채집을 하며 뒤늦게 나온 아쉬움들을 넋두리해 본다. 기분이 그래서 일까?파란색이 한껏 가슴으로 품을 수 있을 것만 같다.끊임 없이 흘러가는 구름들의 선명한 자태가 그 기분을 동조해 준다. 하늘을 도려낼 듯한 기세로 뻗은 고층 빌딩조차 종내는 그 하늘에 동화되어 다시 지상으로 발을 들인다. 따가운 햇살로 인해 텅빈 운동장은 누군가 오길 기다리지 ..

소품들의 모임

꿈틀대는 35mm에 대한 욕심이 커지며 눈팅만 하다 막상 지금 있는 렌즈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이래저래 만지면서 눈에 들어온 소품들을 문득 담고 싶었다. 아이팟클래식과 피처폰, 그리고 얼마 전 선물 받은 샤넬화장품 에고이스트.화장품은 사실 내가 선호하는 향이 아니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향 자체가 지속력도 무쟈게 길지만 특유의 강렬하면서 눅눅한 향은 코 끝에서 오랫 동안 잔향을 남기는데다 처음에 받아서 일반 스킨로션처럼 손에 적당량을 붓는 과정에서 주둥이 구조가 틀려 왕창 부어 버렸다.그냥 필요한 부위만 직접 찍어서 사용해야 되는데 그걸 몰랐던 무지로 확 쏟아져 버리면서 손에서, 팔뚝으로 줄줄이 흐르면서 사방으로 떨어진 그 자그마한 실수가 혹독한 시련이 될 줄이야.그 후에 이거..

티워니용 망원렌즈

티워니에 사용 중인 망원렌즈 XF 55-200을 스타벅스 스몰사이즈 컵과 나란히 찍어 봤더니 카메라에 비해 크긴 크다. 스몰사이즈라 컵도 작긴 하지만 무게감이나 사이즈가 대분수 격이고 배보다 배꼽이 크다.반면 성능은 몇 안 써본 줌렌즈 중에 추천해도 좋을 만큼 발군이라 하긋다.모터 소리가 살짝 베어 나오긴 해도 아웃도어 중에는 느낄 수 없고 방에서 든든한 티워니랑 결합되어 있을 경우 아주 살짝 들리지만 그리 민감한 성격은 아니라 패쑤~현재 사용 중인 로지텍 UE Boom 블루투스 스피커와 비교해 높이는 낮고 파이는 좀 더 크고 무게감도 살짝 더 나간다.DSRL을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이 정도야 껌이쥐~앞으로 당분간 캡처럼 사용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쳐 보며 슬슬 35mm가 끌리려 하는 이 예상치 못한 변수..

일요일 반석산과 나루마을

휴일 늦잠 후에 멍한 정신을 뒤흔들어 깨어 보니 하늘을 가득 덮은 구름이 어찌 그리 탐스럽고 고와 보이는지. 행여나 구름이 불타는 일몰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몇 시간 여유를 동네 산책이나 해 볼까? 동탄복합문화센터 옆 산길을 통해 오르자 청설모 몇 마리가 바쁘게 쫓아 다니라 여념 없는데 내가 가까이 가자 서로 경계하며 연신 눈치를 보고 있다가 사진을 찍으려고 살며시 쪼그리고 앉자 무언가를 열심히 먹는다.그래도 반석산 첫걸음에 처음 맞이해 주는 녀석들이라 각별하다. 막상 정상을 오르자 둘러 봐도 우거진 나무로 인해 동탄2신도시 택지 개발 현장만 겨우 보일 뿐.바로 하산하다 잠시 쉴 곳을 발견해 보니 개망초 한 그루가 바람에 살랑인다.카메라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다 팔꿈치가 따끔!거려서 보니 각종 전투..

