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17

양떼 목장_20150928

연휴가 지날 수록 더 몸이 찌뿌둥하고 피곤해진다.회사에 생활 리듬이 맞춰져 있다 보니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아무리 잠을 많이 잔 들 눈꺼풀은 천근만근이다.지칠만큼 자고 일어나 보니 정신이 밍숭맹숭한데 그나마 화단에 활짝 핀 사랑초를 보니 잠이 좀 달아 나는 거 같다. 화사하고 아릿다운 꽃의 정기를 받아 맹한 정신머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른 가족들과 같이 집에서 가까운 카페로 납시어 감미로운 카페인 한잔을 들이 마시자 일상이 새롭게 보이니 가을 정취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 중 하나가 온통 하늘을 뒤덮은 양떼구름의 대규모 행렬.드높고 푸른 하늘을 마음껏 활개하는데 장관이 따로 없다.높은 상공에서 바라 보는 대관령 양떼 목장 같기도 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떠다니는 해파리떼 같기도 하다. 다음 ..

한가위 연휴 첫 날_20150926

작년 5일이던 연휴가 올해는 4일로 불과 하루 차이임에도 상당히 짧고 억울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뭘까? 한가위 연휴로만 따진다면 하루지만 올해 국경일이 주말이나 일요일에 끼어 있던 탓에 전체 연휴에 대한 지나친 감정이입으로 전이된 건 아닐까?삼일절이 일요일이요 현충일, 광복절, 개천절이 토요일이니 극에 달한 국경일의 감질맛 보소.그래도 한탄으로 헛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노릇이니 다른 연휴처럼 일단 집을 뛰쳐 나와 사람들이 빠져 나가 텅빈 거리를 활보했다. 예전처럼 오산천변 산책로를 바라고 눈썹이 휘날리도록 자전거를 타고 날아갔다.(2013년 조용한 한가위 연휴 첫 날, 2014년 한가위 연휴 둘째 날의 텅빈 산책로)다만 달라진 점은 자전거를 업그레이드 했던 만큼 거리를 길게 잡을 수 있었는데 그간 매처..

한글날_20141009

지난 주 비교적 긴 연휴를 보내고 이내 맞이하는 또 다른 연휴인 한글날. 직장인들이야 휴일이 많아서 펑펑 쉬면 좋겠다마는 긴 연휴 후의 후유증이란...그래도 쉴 때는 뒷 걱정 안하고 편하게 쉬면 장땡인데다 그 시간이 넘 좋아.딱히 집에 청소 대충하고 후다닥 나온다고 티워니 빠뜨리고 왔더니 그 허전함이 컸지만 아이뽕으로 공백을 만회하는 수 밖에... 베란다에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들어서자 꽃잎이 고운 자태를 뽐낸다.몇 장 다른 꽃들도 찍어 두긴 했으나 유일하게 만족스런 사진이라 요 선수만~ 휴일엔 공무원도 휴일이라 이런 낚시 현장도 가능한가 보다.여기가 철새나 텃새들이 찾는 자리라 좀 보존해 줬으면 싶은데 이기적인 인간의 단상이다.쓰레기도 참 다양화시키고 공공질서도 보란듯이 조소하는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통영 가족 여행_첫날

오마니 칠순 여행으로 해외와 국내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결정적으로 주인공께서 국내로 하시자는 결단에 따를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숙원이시던 3일 일정의 통영으로 떠나게 되었다. 가는 길은 역시 멀어..그나마 연휴를 앞두고 하루 일찍 출발했던 터라 교통 체증을 피할 수 있었음에 가는 길은 힘들지 않았지.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건 바로... 식사!모듬 생선구이?였었는지 아이폰에 저장된 이 잘 생긴 면상들.이름표가 없어서 뭔지 모르고 정신 없이 먹었는데 이 사진 외에도 다른 생선들과 각종 해물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가는 길이 먼 만큼 월매나 뱃가죽 오그라 들었을까나~ 금강산도 식후경 공식을 풀고 바로 찾아간 곳이 미륵산 케이블카 타기.타기 전의 흥분을 억누를 수 있었던건 역시나 연휴 전날이라 넘무넘무 한적했..

한가위 연휴 다섯째 날

항상 늘어지는 길고 긴 황금 연휴이자 2014년 한가위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늘 느끼는 거지만 쉬는 날은 왜캐 잘 가는 거시여!!! 연휴의 마지막 날 답게 차분한 공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가을이 찾아 올 무렵의 남아 있는 여름처럼 공원 곳곳의 사람 발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라면 어김 없이 녹색 잡초가 빼곡하고 가을 채비를 해야 될 나무들조차 아직은 조바심을 전혀 느낄 수 없다. 한달음에 동탄국제고 뒤 탄요공원까지 내닫는 동안에도 가을의 소식은 뜸했다.다만 하늘은 이미 가을 단장을 끝냈는지 높고 화창하다 못해 햇볕조차 전혀 방해 세력 없이 따갑게 내리 쬐고 있었다. 이따금 지나거나 공원에서 정신 없이 놀고 있는 아이들은 그런 계절의 감수성을 뛰어 넘어 그저 주어진 시간을 즐길 뿐이었다. 구름 한 점 없이..

