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 27

일상_20171011

퇴근길 단풍이 반긴다.이미 가을 분위기가 물씬한 홍단풍과 여전히 자신의 모습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 청단풍.허나 가을이 깊어지고 겨울이 오면 늦게까지 잎사귀를 부여 잡고 그제서야 가을에 대한 미련이 남은 사람들을 위해 더욱 곱디고운 단풍의 빛깔을 보여주는 게 바로 청단풍이다.경쾌한 퇴근길에 이 모습을 보면 환영해 주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황금 한가위 아흐레 날_20171008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은 늘 유형지에 끌려가는 기분이다.그렇다고 집이 싫은 건 아닌데 아쉬움의 심보가 터져서 그런걸까?평택에서 자고 부시시 일어나 햇살 강한 오전에 쉬엄쉬엄 전철을 타고 갈 때와 똑같은 방법으로 돌아가며 보충된 체력을 이용하여 오산을 한 바퀴 돌다 가기로 했다. 이렇게 햇살이 좋은 하루다.황금 연휴는 꺼져가는데 햇살과 바람 내음은 전형적인 가을이다.이래서 배가 아픈가? 사랑밭재활원을 지나면서 부터 동탄의 오산천변 산책로가 시작한다.희안하게 오산에서 만난 사람을 동탄 한 바퀴 돌고 집으로 가는 길에 또 만났다. 길의 끝에서 시작해 끝까지, 그래봐야 5km도 안 되지만 이제는 만만하고 익숙해져 버린 길이라 무시하면 안 된다. 반원 형태의 동탄 가장 중심부 길은 여전히 한산하다.도시 중심부가 우..

황금 한가위 여드레 날, 평택 자전거 여행_20171007

연휴 7일이 지나 3일만 남았다. 역시나 일 주일 중 금, 토가 좋은 것처럼 앞두고 있을 때의 설렘이 가장 기분을 들썩인다.집에 있으면 괜스리 우울해질 것만 같아 알을 깨고 나오는 어린 새처럼 자전거를 타고 늘 타던 코스를 넘어 평택행을 결심했다.오산역까지는 자전거로 이동하고, 그 후 1호선 전철을 타고 평택역에 내려 지도로만 봐 왔던 안성천 자전거 길을 직접 라이딩하고, 미리 예약한 평택 도심의 숙소에서 하루 쉬고 다음 날 집으로 가는 계획은 처음의 두려움과 기대감이 교차되는 결정이었다. 초행길이라 평택역에서 부터 헤매는 바람에 시간이 생각보다 꽤나 지체되어 역사를 빠져 나왔고, 그리 멀지 않은 안성천까지도 상당히 지체되어 해가 서쪽으로 상당히 기울었을 시간 즈음 안성천에 도착했다.자연스레 조급해질 수..

황금 한가위 이렛 날_20171006

황금 연휴의 반이 지났다.여전히 이 날을 포함하면 평소의 명절 연휴 정도지만 전체 일자에서 반이 지났다는 생각에 모든걸 대입하는 몹쓸 버릇이 생겨 반타작에 더 마음을 쓴다.1년 넘게 손 놓고 있던 포켓몬고를 하면서 대부분 시간이 허비된 기분에 손에 들고 있던 아이패드-태블릿으로 하면 더 실감 나거든-를 내팽개치고 텀블러에 라지 사이즈 커피와 출력 좋은 스피커를 챙겨 밖으로 무조건 뛰쳐 나왔다. 도심에서 이런 우거진 나무숲길(?)을 만나는 건 쉽지 않은데 동탄의 나이가 어느덧 10살이 지나면서 묘목 수준이던 나무들도 제법 자라 이렇게 대견하게 컸다.집이 가까워 틈틈히 자주 걷게 되는 길이 이렇게 멋지게 가꾸어진 것도 내 복이다. 평소와는 다르게 도로는 한산하다.그나마 여느 명절 연휴에 비해 사람들은 종종 ..

황금 한가위 닷새 날_20171004

한가위 제사를 지내고 가족들과 남는 짬을 이용하여 무얼할까 고민하던 중 일단 무봉산자락 넘어 용인으로 가닥을 잡고 출발, 바다는 아니지만 확 트인 전망을 첫 번째 테마로 잡았다. 용인 이동저수지는 동탄 인접 담수 호수 중 신갈저수지, 고삼저수지와 함께 거대한 호수로 유명하다. 한가위 당일이라 성묘객들과 뒤엉켜 동탄 방면으로 들어오는 차들이 엄청나게 늘어나 정체 구간이 기나긴 꼬리처럼 늘어져 끝이 보이지 않았지만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터라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여름 내음이 남아 있어 호수 특유의 비린내와 살짝 더운 감도 있었지만 이동저수지를 처음 접해본 가족들은 내륙에 이런 큰 호수가 있었음에 감탄사를 내뱉느라 조금 불편한 날씨를 느낄 겨를 없었다.허나 신갈저수지처럼 공원화가 되지 않아 야생의 자연을 ..

황금 한가위 넷째 날_20171003

반가운 늦잠, 해가 중천에 있을 무렵 부시시 일어나 제수용품 마련하는 사이 정겨운 햇님이 서녘의 집으로 돌아간다.연휴 넷째 날은 전날에 비해 하늘이 투명하고 서려있던 구름이 물러난 쾌청한 날이었다. 추분이 지나 낮이 부쩍 짧아지고 상대적으로 밤이 길어져 활동량이 줄어 들었다.저물어 가는 하루를 보내기 아쉬워 외출 준비를 해서 문밖으로 발을 내딛었다.무조건 밀린 잠을 잔다고 연휴는 아닌데다 잠에 취해 버리면 시간은 시간대로, 후유증은 더 깊어질수 밖에 없다. 그리 어렵지 않게 도착한 텅빈 호수공원엔 불빛만 가득하다.상영관이 있는 쇼핑몰은 미어 터져 주차장 출입구는 차들이 기나긴 줄을 서 있었던 것과 상반되게 외곽에 있는 공원들은 한결 같이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수준이었다. 오산천 산책로를 따라 끝까지 걸어 ..

황금 한가위 셋째 날_20171002

연휴, 아니 그냥 연휴라면 섭하고 명절 황금 연휴 셋째 날, 집에서 뒹굴다 이 귀한 시간의 무료함이 싫어 자전거를 타고 공원길을 달렸다.당초 계획은 전년도 연휴처럼 40여 킬로 정도를 질주하는 건데 공백이 길어 금새 지쳐 버린다.시간이 넉넉한 만큼 굳이 강박증에 시달리는 회사 생활과 달리 언젠가 집으로 가는 두리뭉실한 목표를 잡았더니 주위에 보이는 것도 많고, 초가을 정취도 잘 보인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 어차피 남는 건 파워라 앞만 보고 냅다 달려 금새 공원길의 끝인 기흥/동탄IC 부근에 도착했다.인공으로 조성해 놓은 수로에 민들레 하나가 만개 했고, 이미 그 유혹에 넘어간 벌 하나가 흠뻑 빠져 있다. 아직 여름색이 창연한데 떨어져 뒹구는 낙엽을 보면 올해 여름의 종말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오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