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60130

사려울 2016. 2. 14. 17:06

지금까지 살면서 외모에 트라우마가 있다던가 프라이드가 있다던가의 고찰 같은 건 안해봤는데 사춘기 시절에 어느 순간 혹부리 영감처럼 좌측 눈 바로 밑에 점이 떡! 붙어 있었다.

자고로 대화 중엔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하게 되는데 가끔 그런 `눈 밑에 쥐똥만한 무언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음력 새해가 오기 전에 반다시 빼겠다던 결심을 실행하지 않으면 얼마 남지 않은 설연휴엔 제수용품 마련에, 그간 온 몸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피로와 게으름이 가만 안 둘거 같더라.

그래서! 결심 했던 만큼 신속히 행동으로 옮겨 가뜩이나 아침 잠 많은 유혹을 과감히 떨치고 거금(?)을 들려 눈 밑에 쥐똥만한 점을 뺐다, 아니 엄밀히 이야기하면 시술하는 동안 고기 굽는 스멜로 보아 태웠다는게 더 맞을 거 같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점을 제거하고 위안 삼아 집으로 오는 길에 바로 유혹의 손짓, 발짓을 보내는 별다방에 들러 내 싸랑 벤티 사이즈를 주문해서 양 걱정 없이 홀라당 비웠다.

주말 오전의 부시시한 기분을 날리고 이렇게 마실 다녀 오는 기분도 그리 나쁘지 않구먼.

근데 좀 늦은 아침이긴 하지만 이 시각에 벌써 빈자리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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