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235

사진과 함께 하는 일상들

시간이 조금이라도 주어지는 날이면 틈틈히 카메라를 메고 산책을 한다. 근래 들어 나처럼 중급기 이상의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이들도 부쩍 늘었고 예전에 비아냥대던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사서 자동 모드로 사용한다는 말들도 많이 해소된 느낌이며-사실 내가 이랬으니- 막연하게 찍는 모습보단 신중한 표정으로 셔터를 누르는 광경도 종종 접하게 된다.나 또한 여행의 기록이 중요했을 뿐 사진에 대한 신중함은 없었는데 작년 지인 중에서 전공했던 분의 지대한 영향을 받아, 그리고 그 지인의 지인으로 인해 사진은 한 장면일 뿐이지만 그 장면에 들어간 넓은 세계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고 단정 짓기 힘들며 그 끝도 정의 내릴 수 없는 매력이 있단 걸 안 이후 사진은 내 단조로운 일상의 파문과도 같았다.때론 한 장면에 매료된..

남산의 식구, 백범광장

잽싸게 투표를 하고 찾아간 남산 백범광장은 근무 시간에 가끔 바라보기만 할 뿐 언젠가 한 번 찾아가고픈 위시리스트는 아니었다.게다가 난 자연의 풍경을 찍거나 감상하기 좋아하지 인공적이거나 콘크리트색상이 가득한 건 노력을 들이기 아까워했었다.서울이 텅 빈 것만 같은 선거일의 나른한 오후, 잠깐의 시간을 이용해 카메라를 메고 매끈한 성곽을 바라 보던 중 단순한 호기심으로 `그럼 함 올라가 볼까나'하며 발걸음을 돌려 쉬엄쉬엄 걸어가 보니께로... 먼데서 누군가 자기 얼굴과 색깔이 슷비슷비한 무언가로 째려 보자 악동 까치군도 `무어야?'하는 눈빛으로 째려 보고 있다.그래도 자기를 해치려 하지 않는 걸 아는지 쨉싸게 도망가지 않는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쭉 올라가면 너른 들판 너머에 당당한 김구선생님의 인자한 자태..

티워니 구입으로 받은 뷰테로 넥스트랩

티워니 영입 한 달, 뚜둥! 구입시 후지필름코리아에서 이벤트로 뷰테로 가죽 넥스트랩 증정한다 길래 따로 넥스트랩을 구입하지 않고 휴대폰용 핸드스트랩으로 대체해 왔었지.넥스트랩이란게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 아니었던게 가방에 수납시 이거 은근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데다 목에 걸었을때 덜렁대면서 뒷목에 은근 압박감이 있는데다 크로스로 매더라도 사진 찍을때면 민첩성이 많이 떨어진다.뒷목에 압박감은 혈압을 포함, 건강에 썩 좋지 않다는 건 이미 알고 있는 터.핸드스트랩이 여러 모로 편한데다 티워니가 SLR 스타일이라 스트랩이 없더라도 손가락에 살짝 걸쳐도 무리는 없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스트랩이라는 안전벨트를 이용하는 거다.근데 까맣게 잊고 있던 뷰테로 넥스트랩이 5일에 도착했으니 그 때깔스런 가죽을 썩힐 순 ..

안양 학의천 오리와 냉면

지난 휴일에 들렀던 안양에 학의천이란 비교적 멋진-강물은 하수도 냄새가 그윽했스- 하천 공원이 있어서 티워니를 들고 간 덕에 쉬고 있던 오리를 담게 되었다. 오리의 낭창하고 건방진 표정은 볼 수록 압권이라... 인근 도로가 주말 휴일에 갓길 주차가 허용되는 구간이란다.그럼에도 차는 거의 없어서 반신반의로 슬며시 주차해 놓았더니 아무런 변화가 없어서 `조~타!'얼릉 차를 모셔 놓고 옆에 녹지로 스며 들어가 보니 이런 멋진 버드나무가 바람에 살랑인다. 그 버드나무와 무성한 풀 사이를 헤집고 지나가 보니 아담한 강이 나와 바로 찾아 보는 센스~학의천이구먼.아이와 아이 엄마가 무언가를 보고 돌다리에 앉아 한참을 응시하는데 그 뒷모습엔 어린 아이가 나오진 않지만 알콩달콩한 행복의 단상 같다.한참 아이와 사이 좋게..

20140525_비 오는 날, 독산성 산책

어둠이 오기 전, 초저녁 무렵에 홀로 독산성을 가서 모처럼 산성 주위를 한 바퀴 돌아 보게 되었다. 특히나 한 바탕 세찬 소나기가 내린 후 잠잠해진 데다 근래 불어오는 바람 중에서 가장 시원한 느낌이 좋았으므로...한 장을 제외하곤 역시나 귀차니즘으로 인한 무편집 무보정 사진들이다. 일련의 지방 행차 후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한 바탕 시원한 빗방울이 퍼붓다 그친 틈을 타 티워니만 들고는 독산성으로 올라가게 되었다.어쩌면 내리는 비로 인해 텁텁하던 기분이 씻겨져 내림과 동시에 여독도 사라져 한결 가뿐해진 덕분일 수도 있겠다.마침 비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 들면서 나처럼 독산성을 찾는 사람들이 간간히 눈에 띄었다.보적사의 동편에 위치한, 동탄과 세교 전망이 가능한 곳을 시작으로 시계 방향을 선택한 산책을 시..