한가위 연휴 셋째 날

제사를 지낸 한가위는 여전히 나른하다. 과식해서 식곤증으로 나른하고 한 거 없이 아침부터 부지런 떨어서도 나른하다.빵빵해진 배가 부담스러워 점심이 지나 밀려오는 졸음도 떨칠 겸 혼자서 어슬렁어슬렁 다녔는데 그나마 연휴가 시작되기 전, 한 동안 세워 놓은 자전거 뒷바퀴 타이어를 교체하기 망정이었지.이마저의 기동력이 없었다면 워째스까잉~ 지나가는 길에 무궁화가 매캐할 만큼 화사해서 시선을 잡아 끌기에 몇 송이 중 가장 잘 난 녀석을 골라서 보니 한 마리 여치도 나처럼 화사함에 현혹되었나 보다.접사를 찍는답시고 카메라 렌즈를 들이 밀어도 도망갈 기색이 전혀 없는 거 보면 내 방해조차도 대수롭지 않나 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석양이 드리울 무렵 어디서 가장 잘 찍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서동탄역으로 급히 재촉했..

한가위 연휴 둘째 날의 텅빈 산책로

작년처럼(조용한 한가위 연휴 첫 날) 연휴 중 한가위 바로 전날 오산천변 산책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며 텅빈 동탄을 홀로 유영하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미리 구입할 수 없는 제수용품들을 마련하러 가는 길인데 틈만 나면 난 땡땡이를 피운다네~목적지는 석우동 이마트라 산책로를 따라 끝까지 간 후 다시 오르막길로 접어들어 허벅지 근육을 열라 혹사 시키다 보면 인생의 허무가 느껴질 즈음해서 이마트가 나온다. 남쪽편 노작마을 부근에서 여정(?)을 시작한 고로 새들이 지내는 산책로부터 접어 들었다.갈수록 아이폰 카메라 화질의 발전도 실감할 수 있다. 텅 비어 있는 산책로와 달리 초여름 날씨처럼 불볕더위로 햇빛은 강렬 하다.산책로와 오산천 사이엔 칡넝쿨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데 어릴 적 꽤나 깊이 땅을 파서 칡뿌리를 캐..

한가위 연휴 둘째 날

새벽 동이 틀 무렵에 볼 수 있는 어스름을 기다리고 있었다.여름의 잔해가 남아 낮은 여전히 덥기에 차가운 그리움이 어느새 내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싹을 터트리고 있었나 보다. 한가위 연휴 동안 낮 시간엔 여전히 초여름과 같은 불볕더위 기세가 강하다 보니 함부로 나다니기 부담스러워 그 예봉이 꺾이길 기다렸던만큼 시간적인 여유는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었다.발걸음을 재촉하면서 주위를 둘러 보아서 일까?나즈막한 곳에서 고개를 밀고 있는 꽃들이 눈에 먼저 띄인다. 카메라조차 눈 부신지 샛노랑이 뽀얗다.기실 처음엔 꽃을 찍을 생각은 아니었고 제수용품을 마련한답시고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리자 싶어 이마트로 향하다 보니 갖가지 꽃들이며 그 꽃에서 일광을 즐기는 갖가지 벌레들이 눈에 들어 왔다.평소에 누릴 수 없는 ..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으로 가서

광복절에 3일간의 연휴는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다른 건 몰라도 휴일만큼은 민감한 만큼 미리 꿰뚫고 있어야 되니까-비교적 긴 연휴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계획은 전혀...네버... 없었다. 날도 더운데 피서 가 봐야 교통체증에 첫 번째 고생, 가서 북적대는 인파에 두 번째 고생, 가뜩이나 예민한(?) 성격에 뻔히 알고 있는 가격대를 훌쩍 뛰어 형성(?)되어 있는 물가로 세 번째 고생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 나도 피서철을 피해서 휴가를 갈 참이었다.그러다 가족들 틈바구니에 끼여 광복절 당일 4시간 정도의 고행 끝에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리솜리조트 도착. 도착해서 자리를 잡았을 땐 이미 해는 서쪽 수평선과 가까이 붙어 곧 찾아올 어둠을 암시했다.바다에 낮게 깔린 석양과 그 석양을 따러 나선 고깃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