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106

흐르는 시간_20160521

친한 후배님 둘째 아이 돌잔치(한글 맞춤법 수정으로 돌잔치가 표준어)에 초대 받아 주말 대구행 열차를 타고 내려갔다.첫째 아이 돌잔치도 초대(대구 범어동의 과거와 현재) 받았던 만큼 그 초대가 내겐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자 대구를 둘러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니까 고민할 필요도 없이 얼씨구 좋구나 하며 빛의 속도로 짐을 챙겼는데 아뿔싸! 카메라를 홀라당 빼먹었다지 ㅠ덕분에 눈팅으로만 휘리릭 둘러 보곤 아쉬운 여행을 접어야 했다. 먼저 찾아간 곳은 앞뒤 생각 않고 챙긴 가방이 짐 보따리라 잡아 놓은 숙소에 들러 체크인하고 짐을 내려 놓곤 간소하게 변신, 이왕이면 3호선 타고 시내 구경 할 겸 해서 역사가 가까우면서 깨끗한 숙소가 있는 황금동에 모텔? 호텔? 어딘가 예약한 거 같다.아! 지금 찾아 보..

겨울도, 눈도 끝물_20160228

그래도 여전히 겨울이다.기습적으로 찾아 오는 매서운 추위와 퍼붓는 눈은 영락 없이 '아직 겨울이거덩!' 항변하듯 풀어 놓은 긴장의 허술한 빈틈 사이로 매섭게 파고 든다.퍼붓는 눈이야 그래도 이내 녹아 버리니까 이쁘게 봐줄만 한데 추위는 말 그대로 복병한테 허를 찔리는 기분이 든다.사실 그리 추운 날은 아니었음에도 이미 추위에 대한 긴장의 끈을 한풀 늦춰 놓은 탓에 스쳐지나는 추위도 매섭게 느껴지두마 결국 큼지막한 눈송이를 펑펑 떨구어내는 눈 내리는 휴일, 추위를 이겨볼 심산으로 카메라와 음악을 들려줄 스피커를 챙겨 눈구경 산책을 떠났다. 눈 송이 자체도 들쑥날쑥인데 큰 건 목화솜 통채로 뿌리는 정도?다행히 날이 포근한 편이라 내리는 눈으로 생긴 눈꽃들이 먹는 빙수-여전히 먹는 이야기에 몰입-처럼 사각거리..

늦겨울에 눈발을 맞으며 둘레길을 거닐다_20160214

오래 지나버린 기억을 뒤틀고 짜맞춰야 되는데 난감하다. 그냥 두자니 그 때의 감흥을 남겨 두고 싶고 제끼자니 찝찝하고 거시기한 이 기분.분명히 기억 나는 건 나름 휴일 기분을 내자고 산책을 망설이던 때, 하늘에서 바람을 타고 얕게 나마 눈발이 흩날렸다.아직은 내 가슴에 순수한 동심(?)이 남아 있어 날리는 눈발을 보곤 후다닥 준비해서 고고씽~당시 유별나게 반석산 둘레길 탐방이 잦았던 만큼 이 날도 반석산 둘레길로 올라가 매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곳곳을 아이폰 사진으로 기록해 놓았구먼.기습적인 눈과 함께 바람과 추위가 함께 온 휴일이라 대낮 둘레길의 인적은 거의 없어 음악을 곁들여 마음껏 활보하면서도 편하게 내가 사는 고장을 감상할 수 있었고 그 여유가 사진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반석산자락 노인공원에 도착..

일상_20160219

가끔 생각날 때가 있는 커피 중 폴 바셋의 룽고가 땡긴다. 보통 먹는 아메리카노에 비해 입 안이 가득해지는 느낌과 커피 특유의 이중적인 매력이 더 증폭되어 마시는 순간부터 마지막 한 모금까지 거의 일정하기 때문. 저녁에 갔던 도산사거리 폴 바셋은 인접한 도로가 훤히 내려다 보이도록 통유리로 도배 되어 있어 마치 공중 부양 중인 무대 위에서 쇼?하는 기분에 묘하다. 어색한 것 같지만 위축되지는 않고 적나라한 것 같지만 부끄럽지 않은 기분?찬바람과 커피향 가득한 실내에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느긋하게 룽고를 마시다 보면 시간이 흘러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게된다. 모서리에 앉으면 바깥 세상은 더 적나라하다.

병신년(?) 설날 연휴의 첫 날_20160206

여느 날과 달리 마지막에 필요한 제수용품 몇 가지를 후다닥 구입하고 그냥 퍼질러 쉴까 하다가 늦은 밤에 저녁을 쳐묵하고 반석산 둘레길로 밤 산행을 갔다. 산이라고 해봐야 동네 뒷산 수준이지만 매끈하면서도 제법 고도를 지그자그로 한 덕에 둘레길 산책이 쉽게 싫증나지 않는 매력이 있더구먼.일순간 적막해진 도시를 한발짝 뒤로 물러서듯 인적이 없는 반석산 둘레길로 돌격! 명절이면 어김없이 동탄은 급 조용해져 도로조차 지나는 차가 거의 없을 만큼 한적하다.반석산으로 걸어가는 길에 썰렁한 도로가 이제는 눈에 익었는지 여유롭게 한 장 찍어봤다. 노작마을에서 둘레길에 진입하여 시계반대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조악하지만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진행한다.빌라와 카페가 밀집한 노작마을이 둘레길 우측에 빼곡히 펼쳐져 있다. 둘레..

일상_20160130

지금까지 살면서 외모에 트라우마가 있다던가 프라이드가 있다던가의 고찰 같은 건 안해봤는데 사춘기 시절에 어느 순간 혹부리 영감처럼 좌측 눈 바로 밑에 점이 떡! 붙어 있었다.자고로 대화 중엔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하게 되는데 가끔 그런 `눈 밑에 쥐똥만한 무언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음력 새해가 오기 전에 반다시 빼겠다던 결심을 실행하지 않으면 얼마 남지 않은 설연휴엔 제수용품 마련에, 그간 온 몸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피로와 게으름이 가만 안 둘거 같더라.그래서! 결심 했던 만큼 신속히 행동으로 옮겨 가뜩이나 아침 잠 많은 유혹을 과감히 떨치고 거금(?)을 들려 눈 밑에 쥐똥만한 점을 뺐다, 아니 엄밀히 이야기하면 시술하는 동안 고기 굽는 스멜로 보아 태웠다는게 더 맞을 거 같다.생각보다 수월..

일상_20160117

휴일에 부릴 수 있는 온갖 종류의 늑장은 다 부리곤 뒤늦게 부시시하게 자전거를 탄 답시고 페달을 힘껏 밟았건만 몸이 예전 같지 않어(?) --; 이제는 자전거 타는 코스는 습관처럼 오산천을 따라 오산 고수부지를 한바퀴 돌고 집으로 돌아가는, 물레방아 일정인데 그나마 돌아가는 길에 아직 햇살이 붙어 있다면 투썸에 들러 커피 한사발에 간단히 주전부리로 입을 즐겁게 해준다. 자전거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유일한 낙이 바로 이 커피 한잔과 편안하게 뮤직 라이프를 연장시켜 주는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특히나 여기 투썸은 동탄산단지구 내부에 있어 평일은 모르겠지만 주말 휴일엔 사람들이 빠져 나간 텅빈 공간이 되어 버려 어떤 곳을 가더라도 한산해서 내겐 특권과도 같은 여유이기도 하다. 만사가 귀찮은게 그대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