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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위 태고의 섬, 옥천 대청호 부소담악_20220901

대청호는 대전에서 만만하게 찾을 수 있는 전국구 관광지로 주체할 수 없는 욕심에 해 질 녘 도착, 대전 바로 외곽이면서 이내 오지마을처럼 한산한 도로를 질주하여 급히 목적지로 향했는데 사람이 익숙한 냥이 가족의 환영을 우선적으로 받았다. 금세 어둑한 밤이 찾아와 서둘러 차에 오자 어린 삼색냥이 얌전하게 움츠리고 있어 츄르 하나 꺼내 돌아섰는데 녀석이 어떻게 알고는 뒤를 쫓아와 멀찍이 거리를 두고 있었다. 깨끗한 햇반 그릇에 츄르 하나를 짜서 주자 녀석이 환장했다. 츄르가 없는데도 녀석은 여운이 남았는지 그릇을 계속 핥아 손으로 그릇을 잡아 내밀자 여전히 빈 그릇을 핥았다. 어느 정도 쪼그려 앉아 있다 그릇을 치우고 손가락을 내밀어 봤는데 살짝 경계의 뒷걸음을 치다 한발한발 신중하게 다가와 손끝에 빰을 문..

거대한 스릴, 원주 소금산 간현유원지와 출렁다리, 울렁다리_20220825

미려한 알몸에 대한 자신감일까?구부정한 하천이 보드라운 선율처럼 감싸고도는 소금산 출렁다리에 한발 내디딜 때마다 아낌없는 감탄사로 화답했고, 길이 꺾이는 모퉁이에서 미소의 손수건으로 땀을 털어냈다.낡고 오래된 원주의 유원지는 복고에 대한 애처로운 관심을 비웃으며 크나큰 부활의 날갯짓하며 광풍의 파장은 꽤나 매섭게 관심을 흡수했다.  오래전 청량리에서 중앙선을 타고 열차 여행을 하던 중 차창 너머 한 폭의 산수화가 재현된 풍경에 기억 속 못을 박은 적 있었고, 스마트폰과 전자맵 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기억을 쥐어짜며 지도를 표류했었다.구관이 명관이라고 구전으로 입증된 산수화가 현대 문명의 날개를 달고 새로이 비상하는데 거칠 것 있을까?4년 만의 방문, 10년도 되지 않았는데 확고한 변화의 의지가 투영되었다...

갯마을 삶의 모세혈관, 논골담길_20220824

삼척과 또 다른 정취의 갯마을. 급경사의 척박한 현실에서 처절한 인고의 세월을 말해주듯 어느 하나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었고, 그로 인해 그 흔적은 문자가 되고, 언어가 되었다. 그렇기에 바다 앞에서도 당당했고, 아름다웠다. 도째비골 해랑전망대에서 도째비는 도깨비의 방언이다. 도깨비방망이를 형상화하여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85m 길이의 해상보도 교량이다. 해랑은 바다와 태양 그리고 내가 함께 하는 공간을 의미한다고 한다. 입구에는 도깨비 영역으로 들어가는 의미를 가진 파란색 진입 터널이 있고, 가운데 조형물은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전망대의 봉오리 진 슈퍼트리가 도깨비방망이를 통해 만개했다는 스토리를 조형화했다. 배를 타야만 닿을 수 있는 바다 위 파도를 발아래서 느낄 수 있도록 유리바닥과 메쉬바닥으로 ..

미려한 동해 해안도로, 새천년 해안도로(이사부길)_20220824

바다 따라 해안길로 미끄러져 가는 사이 그리 집요 하던 잡념도 무뎌진 관심에 어느 순간 하얀 파도처럼 흩어져 버리고, 사유는 하얀 도화지처럼 또 다른 낙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념 깃발을 따라 가더라도 정해진 길은 없고, 다만 그 깃발의 말미암아 펄럭이는 순간의 기억이 이 여정의 백미 아닐까?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도 수많은 여행자들이 익숙한지 보드라운 손길로 자연을 그려 흔한 일상은 접고 추억의 채도를 높였다. 동해의 마지막 여정, 묵호 등대 불빛은 졸고 있지만 매혹의 나침반은 혼돈의 유혹도 뿌리치고 강인한 지남력을 따라 그렇게 그렇게 흘러간다. 새천년해안도로(이사부길)은 삼척해수욕장과 삼척항을 잇는 4.6km의 해안 길이다. 동해안 최고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다..

나릿골과 바다 사이 너른 쉼터, 이사부광장_20220824

나릿골에서 내려와 주차가 된 이사부광장을 찾았다.나릿골에서의 전망이 좋더라도 그 아래 펼쳐진 바다와 마을을 볼 수 있을 뿐, 매크로한 형태의 나릿골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다행인 건 나릿골 정면, 마을과 바다 사이 너른 광장이 있고, 그 광장도 제법 규모가 큰 데다 도보길이 비교적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나릿골의 온전한 형태를 볼 수 있기 때문. 이사부광장은 삼척항 활어센터 옆에 있다. 항구 옆 해변을 길게 감싸고 있는 정라진 방파제와 연결되어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해 놓은 테마공원이다. 공원에는 각종 공연과 행사가 열리는 잔디마당을 중간에 두고 야외공연무대와 게이트볼장이 양쪽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광장의 핵심시설은 스카이 데크로 데크를 통해 해변 방파제와 연결되어 있다. 데크에서는 삼척항의..

