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요일 반석산과 나루마을

사려울 2014. 6. 25. 01:42

휴일 늦잠 후에 멍한 정신을 뒤흔들어 깨어 보니 하늘을 가득 덮은 구름이 어찌 그리 탐스럽고 고와 보이는지.

행여나 구름이 불타는 일몰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몇 시간 여유를 동네 산책이나 해 볼까?



동탄복합문화센터 옆 산길을 통해 오르자 청설모 몇 마리가 바쁘게 쫓아 다니라 여념 없는데 내가 가까이 가자 서로 경계하며 연신 눈치를 보고 있다가 사진을 찍으려고 살며시 쪼그리고 앉자 무언가를 열심히 먹는다.

그래도 반석산 첫걸음에 처음 맞이해 주는 녀석들이라 각별하다.



막상 정상을 오르자 둘러 봐도 우거진 나무로 인해 동탄2신도시 택지 개발 현장만 겨우 보일 뿐.

바로 하산하다 잠시 쉴 곳을 발견해 보니 개망초 한 그루가 바람에 살랑인다.

카메라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다 팔꿈치가 따끔!거려서 보니 각종 전투에 탁월한 공격력을 선보이는 산모기!!!

얼릉 오산천 방면으로 내려와 버렸다.






개망초가 지천에 널려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국화 내음 같기도 한 이 향기는 그리 향긋하다 단언할 수 없을 만큼 꼬릿함도 포함되어 있으나 그래도 꽃향기라 플라시보 효과 때문인지 힐링 되는 것 같다.



언제나 힐끗 쳐다 보게 되는 자전거 주차장.

항상 바람 빠진 타이어가 끼워진 자전거 한 대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흑백으로 찍어 놓았더니 외롭게 보인다.



노작마을 육교에서 바라 본 나루마을길과 그 끝엔 동탄중앙로를 넘어서는 육교가 보인다.

잠깐 설명하자면..에헴..

좌측 건물은 반석초등학교와 반도유보라1차가 있고 반석초등학교 너머 파랗게 얼핏 보이는 반송고등학교와 반도유보라2차 아파트다.

반면 우측은 한화꿈에그린과 신도브래뉴아파트인데 전체가 나루마을이렸다.

동탄 최남단에 형성된 아파트 단지로써 인구나 가구수는 모르겠고 관심도 없고...

다만 서울로 출근하기 위한 광역버스 M4108 출발 정거장이 가장 멀리 보이는 육교 부근에 있고 그 좌측 퍼~런 공사현장은 몇 년째 방치된 거 같은 짓다 만 롯데캐슬 파티오라는 타운하우스가 있다.

광역버스 정류장을 보고 싶다면? -> 요기를 사정 없이 클릭



그럼 슬슬 동탄중앙로 방면의 육교로 걸어가 볼까나~

그 거리는 대략 500미터가 넘는다는데 일직선이면서도 반송고등학교 부근까지 내리막이다 다시 동탄중앙로까지 완만한 오르막이라 한 눈에 그 길 전체가 보이는 나름 멋진 산책로라 하긋다잉.

길을 걷다 보면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가 끊임 없어 눈도 지루하지 않아 평소 많은 동네 사람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나루마을길을 끝까지 걸어 동탄중앙로 육교에서 처음 사진을 찍었던 노작마을 육교를 보고 다시 렌즈를 열어 봤다.

큰 도로에서는 볼 수 없는 사람사는 모습을 감상하기엔 그만이라 자주 걷게 되는데 해 질 무렵 저녁 시간이 되면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길이며 학생들 등.하교시엔 젊음이 신록처럼 파릇하게 넘쳐나는 곳이기도 하다.



육교 위에서 잠시 감상한 후 일몰이 있을 만한 위치를 보니 아니나 다를까 일몰은 벌써 진행 중이었다.

허나 아파트 숲에 가리고 흐린 하늘의 구름에 가려 일찍 태양은 자취를 감춰 버렸다.



롯데캐슬 파티오와 동탄국제고등학교 사이에 위치한 나즈막한 언덕의 녹지 숲에 다다르자 한적함의 진수를 느끼게 해 주듯 조용하다.



나무 난관에 기대어 UE Boom을 꺼내곤 미리 채워 온 커피빈 커피를 마시며 한껏 음악을 틀어 한참을 남쪽으로 바라본 채 앉아 있었다.

이 부근은 유별나게 모기한테 물린 기억이 많은데 미리 준비해 간 모기시끼들 퇴치기를 뿌려 놓으니 덕분에 접근은 하지 않는다.

정말 효과가 있는 건가?

좌측 회색 건물이 동탄국제고등학교라 여전히 불 켜진 교실이 보인다.

설마 음악 틀었다고 거기까지 방해는 되지 않겠지?



이 곳에 벤치가 있는데 거기 앉아 공원을 내려다 보고 있자니 간헐적으로 사람들의 산책하는 모습이 보이고 옷으로 치장한 강아지도 불쑥 나타나는데 서로 보곤 흠칫 놀라 자빠질 뻔...쿨럭.

해가 짧은 계절에 이곳에 올라 일몰을 감상하는 게 하나의 일상이었는데 지금은 서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어서 인지 일몰을 감상하기에 적합하진 않다.

준광각렌즈와 망원렌즈를 번갈아 끼어 가며 산책을 하자니 나아가는 진도가 영 느려 빠졌다.

시간도 비교적 많이 지나 급격한 에너지 저하로 이 장면을 끝으로 곧장 집에 고고씽~

이 멋진 풍광을 등지고 있는 파티오 타운하우스가 참 아깝단 엉뚱한 생각을 하며 이번 휴일을 마무리해 보~온 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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