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백스 125

청계천 나들이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청계천이 있는데 점심 식후의 나른함을 달래고자 워니형과 청계천 산책을 나갔다. 물론 비 오기 전, 월요일. 오후 이른시간임에도 비교적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그 중에 외국인 관광객도 심심찮게 목격되는 걸로 봐선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이런 녹지와 개울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모습은 그리 흔한 광경은 아닌가 보다.문제는 날파리가 넘무 많아 동대문 부근에선 눈 똑봐로 뜨고 다니기 곤란할 정도다.이것들이 소풍와서 들떠있나! 한 없이 설쳐대는 판에 손으로 휘저어 가며 고개를 약간 숙인채 실눈을 뜨고 걸어야 된다.내가 이 녀석들한테 '그간 무고히 잘 계셨습네까?'라고 하는 형국이구먼. 이야기를 나누며 정신 없이 걷다 보니 광교까지 지나치게 되어 돌다리 건너 유턴.나처럼 비둘기 무리들도 나들이..

베란다에 자라는 화원

별로 유심히 본 적 없는 베란다의 작은 화원에 이채로운 것들이 많아 몇 가지 강렬한 색상으로 눈에 띄이는 것들을 찍다.마지막 3장은 특정 컬러 외에 나머지는 흑백처리 되는 아트필터 효과를 주었는데 대부분 명확하지 않은 색들로 지저분한 것들이 종종 있었는데 이번에 찍은 것들 만큼은 제대로 살아 있다.홍고추가 영글어 그 붉은 빛깔이 나름 경쾌해 보이고 녹색과 대비되면서 더 강렬해 보인다.

한가위 준비로 마트를 다녀 오며

울 오마니께서 밤에 마트 가시젠다. 1km가 조금 넘는 하나로마트를 다녀 오다 보니 날도 날이지만 곳곳에 이쁜 장면들이 있어서 담아 내게 되었다. 가느다랗지만 빛을 잠시 품었다 뱉어 내는 사물의 색깔이 곱고 단아하다.왕복 2.3km에 장을 본 시간까지 합하면 약 2시간 남짓되지만 무엇하나 같은게 없다.같은 건 사람들이 작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공산품 정도?갔다가 돌아 오는 길에 독수리와 같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위를 훑어봤더니 그 시간은 쥐도 새도 모르게 흘러 가더라.그게 몰입이자 심취의 행복일까?

지금 나와 함께 하는 파트너

한 달이 넘고 두 달이 가까워지고 있는데 아직도 이 녀석에 대한 호기심은 여전하다. 잘 빠지고 멋진 외형은 금새 열정이 식어버릴 수 있으나 그 능력과 손에 붙는 느낌은 서서히 타고 서서히 식으리라.이 녀석은 알면 알수록 가진 능력이 출중함을 느낀다.기능이 아닌 표현해 낼 수 있는 색감이 출중하나 내가 그 잠재력을 끌어 내기에 앞서 부족함이 많으니 이리저리 만지면서 익혀 나가는 중이다.근데 가을이 오면서 그 설렘을 이 녀석은 충분히 표현해 내고 있다.가을이 깊어갈수록 그 깊어지는 심연의 느낌은 어찌 표현해 내고 해석해 낼지 궁금해 진다.밤에 잠시 집 주위를 배회하며 빛과 가을의 흔적을 담은 후 대견한 모습을 모처럼 올리며...

늦은 피서의 정리_셋째 날(2)

숨가쁘게 달려온 한계령 초입에 오색약수는 피서철 말미라 그런지 한적하고 조용했다. 애시당초 저녁까지 여기에서 해결하자고 했으니 심적인 여유도 충만했고 몇 년 전 오색약수에 왔을 때 인파로 인해 구경해 보지 못한 아쉬움도 완전 해갈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그래서 아예 오색약수가 내려다 보이는 길목에 넓직한 음지가 있어 자리까지 깔고 전날 홍천 오션월드를 나올 때 남아 있던 욕구 불만(?)도 가라 앉힐 겸 오색천으로 내려가 다리를 담그고 이것저것 보이는 것들을 사진으로도 담았다. 개울에 앉아 있자니 장난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조카 녀석들이 물 튀겨 내 옷 젖게 할려고 돌을 던져댄다.이런 대책 없는 녀석들!그러던 찰나 처음으로 연사를 찍어 봤는데 돌이 날아 드는 것부터 물이 튀겨지는 것까지 포착이 된다, 뎁..

