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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_20191020

휴일이라 센트럴파크 일대 공원은 가을 나들이 시민들로 꽤나 북적거렸다.아마도 동탄 신도시 내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산책 중이지 않을까 싶을 만큼 대부분 가족, 연인, 친구들 끼리 삼삼오오 짝을 지어 벤치에서 쉬거나 나처럼 산책,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었는데 계절이 주는 시기 적절한 나들이 타이밍에 맞춰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해 있었고, 며칠 전 방문했던 분수대 부근 꽃밭을 다시 찾았다. 이런 화사한 것! 작지만 핑크뮬리가 제 색깔을 발산하고 있다. 카메라를 챙겼음에도 가방에서 꺼내기 귀찮아 아이폰으로 찍었다. 카메라를 끄집어 내어 깨알같은 꽃을 찍는데 가을 바람에 맞춰 요 앙증맞은 꽃들도 살랑이느라 제대로 사진 찍기 쉽지 않다.때마침 나비 한 마리가 꽃에 앉아 가을볕을 쐬고 있다. 여러 종류의 꽃들이 살랑..

산에 걸린 구름_20191018

영주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풍기로 넘어가는 5번 국도 안정을 지날 무렵 좌측 산봉우리에 구름이 걸려 있다. 5번 국도가 거의 고속도로 수준의 자동차 전용도로라 함부로 차를 세울 수 없어 조금 지나 신전교차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데 역광으로 인해 사진이 잘 나오지 않는다. 흔치 않은 광경인데 도로를 내려 멀찌감치 잘 보이는 자리를 잡아서 사진으로 담을 껄 그랬다. 후회 되는 걸! 앞만 보고 먼길을 가야 되는 부담감에 잠시 풍기IC를 지날 무렵까지 잊고 있다 바로 고속도로 옆에 큰 산이라 이내 이 특이한 광경과 함께 아쉬움까지 몰려 왔다. 때마침 아이폰과 샤오미 셀카봉 리모컨이 페어링 된 상태라 거치대만 돌리고 리모컨 키를 눌러 댔는데 제대로 포커싱되지 않아 건질 사진은 거의 없었고, 다만 이런 특..

이른 아침의 적막_20191018

어쩌면 빠듯한 시간에 정처 없이, 반쪽 짜리 여행으로 전락해 버린 이번 여정은 짧은 시간에 비해 동선만 길어 뚜렷한 흔적도 없었다.그래서 영주와 봉화에 갈 여정 없이 무작정 고속도로를 타고 저녁이 지나 도착하여 암흑만 반길 뿐이었다.밤에 잠이 드는가 싶더니 가을 먼지 털듯 후다닥 잠이 달아난 시각은 새벽 2시가 채 안되어 누운채 잠을 청해도 온갖 잡념이 한발짝 다가서는 잠을 떨쳐 버리자 아예 잠자리를 털고 일찍 하루를 시작했다.영주에 흔치 않은 24시 해장국 집에서 든든한 아침 끼니를 해결하고 봉화로 향하는 길은 완연한 밤이라 간헐적으로 상향등을 켜 암흑을 뚫고 달렸지만 목적지에 거의 다다를 무렵 동녘 하늘에서 부터 서서히 암흑이 걷히고 있었다. 텅빈 도로를 질주하다 동녘 여명이 다가오자 차를 세워 두고..

호수에 빠진 가을이려나, 임실 옥정호_20191010

옥정호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 다시 찾은 국사봉 전망대는 하늘 아래 모든 세상이 가을에 빠져 경계를 끝없이 확장하고 있었다.국사봉 전망대는 팔각정이 아니라 국사봉을 오르다 보면 산 중턱 지점의 데크가 깔린 곳으로 왜 옥정호를 찾게 되고, 왜 국사봉에 오르는지 충분히 짐작이 가며, 여러 멋진 사진보다 그 자리에 서서 눈 앞에 펼쳐진 전망을 여과 없이 바라 보게 되면 그 진가를 이해할 수 밖에 없다.그와 더불어 지상에 나린 가을은 옥정호가 솟구치고 붕어섬이 꿈틀대는 착각 마저 들게 할, 비유하자면 전주 비빔밥의 풍미를 극대화 시키는 감칠맛 나는 양념일 수 있겠다.  주차장 초입에 이런 이정표가 손을 흔들듯 반긴다.어느 블로거가 올린 이 사진을 보며 이제야 제대로된 길을 찾았다는 안도감, 그리고 이정표가 가진 ..

석양이 들 무렵 한옥마을_20191009

이제는 전주 하면 한옥마을이란 공식이 몇 년 전부터 생겨 하나의 관광 명소가 되어 버렸다.곡성 형과 헤어져 다시 차를 몰고 전주로 들어왔고, 딱히 목적이 있었던건 아니지만 지나는 길에 노상 주차가 아주 길게 늘어선 도로를 지나며 전주천 너머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흥에 겨운 소리가 넘쳐 나는 한옥 마을임을 쉽게 알아 챌 수 있었다.때마침 공연장 부근을 지날 무렵 주차가 가능한 공간을 발견하고 얼른 주차한 뒤 흥겨운 소리를 따라 도로를 건너고 강을 건넜다. 이미 석양을 본 마당에 길게 돌아 다닐 순 없어서 전주천 일대를 끼고 있는 마을을 둘러 보고 기왓장이나 몇 장 건져 보려 했는데 사람들이 많아 한적한 사진을 찍는 다는게 수월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석양에 비낀 돌다리 건너는 사람들이 인상적이라 초점을 흘..

