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1047

한가위 준비로 마트를 다녀 오며

울 오마니께서 밤에 마트 가시젠다. 1km가 조금 넘는 하나로마트를 다녀 오다 보니 날도 날이지만 곳곳에 이쁜 장면들이 있어서 담아 내게 되었다. 가느다랗지만 빛을 잠시 품었다 뱉어 내는 사물의 색깔이 곱고 단아하다.왕복 2.3km에 장을 본 시간까지 합하면 약 2시간 남짓되지만 무엇하나 같은게 없다.같은 건 사람들이 작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공산품 정도?갔다가 돌아 오는 길에 독수리와 같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위를 훑어봤더니 그 시간은 쥐도 새도 모르게 흘러 가더라.그게 몰입이자 심취의 행복일까?

그 설레임... 가을

해 질 무렵 동탄 산책로에서 산책 중에 아파트 숲을 가르는 석양.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건 가을이기 때문에... 그리고 아름답기 때문에...올해엔 가을의 기다림이 이리도 설레고 행복할까?하늘이 불타서 잿빛이 될 지언정, 파란 물감을 실수로 쏟아서 하늘이 온통 푸를 지언정, 가을 하늘을 보고 있다면 언젠가 가슴에 담고 싶고 만지고 싶다.

늦은 피서의 정리_셋째 날(2)

숨가쁘게 달려온 한계령 초입에 오색약수는 피서철 말미라 그런지 한적하고 조용했다. 애시당초 저녁까지 여기에서 해결하자고 했으니 심적인 여유도 충만했고 몇 년 전 오색약수에 왔을 때 인파로 인해 구경해 보지 못한 아쉬움도 완전 해갈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그래서 아예 오색약수가 내려다 보이는 길목에 넓직한 음지가 있어 자리까지 깔고 전날 홍천 오션월드를 나올 때 남아 있던 욕구 불만(?)도 가라 앉힐 겸 오색천으로 내려가 다리를 담그고 이것저것 보이는 것들을 사진으로도 담았다. 개울에 앉아 있자니 장난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조카 녀석들이 물 튀겨 내 옷 젖게 할려고 돌을 던져댄다.이런 대책 없는 녀석들!그러던 찰나 처음으로 연사를 찍어 봤는데 돌이 날아 드는 것부터 물이 튀겨지는 것까지 포착이 된다, 뎁..

늦은 피서의 정리_셋째 날(1)

아, 젝일스. 게으름의 끝은 어디꺼정인지 한 번 손떼기 시작하면 큰 맘 먹지 않곤 도저히 블로깅하기 어렵군하.근데 퇴근 후 저녁 식사 겸 쇠주 한사발 퍼먹곤 커피 한사발 한답시고 야외 테라스에서 가을 바람 쐬니까 상당히 감상적으로 변하는구먼. 뭔 청승...그래서 마저 하지 못한 피서의 셋째 날을 손댄다. 가상야릇~ 숙소로 잡았던 주문진 더 블루힐.이거 원래 아파트로 짓다가 용도 변경한 건지 내부나 외부 모두 영락없는 아파트다.다음 지도에서도 아파트라 표기 되어 있는데 차이점은 마당(?)에 풀장이 있다는 것.리조트 개념으로 탈바꿈했나 본데 덕분에 집처럼 편안한 구조와 내가 묵었던 방엔 발코니가 있어서 뛰어 내리기 딱 좋다. 퍽!!일반 아파트로 따지면 25평형과 동일한 구조라 방 3칸에 거실과 화장실 2개...

그 길목엔 가을이 오고

높고 푸르던 하늘이 괜한 설레발은 아니었나 보다.언젠가 오리라 확신은 있었지만 그 조바심이 평정을 잃게 하더니 때론 의심까지 들었었던 나.그 의심이 확신의 등을 밀려할 때 아침 저녁으로 그 냄새가 달라졌다.그건 여름이 흉내낼 수 없는, 살면서 내 오감이 지각할 수 있는 범위의 본능이었고 그 기대에 걸맞게 멋진 모습으로 어느새 내 옆에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가을 하늘은 내가 가당찮게 여길 만큼 먼 곳에 있으면서도 팔을 한껏 뻗으면 금새 닿아 살랑거리는 물결이 손등을 간지럽힐 듯 유혹의 손짓을 쉼 없이 보낸다.그 구름은 물 속에 손을 담궜을 때 자칫 단조로운 느낌에 대한 실망을 거두고자 상상조차 불가능한 부드러운 촉감을 선사해 줄 것만 같다.그건 손으로 잡을 순 없지만 상상하는 자들의 어떤 부드러움도 능히 ..