묵혀둔 정감, 나릿골 감성마을_20220824

마을길을 따라 좀 더 오르자 언덕의 너른 지세가 펼쳐졌고, 그제서야 파도치는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좀 전 지나온 길은 마을 중심부를 관통하는 길이 아니라 인가가 비교적 적었고, 언덕에 올라 좌측으로 크게 휘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인가가 밀집한 골짜기 마을로 진입할 수 있었다. 어쩌면 마을 뒤편 가장 높고 너른 고원 같은 곳인데 여기는 완연한 공원의 형태를 띠고 있었고, 산책하기 최적의 길이 뻗어있었다. 마을 가장 높은 곳이라 육각정 전망대와 쉼터가 있었는데 때마침 말벌 몇 마리가 또다시 주변을 윙윙거리는 바람에 오래 있지 못했다. 길과 전경에 몰입해야 되는데 말벌로 인해 연이어 방해받는 기분이라 벩스럽긴 했지만 어차피 가야 될 방향을 조금 서둘러 걷자고 생각해야지. 좀 전 지나친 원주민처럼 보이는 분이 ..

감성의 미로 골목, 나릿골 감성마을_20220824

고행의 세월을 감수한 재조명으로 바다언덕 옛마을이 감성의 보물창고로 각광받으며, 각양의 모습으로 혈관처럼 얽힌 골목은 어느덧 모퉁이마다 많은 사연과 이야기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소외는 이 골목이 붐비던 시대에 생소한 외계 파동처럼 여겼건만 또아리 틀고 숨죽인 직선의 무참한 살상 앞에서 한 동안 속수무책이었다. 시간의 통찰을 거친 직선이 무기력할 때 그 위안 또한 비정형화된 길이 철학적 돌파구가 될 줄이야. 오늘도 노스탤지어를 꿈꾸는 이정표는 갯마을 그 모습을 그렸다. 나릿골은 삼척 정리항 영진안과 벽 너머 사이 어항의 배를 정박하는 나루가 있어서 붙여진 명칭으로 거주민 30%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60~70년대 생화 정취가 남아있는 계단과 골목길, 담장 등을 간직하고 있는 전형적인 항구문화가 남아있..

영동고속도로 따라 동해 가는 길_20220823

동해바다와 동해/삼척을 목적지로 궈궈!!! 비 내린 뒤라 대기가 이리 청명한 건 축복이자 행운이고, 피서철 끝물이긴 해도 여름과 가을이 묘하게 뒤섞인 정취는 뒤돌려차기하는 맛이 있었다. 수평선이 이다지도 선명하고 간결하게 보이는 날, 축복과 행운을 절감했다. 원주를 지나면 전형적인 강원도 지형인 장벽 같은 겹겹이 산세를 만날 수 있었다. 우측에 거대한 치악산이 자리 잡고 있는데 비로봉 일대 정상은 구름에 가려졌다. 둔내 즈음 지날 무렵, 비가 내린 뒤라 대기는 이보다 청명할 수 없었다. 덩달아 기분은 업업! 방향지시등은 차량을 구성하는 디자인의 구성 요소일 뿐, 무법천지의 차량은 실선, 점선도 구분 없었다. 평창 둔내를 지나 청대산 자락의 둔내 터널을 지나면서 드넓던 하늘은 순식간에 달라졌다. 메밀꽃 필..

한아름 자연 속, 청도 운문산 자연 휴양림과 운문호_20220707

해맑은 여울이 지저귀고, 큰어른 높은 산세 부락을 이루는 품 안의 자연은 새하얀 옥동자처럼 어미 품에서 달콤한 오늘을 노래했다. 찌는 여름, 나지막한 풀벌레 속삭임도 그늘 아래 단잠을 추스르는 자장가일 뿐. 백두대간 옆자락에 우뚝 솟은 고봉이 군락을 이루는 영남 알프스는 어디를 가나 거대한 장벽 마냥 하늘로 뻗은 능선이 즐비했다. 지구촌 어디를 가나 매력 움튼 곳 없겠냐마는 69번 지방도를 감싼 산세는 마음도, 경사도 급할 겨를 없이 어느새 동쪽 망망대해 숨결도 코끝에 닿았다. 청도 운문산 자연 휴양림은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산 29-6(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운문로 763)에 개장한 국립 자연휴양림으로 2000년 8월 17일에 개장, 지방도 985호선 변 운문산 기슭에 위치한다. 백두대간 낙동..

속리산 아래 기개 곧은 벼슬아치, 정이품송_20220613

저물어가는 하루의 시간이 극적이었다면 수백 년 동안 단 하루도 소홀하지 않았던 소나무는 이 하루가 어땠을까? 역치는 자극에 쫓겨 무뎌지듯 수령님은 시간의 파고가 그저 숙명의 무수한 털 한 끗도 되지 않겠지? 저녁 식사로 들른 식당 쥔장이 유기묘를 거두고 나서 두 번째 출산으로 5마리 키튼을 선물했단다. 가만 보고 있으면 심장이 멎을 것 같아 그 자리를 벗어나면서 내게 무턱대고 궁뎅이를 내민 털보숭이 어미에게 냥캔과 항생제 선물로 응수했다. 이를 보면 생명의 위해함과 강인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정이품송은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에 있는 수령 600~700년의 소나무. 1962년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되었다. 조선 세조가 얽힌 전설이 있어 대중들에게는 한국의 천연기념물 중에서도 매우 유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