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14

포근한 설연휴, 무봉산_20240212

23년과 24년의 가장 큰 차이.학업이라는 도구를 꺼내 들어 작은 도전을 시작하는 터라 여행의 빈도는 줄어들고, 실외에서 즐기는 시간보다 실내에서 도모해야 될 것들이 많아진다.내가 선택하고 결정한 한 해의 이야기들을 써나가기 전, 4월 초까지 미친 듯이 꿈틀거리고, 사정없이 좌충우돌해 보자.휴일이면 많은 시민들이 모이는 산에 올라 세속 위에서 욕망을 그렸고, 하산을 하며 욕구를 조각했다.어차피 피할 수 없는 24년, 두렵고 설렌 가슴을 애써 누르고 힘껏 부딪혀 봐야지. 동탄의 지붕, 무봉산_20220204동탄 일대에서 꽤 높은(?) 무봉산은 이번이 첫 등정이었다. 만의사를 두 손으로 떠받드는 형세라 몇 번 끌려와 주변을 둘러보면서 살짝 호기심이 발동했었는데 때마침 기습 추위로 대기가 맑아meta-roid..

이른 봄, 이른 아침의 무봉산_20220323

이런 게 등산일까? 힘이 들어서 숨이 턱에 차올라 세상만사 자괴감이 밀려오다 못해 혓바닥이 땅바닥으로 떨어지기 일보 직전, 정상에서의 묘한 성취감이 든다. 봉우리에 오른 성취감, 흔히 볼 수 없는 세상을 내려 보는 성취감, 콘크리트 도시에 대한 일탈로 잠시 세상을 잊는 성취감. 어느새 봄은 성큼 다가왔고, 그 기분에 도치되어 잘 오르지 않는 산에 올라 하루의 문을 열었다. 동탄의 지붕, 무봉산_20220204 동탄 일대에서 꽤 높은(?) 무봉산은 이번이 첫 등정이었다. 만의사를 두 손으로 떠받드는 형세라 몇 번 끌려와 주변을 둘러보면서 살짝 호기심이 발동했었는데 때마침 기습 추위로 대기가 맑아 meta-roid.tistory.com 이른 시간, 조용한 무봉산으로 궈궈! 앞서 방문 했을 때처럼 만의사 초입..

동탄의 지붕, 무봉산_20220204

동탄 일대에서 꽤 높은(?) 무봉산은 이번이 첫 등정이었다. 만의사를 두 손으로 떠받드는 형세라 몇 번 끌려와 주변을 둘러보면서 살짝 호기심이 발동했었는데 때마침 기습 추위로 대기가 맑아 우유부단한 마음을 깨고, 직접 밟았다. 동탄에서 만날 수 없던 세찬 강풍은 그칠 기미가 없었고, 산 전체를 울타리처럼 둘러 쳐진 빼곡한 나무숲은 도리어 이 산의 매력이라 여긴다면 내가 사는 고장에 보배다. 만의사 옆길로 산에 오르면 뿌듯하게 깔린 데크 계단을 지나 쉼터 부근에서 부터 정상까지는 능선길로 연결되는데 남북으로 이어진 능선길 특성상 동서로 트인 전망은 꽤 먼 곳까지 시야가 방해를 받지 않았다. 만의사-쉼터-능선길-무봉산 정상에서 99고개를 거쳐 만의사 도로 코스는 약 1시간 정도면 넉넉한데 내 체력에 적당한 ..

웅크린 여름, 죽주산성_20200816

자그마한 숲을 지나 한적한 산성 안에 또 다른 녹음이 웅크린 채 잊혀진 시간을 되새긴다. 졸고 있는 시계바늘을 흔들어 깨워 걸음을 한 발 한 발 내딛는 사이 바삐 달려가던 해가 서녘으로 기울며, 치열한 여름의 허공을 붉게 적신다. 6년 전 지나던 길에 한 차례 유혹의 눈빛을 보내던 산중 성곽을 그제서야 찾아내곤 시간을 거스르듯 회상의 길을 찾는 동안 바람살이 반가이 맞이한다. 접근이 용이한 산성이라 가벼운 차림에 이내 성문에 접근할 수 있다. 때마침 녹음 사이로 석양이 몸을 숨기기 직전이다. 비교적 아담한 산성 내부는 하나의 공원으로 단장되었다. 성곽을 따라 오르다 보면 하늘과 만나는 선을 종종 만난다. 산성의 서쪽에 있는 성문으로 진입하여 약속한 듯 시계 방향으로 걷는다. 성곽의 오르막길에 오르자 주위..