화이트 밸런스 비교 놀이

티워니로 비오는 날 같은 장면을 화이트 밸런스 비교. 분명 차이 난다. 오토 화밸. 요건 흐린날로 지정한 건데 자동은 좀 차가운 느낌이라면 흐린날은 따뜻한 느낌에 전체적으로 노란색 톤이 깔린다.맥북에서 사진을 관리하는 아이포토에 따뜻한 느낌 효과를 주면 노란색 톤이 깔리는 것과 비슷한 패턴이면 몇 단계를 건너 뛴 효과와 거의 흡사하다.사실 카메라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았거니와 섬세한 촬영의 취미보단 기록의 의미를 크게 두는 탓에 이런 건 신경 안 쓰고 무조건 오토 화밸에 조리개 우선 모드와 벨비아 위주로 담았었는데 하나씩 조작해 가며 이해해 나가는 건 별로 골치 아픈 것 같진 않다.좋은 카메라로 조금씩 변화를 주는 건 괜찮은 시도인 것 같아서 점진적으로 차근차근 이해해 가야겠다.

20140524_남원

진주도, 남원도 넉넉한 시간 동안 있었던게 아니라 다녀 오고 나서 아쉬움도 남고 안타깝기도 해. 그렇다고 푸근하게 시간 낼 수 없던 터라 그걸로 만족해야긋제잉~남원은 광한루는 못 들리고 춘향테마파크만... 먼 발치에서 바라 봤을 뿐.난 광한루는 꼭 가야지 생각했는데 몸과 마음이 따로국밥으로 되어 버렸어, 젝일알! 춘향 테마파크로 건너는 오작교? 같이 만남을 이뤄도 좋을 만큼 실제 보면 풍채가 멋지두마.다리 보에는 이도령과 춘향의 만남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다리엔 등불을 밝힐 수 있는 등이 빨,파로 달려 있어 밤이 되면 선남선녀가 만나 사진 찍기 딱이더라구. 춘향 테마파크 너머 이런 산 정상에 이런 정자가 있는데 여기 올라가면 지리산도 보이겠지? 광한루 방면에서 춘향 테마파크를 바라 보면 이래.직접 가..

20140524_진주

진주 촉석루는 들려 줘야지..만 금강산도 식후경 아니겠나?이쁜 도시에 비해 초행길을 운전하는 입장에서 양보 받기는 쉽지가 않아 진땀은 좀 흘렸어.얌전한 사람들과 아예 험악하게 양보할 틈조차 주지 않는 사람들이 극단적이라 몇 블록 지나쳐 버리기 일쑤 였는데 그래도 밥은 먹어야제.도심가 한가운데 알차게 들어선 진주중앙시장 안에 제일식당이 무지 유명하다더라. 주말치곤 좀 이른 아침인데도 역쉬 재래시장은 사람들이 참 많구먼. 시장 안으로 좀 걸어 들어가면 이 진주중앙시장 간판이 보이네.어때?적당히 옛날 생각에 뽐뿌질하는 간판 아닌가?난 친숙하기만 하는데다 어릴 적 시장 입구에 있던 낡은 간판이 새록새록 어릴적 생각을 할 수 있게끔 해 주는구만. 안 쪽에 있는 제일식당인데 여긴 메뉴가 딱 하나여. 바로 요 우거지..

20140522_용평과 도암

내가 반다시 오겠다고 했지? 도암!기필코 도암을 둘러 보겠다던 숙원은 어느 정도 해결했어. 근데 도암이라고 하니 마치 도인의 호 같기도 한데 도인보다 더 경이롭게도 산 중 호수거든.4월달 포스트 용평 산중에서 보면 4월 17일에 갔었는데 그 때가 한 달 조금 더 지났으니 그리 많은 시간이 지난 건 아니야.허나 4월에 방문했던 것과 달라진 건 분명 두 가지가 있어.하나, 그 때 비해 해가 눈에 띄게 길어졌고두나, 고만고만하던 녹색 신록이 사람의 손길이 없는 덕분에 아주 무성해졌던 거.슷비슷비한 시간대에 갔음에도 아직 해가 떡!하니 하늘에 버티고 있는게 앗싸 가오리다 싶어 냉큼 갔어.한 동안 해가 따라 다녔으니 워찌나 느긋하고 좋은지... 그렇다고 내가 무서워서 그런건 아냐? 아닐걸? 그래, 해가 없으면 온..

20140517_주말 밤 풍경들

평소 걷기를 많이 한다고 생각했던 얇팍한 생각이 지난번 금호강 자전거 라이딩 때 저질체력이 드러나면서 나름 충격을 먹곤 틈틈히 걷는 운동을 해야 겠다는 다짐이 들더라. 직장 생활 중에선 규칙적인 시간을 할애하기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조금이라도 자주 걷기를 하지만 불쑥 찾아드는 귀차니즘은 극복하기 힘든고로 주말이나 시간이 편안한 시간에 카메라를 메고 동네라도 돌아다니기로 했다.그게 의외로 많은 양의 운동도 되고 덜 지치는데다 사진 찍는다고 요리조리 왔다리갔다리 하다 보면 꽤 많이 걷게 되어 있단다.그래서 칼 뽑은 김에 무우라도 잘라 버릴 심산으로 낮에 잠시 걷는 동안 받았던 삘을 그대로 이어가자꾸나. 해가 지고 땅거미도 질 무렵 집에서 나섰으니 이른 시간은 아니겠다.동탄의 야경은 그리 이채롭지는 못한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