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1053

일칸토 가는 길

가끔 찾는 맛집(?)을 가서 나오는 음식들을 보면 오로지 입속에서 잘게 씹어서 넘겨야 한다는 일념 뿐이라 남아 있는 흔적은 거의 없다.그래서 음식에 대한 일기는 나랑 상관 없는 특기 같고 난 그저 맛나게만 쳐묵쳐묵하면 될 뿐... 저무는 일몰의 번지는 빛깔들을 바라 보며 휴일 저녁을 맞이하노라니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귀찮아졌고 내가 귀찮으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겠거니 하던 찰나 때마침 찾아온 가족님들 등을 떠밀듯 데리고 동탄 외곽, 자그마한 저수지를 끼고 있는 전망 좋은 이탈리안 레스또랑으로 산책을 하며 데리고 가봤다.물론 내가 쐈다는 게 가장 중요하단 것! 예전에 종종 가봤던 본가장수촌-닭이며 오리 요리로 우리 집(?)에서 정평난 곳- 옆 외삼미 저수지를 끼고 이렇게 멋진 레스토랑이 떡!하니 버티고..

단골 휴식처, 커피빈

동탄으로 둥지를 튼 이후 휴식 중에 가장 많이 들렀던 쉼터, 커피빈. 그렇다고 내 전용 공간은 아니다만 어느새 발 뻗듯 편안하게 자세를 취하게 되더니 등받이 각도도 점점 낮아 지기 시작했다. 라마다호텔 1층에 있는 커피빈은 현재 동탄에 있는 1호점이자 메타폴리스의 2호점보다 대선배 되신다.반석산 밑자락에 있는 고로 온 동네방네 싸돌아 다니다 피로감이 몰려 와 잠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쉽게 갈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요로코롬 인도 인접한 곳에 야외 테라스가 있어 구름과자 먹기도 얼씨구나 좋다.인도가 넓직한 데다 도로 건너 바로 노작박물관과 반석산이 있어 날 좋은 봄, 가을에 앉아 있노라면 운치작렬한다.커피맛도 맛이거니와 이런 주위 녹지가 어우러져 김삿갓이 있었더라면 몇 편의 싯구 정도는 단숨에 ..

세교신도시 가을 갈대밭

세교신도시의 가을.맥북에서 깊은 겨울 잠 후에 뒤늦게 깨어나 기지개를 펴며 지금 찾아 온 봄을 반기려 한다. 작년에 담아 놓은 세교신도시의 가을 풍경들 중 세교 남부지역에 비교적 큼지막하면서 잘 가꿔 놓은 고인돌공원 개봉박두~!!!오산금암리 지석묘군이라고 지도에 뜨는데 아마도 청동기시대 고인돌 9기가 발견된 유적지라 고인돌공원으로 명명한 듯 싶다.자그마한 산과 어우러진 너른 들판을 보아하니 세교에서 가장 큰 근린공원이자 대부분 신도시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중앙공원 격이다.주위에 아파트와 주택지가 정갈히 꾸며진 걸 보니 주말이면 많은 시민들이 찾는 휴식공간으로도 손색이 없겠다. 가장 먼저 찾아 간 곳은 자연 녹지를 거의 가공하지 않은 그냥 산!곳곳에 가을 옷으로 갈아 입어 운치 작렬하신다. 정상 즈음에..

한 때 살았었던 둥지

음성 금왕 소재 제약 회사에 다녔었던 2006년 당시 숙소였던 광일아파트를 광혜원 출장 중 잠시 틈을 이용해 가 봤었다.생각보단 변화의 파도를 잘 방어했는지 그 당시 기억과 비교해 봤을때 달라진 건 거의 없었고 현관을 나와 건물을 벗어난 정면에 펼쳐져 있던 광경도 시간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외엔 그대로였다. 주위 들판에 비해 조금 높은 지대에 들어선 곳이라 아파트를 막 나오면 정면에 바로 이런 탁 트인 전경이 나온다.그 시절, 에헴... 담배를 핀답시고 이 들판을 무쟈게 감상했었는데 그렇다고 담배 꽁초를 생각도 없이 밖으로 튕겨 내던 그런 싸가지 바가지 같은 짓은 안 했단 거~ 기특--;;계절의 변화가 이 들판에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내가 근무할 당시 무진장 폭설이 내려 이 들판의 한 운치 했었다. 여기가 ..

손님 맞을 채비, 봄손님?