처인성지를 탐방하다_20180924

만의사에서 출발할 무렵의 시각이 17:30경, 여전히 낮은 남아 있고 다음날 내려가면 한 동안 기약할 수 없는 가족들과의 함께할 시간이 까마득하여 하루를 통째로 즐겨 보잔다.한가위 당일이라 이 고장을 벗어나는 길은 체증을 감안해야 되는데 그럴 각오에 무봉산 너머 용인 남사 방면으로 넘어가 진작부터 한 번 찾아볼 마음을 먹었던 처인성지로 목적지를 잡았다.다행히 개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23번 자동차전용도로를 따라 용인으로 넘어가는 82번 지방도로는 맞은편 들어오는 차들이 끝 없는 행렬로 거북이 걸음 중이었지만 용인으로 나가는 방면은 뻥 뚫려 상대적인 쾌감을 누리며 금새 처인성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불과 20분 정도 만에 도착. 처인성이 아닌 처인성지인 이유도 성곽은 전혀 남아 있지 않고, 성지만 남은 휑..

황금 한가위 닷새 날_20171004

한가위 제사를 지내고 가족들과 남는 짬을 이용하여 무얼할까 고민하던 중 일단 무봉산자락 넘어 용인으로 가닥을 잡고 출발, 바다는 아니지만 확 트인 전망을 첫 번째 테마로 잡았다. 용인 이동저수지는 동탄 인접 담수 호수 중 신갈저수지, 고삼저수지와 함께 거대한 호수로 유명하다. 한가위 당일이라 성묘객들과 뒤엉켜 동탄 방면으로 들어오는 차들이 엄청나게 늘어나 정체 구간이 기나긴 꼬리처럼 늘어져 끝이 보이지 않았지만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터라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여름 내음이 남아 있어 호수 특유의 비린내와 살짝 더운 감도 있었지만 이동저수지를 처음 접해본 가족들은 내륙에 이런 큰 호수가 있었음에 감탄사를 내뱉느라 조금 불편한 날씨를 느낄 겨를 없었다.허나 신갈저수지처럼 공원화가 되지 않아 야생의 자연을 ..

용인 이동, 고삼저수지_20150808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연극을 보려던 당초 계획이 인사이드 아웃으로 만족해야만 했던, 그 남은 아쉬움을 충족하러 떠났던 길은 용인 거대 저수지 쌍두마차로 굳혔다. 동탄에서 무봉산 너머에 있는 이동저수지와 거기서 백암으로 쭉 가면 고삼을 지나자 마자 옅은 산세를 굽이쳐 뻗어 있는 고삼저수지. 오산을 거쳐 고갯길을 지나 이동저수지에 도착할 무렵, 가늘던 빗줄기가 장대비로 바뀌어 하는 수 없이 호수를 끼고 이동을 하며 감상 중, 반 정도 지나 남단에 도착할때 순식간에 그쳐 버린다.차에서 내려 호숫가 쉼터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한동안 호수를 바라다 보니 넓긴 넓다. 고삼저수지에 도착할 무렵엔 이미 구름도 대부분 걷혀 따가운 햇볕이 쏟아지기 시작하는데 호수와 가까운 산 언저리에 아직 남아 있던 비구름이 뉘엇뉘엇 넘..

생일빵으로 때운 가오리와 방패연

가격을 떠나 맨날 먹는 것들(?)에게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조카 2명과 누나 1명, 매형을 포함해서 거의 가까운 날짜에 집중해 있는 탓으로 편향된 육류는 조금 식상해져 있던 터.그래서 내 생일은 한정식으로 정했고 그나마 저렴하면서-요즘 음식 시세는 정말 장난 아니여- 육류 일색의 메뉴에서 과감히 탈피했다.-물론 내가 쏘는 거라 주위에 반대 급부는 없었응께- 미리 잡아 놓은 예약 시간을 떠나서라도 그 날 바람이 좋아 출입구 테라스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더불어 합류할 다른 가족들까지 기다리고 있다.정면에 보이는 매형 다리통은 거의 앞다리 족발 수준이구먼. 계속되는 정갈한 음식을 마주하게 된다면 다른 곳을 돌볼 겨를이 없는 고로 식사 드시기 전에 창 너머 한 컷.멀리 고가 도로는 용서고속도로 청..

12년 지기, 조비산

내 12년 지기 친구. 백암교회에 종종 목사님 뵙기 위해 가는 길이면 항상 조비산이 굽어 살피듯 뒤를 따라 와서 길 잃을 일이 없었다.허나 산이름은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허기야 이름이 뭐가 중요할 것이며 산이 간직한 사연이 무어가 그리 중요할까?그저 지나는 길에 특이하지만 범상치 않은 그 자태와 항상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다는 게 내겐 더 관심이 갔으니까?처음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정상 부근에 언뜻 보이는 전망대 같은 조형물.허나 그 기백 넘치는 자태는 변함 없이 서슬퍼런 능선을 그으며 이 땅의 비밀스런 역사를 침묵해 주는 듯 하다. 아이폰으로 점점 확대 촬영하다 보니 확대 전까지의 이미지 품질은 산과 대면한 날과 기분을 대변해 주듯 청명하고 날카롭기까지 하다.물론 확대를 함과 비례해 폰카의 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