동탄 메타폴리스 분수

서울 시청 광장에서 급작스런 소나기를 만나 하는 수 없이 동탄으로 돌아왔지만 그짓말처럼 보슬비조차 내리지 않았고 아쉬움을 달랜답시고 메타폴리스 분수 광장에 쇼쇼쇼를 하길래 그거라도 담자 싶어 셔터질을 한 지난 주말 저녁. 경쾌한 음악과 함께 화려한 분수쇼가 펼쳐지길래 카메라를 들이 밀었더니 이내 끝나 버리다니...거시기혀요잉~그나마 빛이 굴절되는 막판 분수와 그 물방울 잔해들로 아쉬움을 달래야지 내 건강에 좋겠지.시종일관 아빠의 목마를 타고 있는 아이의 왕성한 몰입도에 찰진 재미는 있구먼. 분수쇼가 끝나자 이내 제 갈길로 가는 시민들. 메타폴리스의 위용이 어두워오는 하늘을 가른다. 메타폴리스 인근에 높은 빌딩들도 밤을 맞아 하나둘 불이 밝혀진다.준광각렌즈도 덩달아 신난다. 주말 저녁이라 시끌벅적한 메타폴..

지천에 개화 중인 개망초

이름 없는 들풀로 간주했던 이 꽃이 개망초란다.요즘 동탄 지천에 널린 이 개망초가 사실은 약초로써 나물로써 두루두루 활용되는 고마운 존재임을 알게 되었는데 이 개망초 군락지를 지날 때면 그 매캐한 향이 장난 아니다. 오늘도 이 곳을 지났는데 지금 시간에 올릴려니 귀찮고 아니 올리면 까먹을 거 같아 이렇게 간단히 포스팅해 보고...구글링 해 보니 아주 상세히 올려 놓은 자료가 있어서 링크만 걸어 놓자. 링크 주소:개망초 무엇인가?

비 내리던 금요일

서울에서 내리던 비는 동탄에선 다다르지 못했다. 하야 저녁을 후딱 드시곤 갑자기 생각 난 커피 한 잔의 유혹을 참지 못해 라마다호텔 커피빈으로 금요일 퇴근 후의 여유를 누리고자 느긋하게 걸어갔지만 도중에 그짓말처럼 소낙비가 퍼붓는다. 그나마 동양파라곤을 지날 무렵까진 기미만 보일 뿐 비는 내리지 않았었는데 이 수직으로 치솟는 빌딩을 찍고 나선 기다렸다는 듯이 내리 퍼붓기 시작한다. 하는 수 없이? 뭐, 미리 갈 계획에 있던 커피빈에 후딱 들어가서 흘린 땀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스원야릇한 아이스 아메리까노 한 사발 시켜 홀짝이며 한 없이 퍼부을 것만 같은 소나기 소리를 통유리 너머에서 감상하는 여유를 부려봤다.테라스에 떨어지는 비소리+황급히 달려가는 차량의 바람 가르는 소리+당장이라도 허공을 쪼갤 듯한..

잘 가거라, 엑백스

티워니 영입 후 엄청난 갈등 중에 하나가 엑백스의 처분 문제였다. 작년 7월 중순에 구입해서 5월초까지 다른 카메라들과 비교해 보면 너무나도 꾸준하게 오랫 동안 열정이 식지 않고 사용한 유일한 사진기라 그만큼 정이 돈독해져 버렸으니 그런 고민은 당연한 것이겠다.망원 줌렌즈와 18mm렌즈를 구입한 이유도 사실 엑백스를 표준화각 용도로 놔두기 위한 방책이었는데 막상 사용해 보니 엑백스의 활용도가 눈에 띄게 떨어진데다 바디 2개를 가지고 다닌다는게 여간 번거로운게 아니더라.그래서 단숨에 방출 결심 후 하루만에 다른 주인을 바라 떠나게 되었으니...마지막 엑백스의 자취를 남겨 놓아야 겠지비. 카메라는 케이스에 보호되는데다 한 번도 떨어 뜨리거나 충격을 준 적이 없을 만큼 애지중지 사용하였지만 렌즈 덮개는 분리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