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437

아쉬운 불발, 영월관광센터와 청령포_20231120

단종의 슬픔으로 점철된 청령포는 무거운 초겨울 공기가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육지 속의 섬이 아닌 땅의 기운이 근육처럼 불거진 그 배후의 지세가 특이한 명승지였다.월요일 아침부터 청령포를 오가는 배는 분주하게 강을 횡단하며 뜀박질하는데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이 작은 세상엔 눈을 뗄 수 없는 것들이 곳곳에 은폐 중이다.모노톤의 딱딱한 벽엔 인간에게 친숙한 생명들이 익살맞은 표정으로 고개를 내밀었고, 크게 굽이치는 서강의 온화한 물결엔 바다로 향한 서슬 퍼런 집념이 웅크리고 있었다.조선 초기엔 한이 서린 유형지로, 현재는 한강이 되기 전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지리적 부표, 청령포에서 작은 울림의 노래를 들으며 다음 만날 곳으로 떠났다.청령포라는 지명은 1763년(영조 39년)에 세워진 단종유지비에 영조가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