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백스 125

아침 일출 전.

출근 전, 기상 시간에 창 너머 일출이 보이기 전이다. 해가 이렇게 짧아 졌구나 싶은 계절의 변화를 몸소 느낌과 동시에 겨울의 예감과도 같다.산 위에 짙은 먹구름과 그 위에 일출 전 햇빛의 설레발이 겹겹이 보이는 광경이 경이롭게 보여 잽싸게 카메라를 들이 밀고 찍었는데 잘 찍은 사진에 대한 집착 보단 이런 걸 남길 수 있는 작은 여유로움과 기록에 대한 습관이 대견(?)하다. 2005년 새해 일출을 보겠노라고 영양 일월산에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와 흡사한 광경이다.첩첩 산을 너머 사진처럼 짙은 운무가 깔려 있고 그 너머에서 새해 일출이 뜨던 그런 완벽하지 않은 일출이었지만 구름을 힘겹게 넘고 있던 일출은 그 대로의 운치가 작렬했었고 그 느낌이 산 정상에서의 깊은 추위 만큼이나 감동이었었다.구름과 하늘이..

밤 하늘

밤에도 하늘은 흐르나 보다. 바다보다 그 깊이의 심연이 끝을 가눌 수 없을 만큼 검푸른 가운데 섬처럼 떠 있는 구름들은 하늘이 쓸려가는 대로 제 몸을 맡겨 두는 장관에 빠져 나조차 떠내려가는 듯 하다. 세교신도시 하늘을 긁어 놓은 구름 자욱들이 뿌연 대지의 안개가 승천하면서 자유를 만나 세상 천지를 구경하고픈 욕구를 드러내 놓았다. 밤이 되면 문명은 그 자리에 머무르려 하고 자연은 밤낮에 개의치 않고 끊임 없이 흐르려 한다.문명은 과거를 잊으려 하고 자연은 언제나 노스텔지어를 담아 두곤 하늘에 알알이 박아 놓고 문명이 추회하고자 하면 말 없이 보여주며 스스로 질책하게 만든다. 오늘 밤도 문명은 그 자리에 머무름을 자행하고 자연은 언제나 흐른다.

JBL Charge - 블루투스 포터블 스피커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포터블 스피커, 이름하야 JBL charge. 무광의 파스텔톤 블루와 화이트가 한데 어우러져 산뜻한 느낌의 색상에 커피빈 아령텀블러처럼 몽글몽글한 외형이 대부분의 제품에서 고착화된 딱딱한 편견을 벗어버리고 친숙한 모양새다.트래킹 시 장시간 이어폰을 착용해서 음악을 듣다 보면 귀가 피로해져서 인지 음악에 감흥도 없어지고 청력 저하에 대한 걱정도 살짝 들기에 포터블 스피커의 필요성을 느꼈었다.알텍랜싱 포터블 스피커가 있긴 하나 가방에 수납하기 쉽지도 않거니와 휴대성도 떨어져 때론 큰 짐 못지 않았었다.물론 배터리 사용시간이 무쟈게 길면서도 출력은 나름 짱짱했었으나 포터블은 휴대성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그러다 애플스토어에 판매되고 있는 몇 가지 제품을 접하면서 리뷰를 찾아 보..

연휴 마지막 날

긴 연휴의 마지막 날이라 뭔가 특별하고 의미 있게 보내야지 하며 단단히 벼르고 있었건만, 개뿔. 다른 일상과 별 다를 바 없었다.어찌 보면 연휴가 시작하기 전과 시작 직후엔 설레임으로 하루하루가 짜릿하고 스릴도 있었지만 절반이 넘어갈 수록 끝나서 또 다시 일상에 접어들 근심(?)으로 소심해져 버린 건 아닌가 모르겠다.늘상 맞이하는 주말, 휴일이 그랬으니 연휴가 길더라도 그런 기분은 매 한가지겠지.치열하고 분주한 일상이 있기에 그런 감정은 끊임 없이 반복될 것이고... 센트럴파크와 인접해 있는 중심 상가 지구 내 샤브향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모처럼 월남쌈을 먹었다. 저렴한 건 좋지만 종업원들의 표정은 전쟁터에 나가기 전 같다.인상 좀 펴고 살지...식사 후엔 바로 센트럴파크 커피빈에서 한 사발 땡기고. 센트..

