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 65

봄은 남에서 북으로_20180403

서울을 비롯한 동탄은 여전히 벚꽃 봉오리가 터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 대구는 벌써 만개해서 캠퍼스 하늘을 뒤덮었다. 4월 첫째 주 강의 참석차 여전히 퇴근 후 서울역에서 동대구역을 거쳐 전날 도착하여 푹 쉬고 캠퍼스로 왔다.따사로운 봄볕에 나풀거리는 벚꽃을 보면 같은 나라일까 싶을 만큼 중부지방과 만개일자가 꽤 차이 난다. 오전 등교 시간이 넉넉하여 캠퍼스를 둘러 보는데 어찌나 벚나무가 많고, 그런 만큼 꽃의 화사함에 눈이 매캐해 지는지... 절정을 지나 서서히 꽃잎을 떨구는 대구에서 중부지방 사람들이 그토록 동경하던 봄소식을 빨리 접하고 호사를 누리며 캠퍼스 생활을 이어갔다.근데 확실히 대구는 벌써 봄의 정점에 다다른 듯 등짝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이 만개하는 봄은 이후 북쪽으로 옮겨 가며 닫혀 있던..

일상_20180331

부천에서 동탄까지는 꽤나 먼길이라 집에 오자마자 한 바탕 낮잠을 자고 늦은 오후에 일어나 동네를 배회했다.이 좋은 봄날의 시간이 아깝잖아! 해 질 녘 집을 나와 동네를 배회하던 중 유독 도도한 매화가 눈에 들어왔다.게다가 봄이 깨운 녹색의 싱그러움도 허투루하게 지나칠 게 아니라 세세히 보며 조금씩 걷던 사이... 금새 해가 지고 공원 가로등이 일제히 불을 밝혔다.아주 순식간이다. 반석산 낙엽 무늬 전망 데크에 올라 뻥 뚫린 경관을 바라 보며 땀을 식힌다.싱그러운 봄 날씨가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노작 호수 공원으로 내려 왔는데 밤이 조금 깊었음에도 나처럼 산책 나온 사람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반석산 밑, 오산천 산책로를 따라 걷던 중 가로등 불빛을 굴절시키는 진달래가 눈에 띄인다.폰카 한계지만 그 ..

응급 상황_20180331

전 날 일찍 끝내고 부천 갔다 이튿 날 오는 길, 병점역에서 집으로 나서자 마자 응급 상황을 목격했다. 병점역 광장에 구급대원들이 심정지가 온 할머니께 심폐소생술 실시 중, 주변 사람들의 무심한 한 마디에 발끈하여 맞받아 쳤다.119 사람들이 왜 병원으로 환자를 옮기지 않느냐는 둥, 목숨 건지기 어렵다는 둥...심폐소생술에서 가장 중요한 심장 압박은 조급한 이송보다 때론 더 중요하고, 사람 목숨에 대해 함부로 단언하지 말고 그 입 다물라! 했더니 입을 쭈뼛하면서 자리를 피한다.세 치 혀를 놀리기는 쉬워도 말에 책임을 담기는 쉽지 않은데 도움은 커녕 자극적인 이야기거리로 생각하는 무식쟁이들이라곤!

일상_20180329

겨울 색이 짙은 삭막한 초봄에 피어나 나름 봄 소식을 전해주며 선방하던 산수유꽃이 점점 저물어 갈 무렵 지원군으로 등장한 목련과 진달래 소식이 들려 반석산을 찾았다.늦은 오후지만 겨울에 비해 한층 길어진 낮이 아직은 햇살을 붙잡고 있어 용기 내어 후딱 둘러 보기로 한다. 노인공원 초입에 이제 막 망울을 터트린 목련이 꽃잎을 펼치려 한다.여전히 추위가 남은 날씨를 버티기 위해 미세한 솜털로 털보숭이 같다. 노인공원에 들어서자 첫 인사를 하던 산수유 꽃은 드뎌 사그라들 채비를 한다.나름 삭막한 들판에서 희망을 주던 녀석인데 작별해야 된다는 생각에 서운하다.다음 봄인 내년 1년을 기다려야 볼 수 있는 녀석인데 어려운 걸음을 뗀다. 반석산 둘레길에 접어 들자 따스한 온기와 같은 컬러를 뿌려 주는 진달래가 듬성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