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170

봄의 절정에서 호수를 품다, 두나_20170410

숙소로 잡아 놓은 휴양림 통나무집으로 돌아와 오마니께서 손주를 데리고 저녁을 준비하는 사이 난 10년 만에 찾은 계명산 휴양림 숲길을 걸으며 해가 지기 전 잽싸게 사진 몇 컷을 찍기로 했다.할머니께 터지기 시작한 말 문에 굳이 찬물 끼얹을 필요도 없고 가끔 가는 여행에 대한 피로도가 일찍 쌓여서 두 분을 두고 혼자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가을 하늘 만큼 높고 청명하던 충주의 하늘은 마치 호수를 마주 보고 펼쳐 놓은 바다인 양 깊고 드넓었다.안타까움이라면 해가 지기 전까지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서둘러 계명산 숲길로 발걸음을 재촉하여 떨어진 콩고물 찾는 사람처럼 두리번 거리며 비탈진 산으로 향했다.계명산 휴양림 숲길은 10여년 만에 왔건만 통나무집은 기억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산책로는 완전 달라졌다.(..

봄의 절정에서 호수를 품다, 하나_20170410

입대를 앞둔 조카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은 그리 많지 않았다.2년 동안 세속을 떠나 있는데 아이폰이나 플스를 가져봐야 개밥에 도토리고 그렇다고 생까기엔 삼촌으로써의 밑천이 다 드러나 가슴에 양아치 추억만 남길 거 같았다.근데 유형의 상품만이 선물은 아니잖나?특별한 선물이라면 추억도 괜춘한 방법인데다 가끔 내가 가는 여행에 이 녀석도 싫은 내색 없이 따라 나서는 경우도 있고 가고는 싶으나 또래가 없어 혼자 뻘쭘함을 감당하기 거시기해서 망설이다 포기했던 경우도 있었다.그래!때마침 철 좋은 봄날 세상 구경 같이 하자 싶어 오마니 뫼시고 바다처럼 탁 트인 느낌과 강원도 산간 오지 느낌도 낭창하게 누릴 수 있는, 충주호가 발치에 내려다 보이면서 가파른 첩첩 산들이 모여 있는 충주 계명산 휴양림으로 결정했어. 출발 ..

일상_20170407

공원에서 묵묵히 자라던 민들레가 활짝 만개하여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활짝 꽃망울을 연지 제법 시간이 지났을 법한데 여전히 탱글한 자태와 더불어 이제 뽀송한 솜털을 달아 놓은 씨앗도 세상 구경에 나설 채비를 끝냈다. 완연한 봄을 알리는 벚꽃과 개나리가 서서히 대지를 물들이려 하는 봄의 정점에서 기분 좋은 산책을 해 본다.

쑥 뜯으러 가세_20170402

괜한 객기를 부렸나? 쑥국의 향그로운 여운과 비교적 깨끗하게 많이 나는 곳을 이야기 했다가 꼼짝 없이 끌려 가게 되었다.먹는 걸 좋아하는 것 뿐인데 길도 안내해야 되고 덩달아 쑥까지 뜯어야 되다니!평소 자전거 타고 오산을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틈틈히 봐 왔던 장지천변에 인적을 피해 자라던 쑥이 워낙 탐스러워 추천했던 건데 같이 가잖다.오마니, 누님 식구와 같이 동탄 산단지구를 관통하는 장지천으로 갔다, 아니 끌려 갔다.(일상_20170325) 장지천 저류지 공원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눈에 띄이는 건 바로 만발한 산수유꽃과 몸 보신 하느라 여념이 없는 파리다.자전거를 타고 오산까지 갔다가 오는 길에 근래 들어 여기에서 휴식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조용하면서도 주위에 봄의 징표들이 널려 있어 잠깐이지만 충분한..

일상_20170401

주말인 4월 1일은 뻥을 쳐도 용서가 된다는 만우절이라 그간 쌓아 뒀던 구라를 풀고 싶었는데 정작 만우절인지 모르고 지나쳤던 하루다. 밤이 되어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고 그래 본들 뻥칠 대상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후9시 넘어서 부시시 올라온 반석산 낙엽 무늬 전망 데크에서 바라본 세상은 참 고요하기만 하다.활동하기에 제격인 계절이라 둘레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목례를 하곤 지나칠 만큼 간헐적으로 산책 중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확실히 겨울보다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반석산을 내려와 오산천 산책길을 걷다 보면 이제 점점 늘어나는 꽃들을 볼 수 있는데 늘 마주하는 계절임에도 늘 새롭고 꽃 종류가 무척 많다. 노작마을을 지나 남쪽으로 걷게 되면 가끔 마주치는 사람조차 여긴 거의 없다. 오래된 텅빈..

