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등산일까?
힘이 들어서 숨이 턱에 차올라 세상만사 자괴감이 밀려오다 못해 혓바닥이 땅바닥으로 떨어지기 일보 직전, 정상에서의 묘한 성취감이 든다.
봉우리에 오른 성취감, 흔히 볼 수 없는 세상을 내려 보는 성취감, 콘크리트 도시에 대한 일탈로 잠시 세상을 잊는 성취감.
어느새 봄은 성큼 다가왔고, 그 기분에 도치되어 잘 오르지 않는 산에 올라 하루의 문을 열었다.
이른 시간, 조용한 무봉산으로 궈궈!
앞서 방문 했을 때처럼 만의사 초입에 주차를 한 뒤 데크 계단을 따라 조금은 급하게 올랐는데 역시나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첫 쉼터에 왔는데 영혼이 이탈하기 직전, 고작 0.6km를 올라왔다고?
측정이 잘못된 거라 정신승리하며 다시 궈궈~
여기서부터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가게 되니까 그리 어려울 건 없었다.
폭이 좁은 구간이라 성격이 급하다면 우측으로 곧장 구르면 만의사, 좌측으로 구르면 용인 이동이 나온다.
난 급하지 않아서 길 따라 살팡살팡 진행했다.
정상까지 눈길조차 옆으로 새지 않고 곧장 올라 모아둔 한숨을 내뱉으며 동탄을 바라봤다.
연무로 시계가 썩 좋지 않지만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므로 감동 찔끔 받았다.
오래 머무르지 않고 정상에서 만의사 방면으로 내려오며, 소리 없이 다가온 봄의 전령사에 희망의 씨앗을 받았다.
이른 아침의 텁텁한 공기가 폐에 들어와 미쳐 가시지 않은 졸음을 단숨에 쫓았고, 그래서 오를 때의 고행은 금새 잊은 채 스스로의 결정과 행동에 보람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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