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소소한 산책

사려울 2013. 9. 15. 04:53

명절을 앞 둔 휴일이라 할 일이 많다.

게다가 늦잠을 자고 집에서 니적니적 거리다 보니 어느새 하루 한 나절에 거의 반나절 흘러 버려 뒤늦게 하나로마트로 산책삼아 걸어가 커피 한 잔 후 미리 구입할 수 없는 나물이며 괴기들을 장만했고 돌아오는 길에 기회다 싶어 사진기를 끄집어 냈는데... 별로 찍은 게 없구낭.





가는 길에 만난 적적해 하는 벤치들과 서서히 가을 옷을 갈아 입으려는 나무와 하늘.

가을이라 그런지 조용한 거리와 버무려진 이런 풍경들이 유난히도 고독하게 느껴진다.



도착해서 커피 한 잔 꼴깍하곤 열시미 장을 보던 중 뉘집 아이인지 자매가 하나씩 차를 타고 마트에서 구입하려는 먹거리들과 워낙 다정한 통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급히 아이폰으로 담아 뒀는데 뒤에서가 아닌 앞에서 찍지 않은 아쉬움이 든다.



농협 바로 앞에 언젠가 부터 버스가 서 있던 것 같더니 나루고등학교 정류장이 있었다.

잠시 텅빈 정류장에 앉아 있었더니 98번이 내가 타려는 줄 알고 정차하곤 문을 열어 주길래 아니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지.



이미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 버리고 이렇게 노을의 흔적만 남아 버렸다.

걸어가는 길이 길게 느껴졌던 건 환한 햇살이 쏟아질 때 갔다가 잠깐 사이 해가 져 버린 허탈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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