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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나들이_20150620

새해 둘째날(새해 첫 외출_20150102) 이후 가족 여행이 뜸하기도 했고 지난 여행에서 돌아올때 능암 뒷산 언저리에 있던 콘도미니엄도 궁금해 하길래-난 예전 하일라비치 리조트일 때 가봤었다- 작심하고 미리 예약, 이 날만큼은 울가족들 단결력은 수소결합보다 더 견고하다.한치의 낙오자도 없고 불만을 가지는 사람도 없으니 이 얼마나 핵폭탄급 결속력인가!하긴 불만이 있다면 내 협박 공세를 견디기 쉽지 않을 거시여. 가는 도중 안성 지날 무렵부터 변덕스러운 비가 내리더니 도착해서도 그쳐다 내렸다를 반복했고 초저녁엔 제법 굵직한 빗방울이 요란하게 지상을 두드려댔다.중부지방 가뭄이 워낙 이슈가 되던 때라 그 빗방울조차 반갑고 고맙다 보니 반 년 만에 떠난 여행이 월매나 들뜨고 설레었을까?켄싱턴리조트가 산 언저리에..

부산으로의 출발_20150612

작년 가을, 한창 나이에 생을 떠난 친구의 흔적을 찾을 겸 금요일 퇴근과 동시에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떠났다. 내가 근래 몇 년 동안, 일 년에 두 번 정도 유일하게 부산을 내려갔던 이유였었는데 그 친구가 떠나곤 한 번도 부산을 가지 않았었다.허나 그 추억들도 이제 묻어 둬야 되기에 여름이 오기 전, 그 흔적들을 마지막으로 찾아 보고 싶었다. 용산역을 지날 무렵, 내 생각을 알아 주는 하늘이 고맙다.무언가를 보여 주기 보단 그저 덤덤하지만 깨끗한 하늘.그 소식을 들었을때 난 누구에게도 위로 받고 싶지 않았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흐느끼는게 가장 위로가 되었다. 비교적 먼 곳까지 덤덤하게 틀어 놓은 음악은 때마침 뉴에이지의 잔잔한 파도가 찰랑이며 밀려 온다. 내가 이 부산역 광장에서 얼만큼 설레었고 얼마나 뿌듯..

여름 만개_20150607

5월말 용평을 다녀온 후 6월부터 부쩍 날씨가 훈훈해져 등판에 땀자국 흔적이 왕왕 찍히기 시작하는, 섣부를지라도 여름이라 단언할 만한 날이 되었다. 그 여름을 지독히도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그 여름이란 녀석이 싸돌아댕기는 내 호기심을 어찌 억누를랑가! 동탄복합문화센터로 모처럼 행차하셨는데 무성해지려는 나뭇가지로 한눈에 들어오는 이 멋진 길이 가려지기 시작한다.그래도 해는 많이 길어지긴 길어졌어. 반석산 습지공원에 왔더니 투덜대던 내 여름 투정이 금새 사그라 든다.개망초에 앉아 열심히 식사 중이신 나비가 이뻐 렌즈를 밀자 얌전하게 앉아 `나, 찍히는건가~'하며 가만히 포즈를 취해 준다. 습지에서 자라는 각종 식물들이 무언가 싶어 내려가는 중에. 전부 이름표가 있던데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그 각자의 어울림이..

5월도 보내고 횡계도 보내고_20150531

휴식을 편안하게 하고 나면 뒤따르는 극심한 후유증은 집착처럼 따라 붙는 헤어짐의 아쉬움이다. 늦은 오후에 숙소를 빠져 나와 아직도 남은 아쉬움을 표출하듯 알펜시아를 둘러 보곤 봄과 함께 작별을 직시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들판과 알펜시아 너머에 드리워지기 시작하는 여름은 봄의 자리를 이어 받아 봄이 다져 놓은 이 땅의 부드러움을 퇴비로 하여 한바탕 신록의 기세를 만방에 퍼트릴게다. 낮 동안 대지를 태울듯 내리퍼붓는 햇살을 조금씩 모아 두었다 어느 정도 담았을 즈음해서 땅속에 잠자고 있던 녹색을 밀어 내면 이제 완연한 여름이 될 터.그 여름의 세상이 되면 자연과 사람들도 거기에 맞춰 옷을 갈아 입겠지. 봄의 전하러 강남에서 온 제비 가족은 터미널 처마끝에서 틀어 놓은 둥지에 단아한 가정을 꾸렸다.포근하던 ..

