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처럼 내리는 빛내림, 가끔 볼 수 있는 야생화의 만개, 밤을 잊고 호수변에 무수히 날아다니는 곤충을 만나며, 새삼 여름을 실감했다.비록 일교차가 커서 아침저녁엔 바람이 차긴 한데 이게 바로 간과했던 행복이었다.한여름이면 지나쳤던 시원한 바람을 그리워하고, 이내 잊어버리며, 다른 계절을 맞이하는 반복적인 일상에 우린 얼마나 많은 소중하고 고마웠던 걸 잊었던가.지난 뒤에야 깨닫게 되며 '성숙'이 다져지겠지만, '후회'의 후유증도 겪게 된다.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하게 생각한다.퇴근하여 귀가길에 만난 바위취.조금만 허리 굽혀 고개 숙이면 보이는 것을.현관을 열자 한창 그루밍하던 녀석이 하던 걸 멈췄고, 이렇게 서로 빤히 눈을 맞혔다.콧등과 주뎅이 부근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저 털.얼마 지나지 않아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