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 27

일상_20171027

동탄을 돌아다니다 언젠가 부터 이 구도와 색감에 반해 아침 출근 길에 조금 넉넉하게 집을 출발하여 이 모습을 바라본다. 나무 꼭대기에서 내려오기 시작하는 빨간 색감이 점점 밑으로 번져 내려오는 이 시기부터 같은 자리에 서 있다 보면 가을의 소소한 광경을 오버랩 시킬 수 있는데 잠깐 서 있는 사이 아침 출근길에 잰걸음을 딛는 사람들도 한 번씩 쳐다보며 제 갈 길을 바삐 간다. 퇴근 후에 다시 들러 아침과 같은 자리에 서 있다 보면 폰카가 담지 못하는 가을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적당히 싸늘한 날씨는 가을 구경으로 걷다 보면 전혀 한기를 느낄 수 없어 바로 요맘때가 산책이나 활동하기 적기다. 10월 중순까지 요지부동이던 청단풍도 서서히 버틸 재간을 잃고 가을빛 빨간 옷으로 갈아 입기 시작한다.가로등 불빛이 ..

낙엽 떨어지는 길_201710

눈으로 감탄하는 사이 낙엽은 떨어져 버리고, 그 장관은 기억에만 잠시 머무르다 사라져 버린다.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는 건 가을이 우리 곁에 얼마 남지 않아 떠난다는 것.그나마 조악하게 찍은 영상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 본다. 가을이면 이쁘게 물든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어 종종 산책을 하게 되는 거리다. 오산천 산책로 초입에 들어서자 강한 바람이 억척스레 달려 있던 낙엽과 심지어 잔가지조차 날려 버린다.냉혹한 자연이라고 해야 하나, 자연의 순리라고 해야 하나?떨어지는 낙엽은 1회성 눈요기지만 나무들은 이 낙엽을 살찌우기 위해 1년을 기다렸는데 떨어지는 건 찰나의 순간과도 같다.

일상_20171025

늦은 퇴근이거나 말거나, 지치거나 말거나퇴근길에 광역버스 안에서 퍼질러 자다가 부랴부랴 일어나 밖을 쳐다 보니 동탄에 진입해서 좀 지난 상태.1차로 안심하고 야경을 둘러보는데 가을이 내려 앉은 거리 모습이 매혹적이다. 버스에서 내려 하루의 피로를 잊고 거리를 걸었다.나처럼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많은 건 내려야 될 정류장을 지나쳤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가을 야경에 취해 한참을 걷다 서 있는 자리에서 사진도 담아 둔다. 내 눈에 이쁘다고 무턱대고 폰카 셔터를 눌러 버리면 실망하기 일쑤다.조도가 낮아 자글한 노이즈로 기분 망치기 싫어 가로등 불빛이 투과된 나무만 찍었다.아직 폰카의 한곈데 그걸 투정 부릴 수 없잖나.그냥 성능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제대로 사용하자는 전혀 까칠하지 않은 내 논리. 며칠 사이 성..

일상_20171024

평소보다 더 걸었던 하루.허나 사진은 거의 없다.왜냐? 많이 걸어서 허벌나게 기운 빠졌응께로~ 넋이 나간 사람 마냥 가을에 취해 오로지 걷다걷다 동탄 남단 탄요공원까지 가게 될 줄이야.결과는 역시 잘 했구나 싶은데 저질 체력의 소유자다 보니 어느 샌가 축 쳐져 버린다. 그리하야 카페에 무작정 들어가 퍼질러 앉아 뜨겁게 혀를 자극하는 커피 한 잔으로 한숨을 돌린다.이렇게 많이 걷고 나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몸 여기저기 쌓인 투정들을 단방에 잠재울 수 있단다.

일상_20171022

10월이 깊어질수록 가을도 깊어져 동네 곳곳은 가을로 활기가 넘친다.요지부동 여름을 안고 있던 나무들이 점점 가을의 매력에 흠뻑 빠지기 시작하는지 잎사귀마다 하루가 다르게 꼭꼭 숨기고 있던 컬러를 터트리기 시작하고, 불어오는 바람의 향기도 완연한 가을 내음이다. 여름이나 겨울에 사람들이 거의 없던 거리는 심심찮게 산책 중인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다.그들이 바삐 가야할 목적이 아니란 건 시선을 보면 알 수 있는게 앞만 보며 걷지 않고 주위를 천천히 훑어가며 느긋하게 걸어간다. 반석산과 호수공원은 여전히 요지부동인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찬찬히 살펴 보면 가을 갈이에 열중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렇게 북적이는 모습을 일 년 중 얼마나 볼 수 있을까?얼굴에 만연한 미소를 보면 이들이 가을을 얼마나 ..

일상_20171021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즐기고 터질 것만 같은 배를 달래기 위해 가까운 세교신도시로 넘어갔다. 세교에서 가장 널찍하고 익숙한 곳이 고인돌 공원이라 야심한 밤도 잊고 커피 한 잔 겸 바로 넘어갔다. 너른 잔디 광장과 가을 요맘 때면 지천에 널린 갈대가 볼만한 고인돌 공원은 처음 이 도시가 생길 당시에 종종 왔었다.(세교신도시 가을 갈대밭) 이사 목적은 아니고 세마역이나 기분 전환이 맞겠다.언제나 성격이 밝고 유머 넘치는 매형이 움집 대문에서 익살스런 포즈.명절 이후 첫 저녁 식사라 많이도 포식 했고, 많이도 걸었던 날이었다.

일상_20171016

퇴근 후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가을이 물들기 시작하는 거리를 배회해 본다.아직은 가을 채색이 엷게 물들기 시작하는 단계지만 가볍게 걷기엔 전형적인 가을 날씨라 간소한 차림으로 다녀도 덥다거나 춥지 않다. 쏟아지는 가로등 불빛을 받아 이파리가 숨기고 있던 청명한 신록의 빛깔이 덩달아 쏟아진다. 한산해진 거리와 달리 산책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 나무 터널을 걷는 사람들이 간헐적으로 눈에 띄인다.직선이 대부분인 도시 문명의 척박한 환경에 잠시나마 퇴보되어 가는 감성을 어루만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다.이 가을이 좀 더 깊어지면 세상도, 만물도 가을의 매력에 흠뻑 젖어 시간의 노래에 흥얼거리겠지?

일상_20171014

기나긴 연휴가 지나면 후폭풍도 거세다.오죽했으면 출퇴근도 벅차!그나마 주말이 빨리 돌아와서 다행이다. 아침저녁으로 가을 정취가 강하긴 한데 들판은 여전히 여름 같다.가로수를 보면 점점 가을에 대한 마음 준비를 해도 될 터인데 성급한 벚나무 정도만 제 풀에 못이겨 조금씩 이파리를 갈아 입는다. 자전거를 타고 오산으로 가면 오산천 고수부지에 자전거길이 있는데 사실 가장 끝은 행정구역 상 평택과 겹쳐 있다.늘 지나는 길로 한 번 마음을 먹었으면 무우 뿌리라도 절단내 봐야지? 해도 10km 조금 못 미친다.생각보다 가깝다는 말. 오산대학교 앞 고수부지가 나름 사람도 많고 넓직한 공원으로의 모습을 갖췄다.덩그러니 서 있는 나무가 매력인걸. 하늘은 이미 가을이다. 갈수록 자전거 활용도가 떨어져 조금만 타도 금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