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91020

사려울 2019. 10. 30. 05:47

휴일이라 센트럴파크 일대 공원은 가을 나들이 시민들로 꽤나 북적거렸다.

아마도 동탄 신도시 내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산책 중이지 않을까 싶을 만큼 대부분 가족, 연인, 친구들 끼리 삼삼오오 짝을 지어 벤치에서 쉬거나 나처럼 산책,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었는데 계절이 주는 시기 적절한 나들이 타이밍에 맞춰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해 있었고, 며칠 전 방문했던 분수대 부근 꽃밭을 다시 찾았다.



이런 화사한 것!



작지만 핑크뮬리가 제 색깔을 발산하고 있다.




카메라를 챙겼음에도 가방에서 꺼내기 귀찮아 아이폰으로 찍었다.



카메라를 끄집어 내어 깨알같은 꽃을 찍는데 가을 바람에 맞춰 요 앙증맞은 꽃들도 살랑이느라 제대로 사진 찍기 쉽지 않다.

때마침 나비 한 마리가 꽃에 앉아 가을볕을 쐬고 있다.





여러 종류의 꽃들이 살랑이는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와중에 꽤 많은 박각시나방이 꽃을 분주히 옮겨 다니며 꿀을 빨아대고 있다.

처음엔 벌새로 알고 있었는데 벌새가 아닌 박각시나방이라는 곤충이란다.

벌새처럼 워낙 날개짓이 빨라 셔터 속도를 낮추면 날개가 찍히지 않는다.

큰 녀석들은 왠만한 장수말벌보다 덩치가 큰데 어차피 나한테는 적대감과 관심을 나타내지 않아 위협적이지 않고, 다만 오랜만에 보는 녀석들이라 꽃만큼 화사한 색깔에 반갑기만 했다.




메타폴리스를 떠나 복합문화센터를 거쳐 늘 오르는 둘레길 대신 곧장 반석산 정상으로 올랐다.

여기도 산이라 그런지 등골과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메타폴리스와 달리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았다.




맺히는 땀에 비해 그리 큰 힘은 들지 않아서 쉬지 않고 팔각정에 오르자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마땅찮아 바로 팔각정에서 내려와 낙엽무늬 전망데크로 자리를 옮겼다.




지상에서와 달리 반석산은 도리어 가을 정취가 미약해서 녹색이 대부분이고, 다만 대기에 흩어지는 나무와 가을 내음이 섞여 크게 심호흡하자 웅크린 기분이 기지개를 편다.

10월도 이제 하순으로 넘어가는 시기인데 올해 가을은 생각보다 늑장을 부려 예년 비슷한 시기에 찍어 놓은 사진들과 비교해 보면 유독 여름 색채가 강하다.

물론 공기 내음은 완연한 가을이지만.




산에서 내려와 다시 동탄을 배회하던 중 산과 달리 가을 정취가 강렬한 가로수의 행렬에 잠시 서서 눈을 호강 시킨다.



공원 나무 숲에 턱시도 냥이 한 녀석이 무언가를 가지고 특유의 놀이를 하고 있다 아이들 소리가 가까워지자 천연덕스럽게 어디론가 엉금엉금 걸어 갔다.

잠시 나와 눈이 마주쳤지만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태연한 모습을 잃지 않았는데 도리어 그 모습이 무척 귀엽고 익살맞다.

2시간 정도 걸었을까?

가을 시간은 겁나 빨리 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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