용평 산중에서 정선까지_20150530

5월말임에도 용평 산중 날씨는 꽤나 쌀쌀하고 흐려 비바람이 한바탕 쓸고 갈 기세였다. 이번에 숙소로 잡았던 용평 알펜시아 리조트는 예상한 것 이상으로 깔끔했고 넓직한 공간을 마련한 덕에 주어진 시간보다 훨씬 여유를 누릴 수 있어 그 간의 지친 심신을 충분히 위로 받을 수 있었다.그래서 일정을 용평 도암에서 안반데기를 거쳐 구절리, 정선 일대를 거친 후 평창 두타산 휴양림까지 비교적 긴 구간으로 잡아 지난번 기약만 했던 숙원(?)을 풀 심산이었고 봄이 끝날 무렵이라 비교적 한산해진 덕분에 일정의 지체는 전혀 없었으니 나만의 알찬 기행이 가능했다. 알펜시아에서 나와 작년 봄 이후 처음으로 찾아간 도암호수는 언제봐도 그저 묵묵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작년 두차례(용평 산중에서, 20140522_용평과 도암) ..

원주역_20150529

퇴근과 동시에 기가급 속도로 원주역에 도착, 용평으로 가기 위해 일행과 모이는 장소였으니 역시나 철도역사는 설렘의 시작과도 같다. 청량리역에서 불과 한 시간 남짓 소요되는 터라 도중에 잤다가 지나칠까 불안해서 졸지 못할 것만 같았는데 나도 모르게 졸다가 희안하게도 도착하기 전 깼으니 이번 여행도 느낌 좋잖아~ 일행이 당도하기 전, 원주역을 나와 넓직한 광장을 둘러 보니 그 규모에 비해 이용객들은 적은 편이라 광장의 한 켠에 앉아 나즈막한 음악을 틀어 놓고 감상에 빠진 사이 금새 일행이 도착하야 바로 용평에 잡아 놓은 숙소로 느긋하게 흘러갔다. 여행의 시작이 원주역이라 아니 넘어갈 수 없으니 이렇게 해질 무렵의 원주역을 담아 놓는다.

계절 밥상_20150527

점심 시간 무렵, 지인이 찾아와 어떤 근사한 메뉴를 접대할까 고민하다 동대문 계절밥상꺼정 걸어가 배터지게 먹었다. 그 많은 음식에 주눅 들지 않고 산산히 박살내는 우리 실력이 대단하다.늘어나는 뱃살과 위장을 걱정하는 것도 잠시, 이런 정갈한 음식들을 보면 혓바닥으로 달래 주고 싶다.사진을 보면서 흘러나오는 군침의 이유를 몰 것다.

석가탄신일 사찰_20150523

성탄절이면 교회에 사람들이 모이듯이 봄의 정점인 석가탄신일엔 절이 북새통이다. 오죽했으면 사찰과 한참 떨어진 공터에 주차를 하고 사찰까지 셔틀이 운행할 정도니 한 번 정도만 겪어봐도 답이 나온다.오마니 종교기도 해서 개고생을 피하기 위해 올해 만큼은 당일이 아닌 이틀 전 23일에 방문을 했더니 그짓말처럼 한산했다.이 정도만 되더라도 느긋한 종교 축제를 호기심 가득 관전할 수 있을터인데. 만의사가 동탄에서 가장 접근하기 편한 큰 사찰이라 올해도 여기로 갔더니 주차장 겸 마당에 공사하던 이유가 바로 이런 연못을 만들려고 했었나보다.과거 습성이 익숙해서 그런지 없을때가 충분히 더 좋았고 분위기도 따스했었는데 이걸 만들어 놓으니 가공된 느낌으로 사찰 특유의 세속과의 경계가 없어져 버려 아숩다. 연등의 행렬이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