미세먼지다 황사다 해서 한동안 연일 대기가 뿌옇게 흐렸었고 바깥 나들이가 흔치 않을만큼 시간 여유가 없는 나로썬 휴일에 별 기대감이 없었다. 근데 토요일까지 걷힐 것 같지 않던 뿌연 대기가 이튿날인 일요일이 되자 거짓말처럼 화사한 단장을 했고 난 기다렸다는 듯 카메라를 동여 메고 집을 나섰다. 센트럴파크-메타폴리스-반석산이 연결된 라인에서 반석산으로 오르는 계단, 동탄신도시 홍보관을 지날 무렵 빌딩숲 사이로 화창한 날씨를 인화지에 도색하듯 상반된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학생들이 자기들 이야깃거리에 심취한 채 계단을 오르며 봄방학 마지막 날에 대한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마도 새로이 상급 학교로 가서 만난 친구는 아닐게다.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봄방학 마지막 날..

나는 산책 중..

오산천변으로 반남 박씨 제실 부근에서 잠시 휴식 중.UE Boom으로 정경화의 `또 한 번의 계절은 가고'를 틀어 놓곤 스타벅스커피 한 사발 들이키면서 갑자기 전화 온 남궁X형과 통화를 하면서 모처럼 긴 산책이라 뻑쩍지근한 다리를 풀고 있다.대체적으로 사진이 어둡게 나왔지만 이날 미세먼지니 황사니 하며 한동안 대기를 괴롭히던 우울함들은 모두 걷혀진 상태.

가을과 닮은 금호강의 겨울

약속이 잡힌 지난 주말, 모처럼 대구에 갔고 그 참에 남는 시간을 이용해 금호강변을 달렸다, 자전거로~ 요 근래 특히나 혼탁했던 서울 하늘에 비해 이 곳에서 보낸 이틀 동안 하늘은 맑고 상대적으로 하늘의 청명함도 더 푸르렀다. 금호강변 동촌유원지에 터줏대감으로 있던 구름다리는 이제 없어졌더라. 작년 가을에 왔을 때만 해도 있었던 거 같던데... 대신 세대 교체를 예감했던, 나란히 강을 건너던 새로운 구름다리가 이제는 완연히 자리를 잡았으니... 겨울 갈대와 만나 나풀거리는 갈색 물결의 응원을 받들고 그 위용이 사뭇 당당해져 보인다. 살짝 자리를 옮겨 한 컷 더~ 갈대밭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었더니 괜찮구먼. 허나 여기 지나는 사람들이 많아 어설프게 쪼그린 자세를 보곤 뭥미? 하는 표정들. 빌린 ..

그 겨울의 따스함, 반석산

예년보다 따스했던 이번 겨울, 지난 주말에 카메라를 동여 메고 산책 삼아 발길 닿는 대로 겨울이 녹기 시작하는 길을 밟아 보았다.물컹대면서 발을 서서히 집어 삼킬 듯한 그 질퍽한 길은 여느 길들과 달리 산처럼 사람들이 많이 부비지 않는 곳에 있을 것만 같았고 급하게 약속한 듯 반석산으로 내 발걸음은 따라 가고 있었다. 온 방바닥을 돌아 다니며 헤엄을 치다 뒤늦게 나온터라 반석산에 오를 무렵엔 서산으로 해가 바삐 넘어가는 중이었고, 발걸음을 재촉하다 뒤를 돌아 보니 해는 스모그에 가려 희미한 윤곽만 남긴 채 서쪽 하늘을 불태우고 있었다. 반석산 봉우리에 올라 싸락나무로 만든 빗자루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데 이 모습이 정겹게 보인다.주위 바닥에 널부러진 낙엽이며 오물들을 책임질 파수꾼이라 생각하니 그 품새가 ..

노작마을 카페촌 골목

근래 와서 자주 들르게 되는 반석산 밑 노작마을 카페촌. 커피는 간혹 마시게 되지만 나름 분위기 괜찮은 카페가 몇몇 있다.화려하고 독특한 곳 보단 편안하고 인테리어에 카페지기들의 손이 많이 간 흔적들.그냥 커피 맛은 동네 흔하디 흔한 맛이 주종을 이루긴 하나 그 마저도 향그롭다.맥북 하나만 챙겨서, 딱히 할 일이나 목적이 없더라도, 웹서핑만 하고 있어도 코스타리카 드립 커피 한 잔 거나하게 마신 착각이 든다.그렇다고 카페만 있는 건 아니더라.자주 가는 마미교자 칼국수를 위시해 멕시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나 여러 부류의 한정식과 생고기 전문점, 여러 가지 일식집과 경양식까지...주말에 해 지기 전 반석산으로 향하던 중 여기를 거치며 어떤 변화와 아늑함이 남아 있는지 훑어 보게 되었다.대부분의 카페를 방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