생활 가까운 옥정호, 전망대 오류를 범하다_20191009

미리 이실직고 하는데 이날은 제대로 헛다리 짚은 날이다.옥정호와 국사봉이라는 단어만 머릿속에 채우고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온 생활 속 버르장머리 없는 습관으로 옥정호의 명물인 붕어섬을 제대로 못 본데다 만나기로 했던 형과 빠듯한 약속 시간으로 도착해서도 대충 둘러본 잘못을 어이 말로 다 설명하리.그저 어디를 가나 큰 저수지와 별반 다를 바 없었고, 어디로 왔다 어디론가 떠나가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의 입소문 조차 확인하지 않았다.결국 이 모든 미덕(?)의 근원은 게으름이라 지나와서 후회해 본들 뭔 소용 일까? 국사봉이라는 간판을 보고 너른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전망대 삘 나는 국사정이라는 팔각정에 올라 사방이 트여 있는 경관에 감탄사는 연발했다.가을이라는 계절적 특성이 괜한 감정을 자극하여 자그마한 ..

한적한 충주 남한강변을 거닐다_20191001

여느 마을마다 주변 지형지물에 하나도 빼놓지 않고 지명과 이름을 달아 놓은 걸 보면 옛사람들은 세상 모든 걸 의인화 시키고 동격화 시켜 생명이나 자연을 함부로 경시하거나 차별을 두지 않았다.심지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들판의 바위에도 닮은 것들을 유추시켜 이름을 달아 놓았고, 부를 때도 마치 사람처럼 친숙한 어법을 사용했는데 그렇게 자연스레 배운 것들을 구전으로 남겨 어쩌면 세상 모든 것들과 어울려 공존공생하는 방법을 말문 터지듯 습성으로 익혔다.마을을 한 바퀴 크게 돌며 지형과 그런 친숙한 우리말에 재미난 동화를 경청하듯 세세히 들으며 반 나절을 보내고, 혼자 자리를 떠나 부론으로 넘어 갔다.사실 흥원창으로 갈 계획을 세웠지만 어중간한 여유를 갖다 보니 확고한 목적지를 정한게 아니라 결정 장애를 겪었고..

새벽 이슬_20191001

뒤척이다 잠에서 깨어 자리를 박차고 나와 텅빈 것만 같은 시골 마을의 새벽 공기를 마주했다.아직 여명 조차 서리지 않은 새벽이지만 조금 있다 보면 뉘적뉘적 여명이 암흑을 깨치고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듯 허공을 서서히 밝히기 직전의 시각이라 아무런 인적도, 날벌레도 없는 이 자리에 서서 이슬 내음이 살짝 실려 있는 새벽 공기를 깊게 들이마셨다. 신기하게도 가로등 하나 밤새 불이 들어와 위안이 된다.이 빛마저 없었다면 멍한 암흑에 얼마나 심심하고 적막 했을까?마치 황망한 대해에서 만난 등대처럼 이 빛이 내려 쬐이는 곳을 거닐며 세상에 동등하게 뿌려진 대기를 찬찬히 훑는다.처음 이 자리에 섰을 당시 같은 자리에 가로등이 있었지만 시간의 굴레처럼 빛 바랜 전등이 힘겹게 뿌려대는 빛도 지금처럼 의지할 곳 없는 대해..

천리 행군?_20190924

하루 동안 천리 행군 저리 가라다.학가산에서 출발하여 원래 목적대로 대구, 봉화를 거쳐 집으로 갈 심산인데 단순하게 직선길로 가는 것도 아닌지라 고속도로와 꼬불꼬불 국도를 종횡무진 했다. 학가산 휴양림을 빠져 나와 예천IC로 가던 중 어등역 이정표를 보고 핸들을 돌려 반대 방향길로 접어 들어 처음 들어본 시골 간이역에 잠시 들렀다.멀찌감치 차를 세워 놓고 혼자 걸어 어등역에 다다르자 굳게 문이 닫혀 더이상 운영하지 않는 폐역이었다.이런 모습의 간이역은 참 익숙한데 깔끔하게 덧칠해진 외벽은 왠지 이질감이 든다. 어등역 바로 앞은 이렇게 작은 개울이 흐르고 그 개울 너머 마을로 접어 들기 위해선 작고 낡은 다리를 건너야 되는데 얼마나 발길을 외면 받았는지 다리는 위태롭고 다리 초입은 수풀이 무성하며, 다리 ..

일상_20190921

주말에 보슬보슬 내리는 비가 가을 소식을 전해 주기 위해 가을 내음이 물씬하여 가벼운 방수 코트를 하나 걸치고 공원을 나갔다. 걷기 좋은 나무 터널 아래 바람을 타고 온 미세한 숲의 향기가 잠자고 있던 미소를 깨운다. 오후가 무르익을 수록 빗줄기는 더욱 가늘어져 얇은 방수 코트 위에 송알송알 빗물이 영근다.걷기 좋은 산책로를 따라 가는 동안 공원이 텅빈 것처럼 길 위를 걷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부쩍 줄어 가끔 마주치는 사람들이 반가울 때가 있던 날이다. 적막의 한가운데 서서 비와 바람의 곡조를 음미한다.이렇게 가벼운 비는 도리어 활동에 큰 지장이 없고, 묘한 적막의 단맛이 느껴진다. 해 질 무렵 구름을 뚫고 석양이 비춰 육중하던 구름을 붉게 태워 허공으로 날려 버린다.어찌나 이 색감이 고운지. 가을에 감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