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69

낙엽_20171123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 길목은 무엇보다 바람이 많다.그래서 마지막까지 가지에 달려 버티고 있던 이파리는 이런 세찬 바람에 대부분 떨어지게 되는데 떨어지는 낙엽 사진이라도 찍을라 치면 초점 맞추기도 힘들고, 타이밍 잡기도 무쟈게 힘든다.임의로 초점을 잡더라도 그 초점 거리에 떨어지는 낙엽보다 초점 거리를 벗어난 낙엽들이 워째 대부분이라 갈팡질팡하는 사이 제대로 사진 건지는 건 증말증말 어렵다. 요 녀석도 솔빛 공원을 배회하다 다른 자리로 옮기던 중 한차례 몰아치는 바람에 무더기로 낙엽이 떨어지던 찰나 운 좋게 렌즈에 찍혔지만, 역시나 초점은 안드로메다로 가 버렸다.그래도 사진 상 위치가 이렇게 좋을 수 있겠나?운 좋은 날이었다.

After the rain_20171120

겨울을 재촉하는 빗방울이 촉촉히 세상 만물을 적시는 하루다.빗물을 만나 단풍의 붉은 색은 싱그러운 생명을 얻고, 들판의 갈대는 영롱한 색을 얻었다. 비 온 뒤 땅은 굳고, 비와 같이 시련이 찾아온 뒤에도 남은 친구가 진정한 우정이랬던가?저녁 무렵 그친 빗방울이지만 점점 가을 내음이 물러가고, 겨울 정취가 알알이 들어와 세상에 박히는 비 내린 하루 였다.

베란다 정원과 지상의 가을_20171115

울오마니께서 관심과 애정을 갖고 한 번도 소홀함 없이 가꾸시던 베란다 정원을 모처럼 훑어 보자 어린 생명들이 시나브로 성장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단풍 싹은 이파리 하나 달랑 열렸지만 가을이랍시고 붉게 물들어 소담스런 분위기를 만들었다.모든 생명들은 유년시절에 한결 같이 귀엽다고 했던가? 단풍보다 2년 형인 소나무는 더디게 크는 것 같지만 매년마다 성장을 실감할 정도로 곁가지와 이파리가 부쩍 늘어났다.단순히 눈에 보이는 양분과 햇볕만을 먹고 사는게 아니라 애정도 먹어서 그런지 집 안에서 자라기 힘든 이 야생에 길들여진 녀석도 지칠 기색 없이 야금야금 성장해 간다. 길가에 강인한 생명력으로 관심을 끌어달라는 듯 단풍은 절정의 붉은 옷을 입고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지만 서서히 이파리는 오그라 들고 있어 겨울..

일상_20171109

만추의 미련일까?유별나게 단풍이 더욱 붉고 곱다.특히나 따스한 햇살에 달아 올라 더욱 눈이 뜨거워질 정도다. 지나는 길에 꼭 들러 머물면서 이 가을이 완전 자취를 감추기 전 장면들을 담고 싶었다.평일에 카메라를 휴대할 수 없어 이렇게 아이폰으로 담는 것도 결과물은 나쁘지 않아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이 볼 수 있는데다 만추가 되면서 적재적소에 낙엽도 담을 수 있지 않나.파란 하늘을 가르며 떨어지는 낙엽이 선명하다. 잠시 자리를 옮겨 내가 좋아하는 구도로 이동하던 중 살랑이며 부는 바람에 단풍잎이 우수수 떨어져 급하게 찍었지만 핀은 맞지 않아 낙엽이 흐리게 나왔다. 이 자리에 서서 가을 구도를 많이도 감상하고 담았다.걸어 다니는 노력이 전혀 아깝지 않았는데 거짓말처럼 며칠 만에 이렇게 나뭇잎이 죄다 떨어..

지나는 가을의 길목_20171106

이튿날 부시시 잠에서 깨어 서둘러 떠날 채비를 한다. 각자 가고 싶어하는 곳이 달라 의견이 분분 했지만 오마니 의견에 따르기로, 그러자 모두 동의하여 하회마을로 향했다. 이틀을 묵어야 하니까 휴양관 일대 안동호 구경은 에너지가 어느 정도 소진된 후에 하기로 했다.가까운 곳에서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리면 정작 가봐야 되는 곳은 출발 전에 의기소침 해져 버리니까 에너지가 충만할 때 거리가 어느 정도 되는 하회마을을 앞뒤 돌아보지 않고 재촉해야만 했다.휴양관에서 나오는 길에 미련만 남겨둔 안동호수를 훑어 보자 전형적인 가을의 따가운 햇살이 하염 없다. 하회마을은 2개월 여 전 경북도청 신청사 방문 때(낯설던 예천과 친해지다_20170901) 인근이었단 걸 알고 잠시 들릴려다 지체할 수 없는 사정으로 차후를 기약..

일상_20171103

아침과 저녁에도 가을은 수려하다.평소에 비해 조금 일찍 집을 나서 가을이 펼쳐진 거리를 보면 막연히 걷고 싶어져 나도 모르게 꽤나 걸었다.그것도 앞만 보며 걷는게 아니라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쉴 새 없이, 그렇게 걸으면 전혀 지치지 않는데 어느 순간 한 자리에 머무는 순간부터 정신 없이 걸었던 피로감이 엄습한다. 가을이 끝물로 치닫게 되면서 떨어지는 낙엽도 많지만 여전히 나무에 지탱 중인 낙엽들은 한결 같이 빛깔이 곱다. 퇴근 후 밤이 찾아오면 낮을 밝히던 햇빛 대신 가로등 불빛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조금 미약하긴 해도 그걸 투정할 겨를이 없을 만큼 여전한 가을의 자태가 아름답다. 걷는 김에 이왕이면 좀 더 둘러 보자고 했다가 오산천까지 가버려 꽤나 무리했다.하지만 계절이 흐르듯 다시 걷다 보면 금새 그 ..

일상_20171102

한창 뻔질나게 타던 자전거 루트는 오산천을 따라 도심을 피해 질주(?)하기 좋은 구간이고, 차와 섞이는 구간이 거의 없어 안전하기도 하다.음악을 곁들여 자전거를 타는데 오고 가는 차량을 신경 써야 한다는 건 여간 번거로운게 아니다.집중력이 흩어지면 음악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체력적인 부담이 고스란히 뻗쳐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가을 아니랠까봐 주위 풍경과 활동 요건은 더할나위 없다.지나가는 시간이 안타까울 정도. 돌아오는 길에 오산천 뚝방 중 전망대 역할을 하는 고지에 올라 섰다.여기에서 피자를 먹은 적도 있었다지~ 사랑밭재활원 부근 가로수들이 멋지다.동탄이 탄생하기 전부터 있던 조그마한 도로를 따라 이렇게 가로수가 이쁘게 자랐다. 본격적으로 동탄에 진입하면 좀 더 아기자기한 가을 풍경이 연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