지난 4일 연휴 동안

영원할 것만 같던, 손 꼽아 기다리던 연휴도 벌써 4일이 지나 이제 하루 남았다. 이런...회사 동료들이 놀러 와서 어제는 술판 벌이고 잡설도 나누고..첫 이틀 동안 틈틈히 산책하면서 찍어 놓은 사진들도 그리 많진 않지만 보고 있으니 솔솔한 감회도 뛰쳐 나온다.물론 사진 편집은 귀차니즘으로 무보정! 해가 지자 성급한 달은 벌써 세상 나들이 중이다. 라마다호텔 부근 인공 폭포(?)초저녁에 활동하면 아직은 등골에 땀이 맺혀서 일까? 물이 보여 주는 하얀 찢어짐과 세차게 부딪히는 소리에 청량감이 느껴진다. 센트럴파크에서 반석산으로 올라가는 지점은 대부분 조용하기만 하다.부근에 몰려 있는 고층빌딩과 대조되는 쓸쓸한 풍경이다.반석산으로 올라가는 굽이굽이 뻗어있는 계단에 잠깐 올라 고층 빌딩이 즐비하게 들어선 곳으..

저 구름 너머에서..

탄생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게다. 빛도 향기도 온기도 전혀 없는 암흑의 평면적인 존재의 조물주가 마치 깨달음의 각성으로 눈을 뜸과 동시에 그 호화로운 충격파로 인해 암흑도 덩달아 생기를 얻으면서 결결이 에너지 그득한 파동을 흩뿌리는, 그런 거부할 수 없는 에너지 쓰나미가 숨어서 잠들어 있던 백색의 극단적인 대비와 맞물려 서로 터지고 찢어지고 밟는 것과 같은 몸부림일게다.억누르려 해도 거스를 수 없는 나아감과 막으려 해도 지탱할 수 없는 일갈일게다.

한 자리에 모인 향수

사용중인 향수가 한 자리에 모여 서로 개성을 비교하고 있으며 뒤에 맥북에어11은 심판을 보시겠다. 회사에서 고군분투하시는 님은 그라운드에 참석하지 못해서 열외로 하고 우선...좌측부터 불가리 블루, 존바바토스 블랙, 누보 콜로뉴, 얼릭 드 바렌스, 버버리 터치.영입은 불가리 블루>버버리 터치>얼릭 드 바렌스>존바바토스 블랙>누보 콜로뉴 순으로 탄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데 내가 구입한 건 존바바토스 블랙 뿐..그렇담 좌측부터...1)불가리 블루, 향이 강렬하고 매혹적이랄까?아마도 우리 나라에서 단일 모델로는 가장 많이 팔린 향수가 아닐까 싶다.첫 느낌은 부드러움과 강함이, 시간이 지날수록 향긋한 남성의 향취.은은한 생강 내음도 있는데 지속력은 아주 오래가지만 난 이 향수를 거의 쓰질 않는다.이유는 대중 ..

소소한 산책

명절을 앞 둔 휴일이라 할 일이 많다. 게다가 늦잠을 자고 집에서 니적니적 거리다 보니 어느새 하루 한 나절에 거의 반나절 흘러 버려 뒤늦게 하나로마트로 산책삼아 걸어가 커피 한 잔 후 미리 구입할 수 없는 나물이며 괴기들을 장만했고 돌아오는 길에 기회다 싶어 사진기를 끄집어 냈는데... 별로 찍은 게 없구낭. 가는 길에 만난 적적해 하는 벤치들과 서서히 가을 옷을 갈아 입으려는 나무와 하늘.가을이라 그런지 조용한 거리와 버무려진 이런 풍경들이 유난히도 고독하게 느껴진다. 도착해서 커피 한 잔 꼴깍하곤 열시미 장을 보던 중 뉘집 아이인지 자매가 하나씩 차를 타고 마트에서 구입하려는 먹거리들과 워낙 다정한 통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급히 아이폰으로 담아 뒀는데 뒤에서가 아닌 앞에서 찍지 않은 아쉬움이 든..

9월4일 하늘

내가 이런 사진도 찍었나 싶을 정도로 사진 정리엔 꽝이다. 사진 정리 뿐만 아니라 살림살이 정리도 무관심이라 '방이 미로 같다','귀신 나오겠다' 등의 이야기를 듣는 건 생활이 되었는데 하물며 틈틈히 찍은 사진까지도 그 버릇 남 못 주나 보다.맥북에어에 아이포토를 실행하면 모든 사진은 자동으로 정리가 되는데 우연찮게 열어 보니 이런 재밌는 사진이 있더라.구름이 마치 각개전투처럼 흩어져서 뭉개뭉개 피어 오른 상태로 열심히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구름의 생김새가 하나는 호빵맨이 주먹을 움켜쥔 채 날아가고 그 옆엔 날다람쥐가 날개를 활짝 펴곤 나무에서 나무로 날아다니는 생김새다.요 근래 비가 많이 온데다 한 동안 하늘색 보기 쉽지 않아 이 사진이 한 눈에 띄일 수 있었던 이유겠다.카메라 특성상 자연 원색이 워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