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낙동강의 침묵이 만든 절경, 안동 고산정_20240729

사려울 2024. 8. 6. 21:39

여행 동지를 만나기로 했던 정오가 살짝 넘어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는 웬일인가 싶을 정도로 식사를 위해 줄을 서야만 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인천팀이 1시간 넘어야 될 정도로 도로는 정체 구간이 비교적 길었는데 그동안 고구맘카페에서 고구마파이 하나만 입가심으로 때웠고, 점심 식사를 제대로 못할까 싶어 달달한 식욕을 애써 억눌러야 했다.

인천팀이 도착하여 10분 정도 대기 시간을 기다린 뒤 청국장 정식으로 식사를 해결했는데 당초 우려와 달리 여행 동지들 모두 탐닉할 정도로 음식을 맛나게 해치워 행여 청국장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지울 만큼 밑반찬과 개별적으로 할당된 분량까지 모두 비웠다.

 

부쩍 다가온 겨울 바람, 풍기역_202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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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_202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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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찾는 사람들이 꾸준했었는데 밑반찬까지 깨끗이 비운 뒤 하나로마트에 들러 바비큐 먹을거리를 장만해서 바로 봉화로 갔고, 최종 목적지에 먼저 들러 삼겹살을 냉장고에 집어넣어야 했는데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없어 거기를 지나쳐 고산정으로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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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가을 흔적 봉화와 안동 고산정_2022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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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정이 보이는 낙동강 건너편 전망데크는 이제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져 한적했는데 거기서 폰으로나마 함께 사진을 찍으며 한적한 낙동강의 전경을 감상했다.

강이 조각한 절벽은 마치 거대하고 예리한 예기로 절단한 것 마냥 겹겹이 쌓인 단층을 선명하게 드러냈고, 그 옆에 수줍은 듯 기댄 고산정 또한 그 모습 그대로 절경의 그늘에 웅크리고 있었다.

비록 여름 폭염이 세상을 잠시 지배하고 있었지만 더위를 잊은 자연의 나이테는 파란만장했던 문명 앞에 침묵한 채 한 줄기 불어오는 강바람에 무표정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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