늦은 피서의 정리_둘째 날

일찍 일어나서 비발디파크 오션 월드에서 열불나게 놀다 보니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노는데 정신도 없었고 엑백수를 위시해 모든 방수 기능이 없는 돼지털 제품들은 물이 쥐약이라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러다 보니 물놀이에 온통 관심과 시간이 집중되어 껍질이 홀라당 태워 먹었는 광영(?)의 징표를 남겨 두게 되었다.오전부터 시작해서 오후3시까지 식사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는 물과 함께 데이트에 집중한 후 속초로 고고씽~가는 길에 미시령 터널을 지나 온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 해 주는 울산바위의 환영을 뒤로 하고 바로 속초로 가게 되었다.확실히 맑디맑은 공기의 천국인지 가을하늘처럼 드높은 하늘의 색상에서 심연의 깊이가 느껴지더라. 시건방진 자세로 앉아 무언가에 몰입하고 계신 요 분은 내 조카 되시겠다. 여기 오기..

늦은 피서의 정리_첫 날

컴에 앉아 있으려니 급 귀찮고 피곤해서 계속 미루다 일 주일 넘어 정리를 하게된다. 물론 다녀온 후엔 피곤하다고 스스로 위안 삼았지만 며칠 지나고 나니 구차한 핑계와 변명으로 부끄부끄..그래도 열심히 사진 찍고 스토리지에 저장해 놓았으니 그냥 지나면 더 찝찝해질 터.용인 수지로 가서 피서 일행이 모일 때까지 기다리기 전, 잠시 예전에 살았던 추억을 곱씹고자 밖으로 혼자 산책해 보았다. 몇 년 전에 들어선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 서곤 손곡천도 이렇게 변했다.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들르곤 했었는데 비교적 오랫동안 공사 후 이런 고수부지와 그 주변에 전무후무하던 큰 건물들도 떡!하니 들어서 있다.시간이 지나면 예전 모습들은 그리움으로 길 아래 묻힌다던데 그 말이 실감 난다.개울조차 가공이 되어 예전의..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나무를 넘어 빛이 스며 들고 있는 무보정 사진. 비발디파크에 환한 불빛과 안개에 그을린 빛이 큰 나무로 인해 마치 호기심의 종착역인 엘도라도 같은 환상의 단상 같다.산 언저리에서 굴러 내려오는 빛이 만들어내는 어두운 빛 덩어리가 퇴색된 녹색인 것은 산에 남은 자연의 공존이 지상에서는 의미가 상실되어 암흑의 때에 물든 빛 바랜 녹색이 되어 세상 천지에 가득할 뿐.폐부로 흡수되는 왜곡으로 인해 그 불빛의 근원을 철저히 지향하게 만들어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같은 자리에서 하염 없이 셔터를 눌러 버렸지만 순수한 동경만 남아 나무를 지나고 싶은 주체할 수 없는 욕구는 어느 외풍에도 왜곡되지 않는다.시골이면서도 인적이 넘쳐나는 문명의 덩어리에 잠시 등을 돌린 채 바라보는 산엔 나 외에 달도 같이 찬양하듯 묵묵히 같..

대구 범어동의 과거와 현재

대구에 들른 절친 아가 돐잔치.이쁜 아이의 사진인 만큼 이쁘게 디스플레이 해 놓았다.휴일의 시간이라는 조미료가 버무러져 웃고 울고 하품하는 아이의 표정이 마냥 흥겹기만 하고 더위를 초월한 따스함이 느껴진다. 도촬의 제왕이 되기 위해 무진 노력해 보는 나.아이 사진을 구경하고 장래 아이가 무엇이 되었으면 바래는 희망사항을 고르는 또 다른 아이의 모습도 재밌다.비록 박쥐 모자를 쓰긴 했지만 이건 귀엽고 친숙한 박쥐다.또한 그걸 숙고하는 가족의 모습 또한 눈부시기만 하다. 대구에서 가장 큰 걸로 알고 있는 범어네거리에 지하철 범어역과 연결된 지하상가의 상가스럽지 못한 풍경들을 담아 봤다.돐잔치가 있던 주상복합 지하와 연결된 지하 상가 통로인데 미술 관련 매장들이 즐비하게 한 통로에 자리잡고 있다.지하상가의 매..

장 보러 가는 길

광복절에 하나로마트로 고고씽~ 굳이 하나로마트냐고? 거긴 번잡하지 않고 비교적 걸어 갔다 오기 가까우며 지금 마트가 있는 자리 주위는 도심가에서 반대방향이라 조용한 곳이라서 종종 산책 삼아 갔다 오게 된다. 걸어가는 길엔 이렇게 넓고 조용한 인도와 잔디 밭이 있다.인적도 뜸하고 그 옆을 지나는 차량도 뜸하다.잔디 밭엔 각종 나무와 꽃들이 벗이 되어 주더라. 하나로마트 옆에 이런 참깨밭도 있다.하늘을 향해 솟구쳐 있는 요 참깨 가지들이 한껏 기지개를 하고 있는 듯하다.꽃이 피기 시작하려는 것보니 여름의 정점에 서 있는 것 같다.작고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여느 꽃처럼 화사함은 어느 것 못지 않다.참깨밭 너머엔 이렇게 유화 같은 하늘도 파릇하게 펼쳐지고 있다. 에타르트라고 하는 하나로마트 바로 앞에 조용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