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을 거부한 산과 강, 그리고 자연이 숨어지는 곳,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은 낙동강이 조각한 협곡은 그 흔한 이름조차 없이 태고적부터 삶을 영유하다 뒤늦게 산책길이 닦이며 걷는 수고를 마다한 자들만 만나는 곳이었다.지난해 허리가 끊어진 길을 위태롭게 지나며 고된 시간을 통한 추억이 돈독해졌고, 때마침 끊어진 길이 다시 이어졌다는 소식에 잠재된 욕망을 딛고 이곳으로 향했는데 거의 1년 차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달리 이번엔 겨울을 연상시키는 눈으로 모든 길이 오롯이 덮여 있어 그로 인해 더욱 뜻깊은 추억이 한층 견고해질 수 있었다.길은 마찬가지로 승부역에서 출발해 세평하늘길을 시작하여 마지막 구간인 분천역까지 완주하기로 결심했고, 눈이 덮여 발걸음마다 미끄러웠지만 후회는 뽀얀 눈아래 덮여 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