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 그래서 위봉산성 여정을 계획했건만 바로 무너졌다.
때마침 더위도 한몫 했기에-그전 주까지만 해도 이상저온에 청명한 날씨였는데 갑자기 폭염 주의보가 염병을 떨었다- 후끈 달아오른 익산 도심을 걸어 맛집 탐방도 곁들였다.
왠지 지난날과 같지 않은 익산역 앞은 한 때 붐비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인적이 드문 곳이 되었고, 그나마 맛집은 성황이었다.
줄 서서 먹던 고려당은 여전히 대기가 길어 이번엔 패쑤, 칼국수집은 자리가 있어 비집고 들어가 줍줍 했는데 어찌 보면 타지 사람들한테 익숙하지 않은 비쥬얼로 마치 수제비 육수에 칼국수를 조합한 음식이었다.
다만 왕만두는 꼭 먹어야한다.
동탄역에서 SRT를 이용해서 종종 오던 익산역은 한 때 번화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적이 드물었다.
익산의 향수를 다듬는 거리, 문화예술의 거리는 현재 진행형.
멀찍이 차를 주차한 뒤 걸어서 다녔는데 뙤약볕이 어찌나 따가웠던지 노출된 뒷목이 후끈 달아오르는 구마잉~
예상은 했지만 고려당의 후덜덜한 대기열에 지레 겁을 먹고 이내 태백칼국수로 향했는데 여긴 호불호가 명확한 맛집이었다.
2층 빈자리를 찾아 비집고 들어가 칼국수 곱빼기와 여기만의 진리, 왕만두를 주문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왕만두 행차.
칼국수는 비교적 긴 대기 시간이 필요했다.
여기 오면 칼국수는 패쑤하더라도 왕만두는 꼭 먹어야 했다.
게다가 익산 김치는 내 입맛에 잘 맞았는데 살짝 익은 김치에 강하지 않은 양념, 젓갈이 가미된 바다향이 밑에 깔려 있는 그런 김치라 같이 간 녀석은 그런 걸 좋아하지 않아 혼자 먹었다.
요건 칼국수에 곁들여 먹는 겉절이 김치로 서울에서 먹는 무조건 달달한 겉절이가 아니고 좀 더 김치에 가까운 맛이 났다.
여긴 칼국수가 좀 독특한데 마치 수제비에 칼국수 사리를 풀어놓은 콜라보 같았다.
바지락 칼국수를 좋아하는 내겐 이런 류의 칼국수에 환장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실망까지는 아닌 게 북어? 멸치?가 살짝 베어나는 고소한 육수 베이스라 일단 잔반 처리는 완벽하게 정리했다.
보통과 곱빼기 차이는 크게 나지 않아 내 경우 무조건 곱빼기로 가야 되겠다.
다시 주차된 곳으로 가던 길에 근대역사관을 들렀는데 흐린 날 사진으로 담는다면 아주 이쁘게 나오겠다.
독특한 건물이 하나 있었는데 두 개의 건물을 하나로 합쳐 놓은 것 마냥 이질적인 두 개가 붙어있었다.
아니, 두 건물을 하나로 붙여 놓은 게 맞긴 하다.
현재 재개발 중이라 그런지 철거만을 기다리고 있었고, 현관 같은 모양인데 콘크리트로 막혀 있었다.
익산을 떠나기 전에 카페에 들러 스원 까리뽕한 커피를 마시며 조만간 먼 길 떠나야 될 심호흡처럼 잠시 쉬며 익산역 앞 중앙로를 감상했다.
하루도 안 되는 시간이 정말 짧게 느껴진 익산에서의 찰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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