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비 그친 여름 녹음, 독산성_20200801

사려울 2022. 12. 17. 19:35

바삐 달려온 폭우가 숨 고르기 위해 잠시 쉬어가는 사이 동탄과 인접한 독산성을 올라 마음의 때를 훌훌 털어버린다.

연일 사위를 둘러싸던 비구름이 잠시 하늘로 오르자 세상도 모습을 배시시 드러내며 밝은 미소의 신록도 겸연 쩍어 서서히 고개 든다.

문명이 졸고 있는지 지나는 바람 소리에 치찰음은 들리지 않고 지저귀는 새소리에 텁텁함도 없다.

아담한 뒤뜰에서 철 없이 뛰어노는 냥이 가족의 발랄함에 문득 부러운 시선이 묻어난 걸 보면 무척이나 빈정대는 시선에 이골이 났나 보다.

산은 아무 말이 없다지만 때론 우매한 생각에 훈계와도 같은 일갈은 있다.

둘이 만나 하나의 안락한 접점을 이뤘다.

나풀거리는 개망초 군락 너머 세상은 그리 간결하지 않다.

행복한 가족의 품, 이 행복 오래 누리길.

무거운 정적의 보적사에서 세마대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카메라 들춰업고 동탄을 찾은 사우와 독산성을 한바퀴 돌고 저녁은 추천해도 좋을만한 전주식 콩나물 해장국을 먹으러 왔다.

이건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여주 행님 말씀처럼 나도 어쩌면 전주식 콩나물 해장국 애호가가 되어 버렸다.

냥마을에 들릴 생각으로 사우와 헤어져 곧장 걸어와 보니 한 녀석이 눈에 보였는데 가까이 다가가자 줄행랑을 친다.

딱 봐도 냥마을에 있는 녀석은 아니고, 아마도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함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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