일상_20170329

봄이 들어차기 시작한 울집 베란다 정원.(일상_20170318)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각양각색의 꽃들이 들어차기 시작하는데다 그들이 발산하는 향기 또한 여러 종류가 모여 몽롱한 비밀의 정원인 양 세상 하나 뿐인 공간으로 바꿔 놓는다. 첫 타자는 먹는 꽃, 이름은 몰라~나물 무침이나 비빔밥에 몇 개 따 넣어서 먹으면 시각적인 비쥬얼이 끝내줘 얼릉 뱃속으로 감출 수 밖에 없다.향은 그리 강하지 않은데 역시나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공식에 충실해 진다. 요건 한 가지에서 물량 공세하는 꽃인데 쬐깐한 꽃들이 협심하여 파티에서 주인공이길 갈망하는 막내 아이 같다.하나의 꽃망울은 크게 펼쳐지거나 화사하지 않고 광택이 없는 붉은 색인데 이 특징 없는 꽃들이 여러개 모여 금새 눈에 띄인다. 요건 바로 위 꽃과는 ..

일상_20170327

입맛 없을 땐 이런 고기 냉면은 제격이다.봄을 타는지 입맛?은 별 차이 없고 졸음은 사정 없이 쏟아지는데 얼릉 캡슐 식사가 나와서 귀찮은 움직임을 좀 줄여 줬으면 월매나 좋을까?회사에서 먹는 저녁은 그만큼 귀찮기도 하고 마땅히 먹을 곳도 없어서 집밥이 그리운데 투정 부려 봐야 내 버릇만 나빠지더라. 그래서 비싸지만 쉽게 갈 수 있는 회사에서 냉면을 시켜 폭풍 흡입.단점이라면 냉면 같은 면요리를 먹고 돌아서면 왠지 배가 고파짐.나만 그런가 했더니 다들 그렇다고 하니까 다행이다.

일상_20170325

봄이 되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낮이 길어 졌다.가끔, 아주 가끔 늦잠을 자고 일어나 보면 벌써 해는 서산으로 자취를 감추려 할 때가 있는데 어느 순간 비슷한 시간임에도 해가 서산에게 붙잡혀 여전히 이글대는 자태를 보여 주는 것 보면 춘분을 기점으로 낮이 길긴 긴가 보다.평소엔 일상에 심취해 있는 고로 하루 1분씩 늘어 나는 낮을 체감할 방법은 없고 더군다나 깨닫는 건 더 어불성설이다. 룰루랄라 쉰나게 자전거를 타고 봄볕과 바람의 청량감을 느끼며 가고 있는데 문득 후미진 곳에 민들레가 활짝 웃고 있으시다.괜스레 업되는 기분을 추스르고 가던 길로 고고~ 오산에서 오산천 고수부지를 두바퀴 돌았음에도 여전히 가뿐한 체력을 체크하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탄2 산단지구 내 저류지 공원을 들렀다.주말 휴일이면 텅..

일상_20170324

금요일 점심을 해치우고 솔빛마을 근린상가 부근을 지나던 중 봄의 전령사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직전에 더욱 힘을 내고자 온몸으로 햇살을 흡수하는 중이다. 겨울색이 그대로 있는 대지에 노랑이 퍼져나가는 모습은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일 수 밖에 없다.곁들여 민들레까지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눈에 잘 띄지 않는데 여러 꽃들이 피고 지기를 한참 기다렸다 꽃을 떨구는 그 생명력은 흔히 간과하고 있는 또다른 봄이 아닐까? 화사한 산수유는 웅크린 대지만 환기시키는 게 아니라 사람들도 일깨워 준다.이런 봄소식에 인상 찡그릴 사람은 없으니까. 봄은 사람들의 키와 비슷하거나 높은 곳에서만 피는게 아니다.땅에 넙죽 달라 붙어 소리 소문 없이 땅위에 봄을 퍼트리는 민들레는 흔하디 흔한 들판의 야생화지만 한순간 피고 져버리는..

일상_20170318

베란다 정원에 봄이 열렸다. 먼 곳에서 찾으려 했던 봄이 내가 잠자던 가장 가까운 곳에 이미 있었음을 알고 졸음으로 부시시한 눈을 뜨곤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다른 가족들이 하나씩 가져다 준 화초들을 넘나도 잘 키우신 울 오마니.때가 되면 여지 없이 꽃을 피울 뿐만 아니라 더 활짝, 더 많은 꽃 봉오리를 틔운다. 요건 먹는 꽃이라는데 실제 맛은?향긋함이 진동하는게 아니라 뭔가 살짝 신선한 맛이 가미된 정도?그래도 다양한 색깔들을 뱃속에 넣는 게 어디여~ 선인장 같은 것도 있어 마치 자신의 모두가 꽃처럼 보인다. 며칠 사이 소나무는 이렇게나 많이 자랐다.(일상_20170219)2월26일 소나무 사진은 빠뜨렸고 어차피 2월19일과 별반 차이 없으므로 패스봄 기운을 먹어서 무럭무럭 자라는 가족들을 보고 있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