늦은 피서의 정리_셋째 날(1)

아, 젝일스. 게으름의 끝은 어디꺼정인지 한 번 손떼기 시작하면 큰 맘 먹지 않곤 도저히 블로깅하기 어렵군하.근데 퇴근 후 저녁 식사 겸 쇠주 한사발 퍼먹곤 커피 한사발 한답시고 야외 테라스에서 가을 바람 쐬니까 상당히 감상적으로 변하는구먼. 뭔 청승...그래서 마저 하지 못한 피서의 셋째 날을 손댄다. 가상야릇~ 숙소로 잡았던 주문진 더 블루힐.이거 원래 아파트로 짓다가 용도 변경한 건지 내부나 외부 모두 영락없는 아파트다.다음 지도에서도 아파트라 표기 되어 있는데 차이점은 마당(?)에 풀장이 있다는 것.리조트 개념으로 탈바꿈했나 본데 덕분에 집처럼 편안한 구조와 내가 묵었던 방엔 발코니가 있어서 뛰어 내리기 딱 좋다. 퍽!!일반 아파트로 따지면 25평형과 동일한 구조라 방 3칸에 거실과 화장실 2개...

그 길목엔 가을이 오고

높고 푸르던 하늘이 괜한 설레발은 아니었나 보다.언젠가 오리라 확신은 있었지만 그 조바심이 평정을 잃게 하더니 때론 의심까지 들었었던 나.그 의심이 확신의 등을 밀려할 때 아침 저녁으로 그 냄새가 달라졌다.그건 여름이 흉내낼 수 없는, 살면서 내 오감이 지각할 수 있는 범위의 본능이었고 그 기대에 걸맞게 멋진 모습으로 어느새 내 옆에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가을 하늘은 내가 가당찮게 여길 만큼 먼 곳에 있으면서도 팔을 한껏 뻗으면 금새 닿아 살랑거리는 물결이 손등을 간지럽힐 듯 유혹의 손짓을 쉼 없이 보낸다.그 구름은 물 속에 손을 담궜을 때 자칫 단조로운 느낌에 대한 실망을 거두고자 상상조차 불가능한 부드러운 촉감을 선사해 줄 것만 같다.그건 손으로 잡을 순 없지만 상상하는 자들의 어떤 부드러움도 능히 ..

늦은 피서의 정리_둘째 날

일찍 일어나서 비발디파크 오션 월드에서 열불나게 놀다 보니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노는데 정신도 없었고 엑백수를 위시해 모든 방수 기능이 없는 돼지털 제품들은 물이 쥐약이라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러다 보니 물놀이에 온통 관심과 시간이 집중되어 껍질이 홀라당 태워 먹었는 광영(?)의 징표를 남겨 두게 되었다.오전부터 시작해서 오후3시까지 식사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는 물과 함께 데이트에 집중한 후 속초로 고고씽~가는 길에 미시령 터널을 지나 온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 해 주는 울산바위의 환영을 뒤로 하고 바로 속초로 가게 되었다.확실히 맑디맑은 공기의 천국인지 가을하늘처럼 드높은 하늘의 색상에서 심연의 깊이가 느껴지더라. 시건방진 자세로 앉아 무언가에 몰입하고 계신 요 분은 내 조카 되시겠다. 여기 오기..

늦은 피서의 정리_첫 날

컴에 앉아 있으려니 급 귀찮고 피곤해서 계속 미루다 일 주일 넘어 정리를 하게된다. 물론 다녀온 후엔 피곤하다고 스스로 위안 삼았지만 며칠 지나고 나니 구차한 핑계와 변명으로 부끄부끄..그래도 열심히 사진 찍고 스토리지에 저장해 놓았으니 그냥 지나면 더 찝찝해질 터.용인 수지로 가서 피서 일행이 모일 때까지 기다리기 전, 잠시 예전에 살았던 추억을 곱씹고자 밖으로 혼자 산책해 보았다. 몇 년 전에 들어선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 서곤 손곡천도 이렇게 변했다.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들르곤 했었는데 비교적 오랫동안 공사 후 이런 고수부지와 그 주변에 전무후무하던 큰 건물들도 떡!하니 들어서 있다.시간이 지나면 예전 모습들은 그리움으로 길 아래 묻힌다던데 그 말이 실감 난다.개울조차 가공이 되어 예전의..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나무를 넘어 빛이 스며 들고 있는 무보정 사진. 비발디파크에 환한 불빛과 안개에 그을린 빛이 큰 나무로 인해 마치 호기심의 종착역인 엘도라도 같은 환상의 단상 같다.산 언저리에서 굴러 내려오는 빛이 만들어내는 어두운 빛 덩어리가 퇴색된 녹색인 것은 산에 남은 자연의 공존이 지상에서는 의미가 상실되어 암흑의 때에 물든 빛 바랜 녹색이 되어 세상 천지에 가득할 뿐.폐부로 흡수되는 왜곡으로 인해 그 불빛의 근원을 철저히 지향하게 만들어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같은 자리에서 하염 없이 셔터를 눌러 버렸지만 순수한 동경만 남아 나무를 지나고 싶은 주체할 수 없는 욕구는 어느 외풍에도 왜곡되지 않는다.시골이면서도 인적이 넘쳐나는 문명의 덩어리에 잠시 등을 돌린 채 바라보는 산엔 나 외에 달도 같이 찬양하듯 묵묵히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