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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지만 귀한 선물_20180720

늘 같이 붙어 있던 사우들이 시험 잘 치르라는 기원을 담아 선물을 줬다. 병원에서 보던 꽤 유명 아이템인데 그런 만큼 체온계 단가가 후덜덜 하다.그런 만큼 가장 신뢰성 있는 체온계이며, 가장 널리 쓰인단다.물론 올해 10월 하순과 12월 초순이 시험이라 시간은 좀 남았지만 선빵으로 날리셨다.왠지 벌써 부터 합격한 기분이다.

배드민턴 동호회_20180718

저녁 때 사우들과 배드민턴을 치러 간 대현산 체육관은 왕십리 인근 큰매봉산에 있는 시민 체육관이었다.가파른 산으로 올라가면 이런데가 있었나 싶은 공원과 체육관이 나오고, 남녀노소 여러 사람들이 배드민턴에 열심이다. 열심히 경기 중인 사우들. 이번엔 복식인데 경기 전 제대루 배드민턴을 배운 사우가 다른 사우들에게 경기 규칙과 잘하는 팁을 가르치고 있다. 빨간 유니폼 사우가 비교적 잘 치는데 다른 사우들도 진지하게 임한다. 퇴근 시간이 지나면 꽤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오는데 미리 예약을 해야만 이용할 수 있고, 가끔 아마추어 선수들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고정 코트는 이용할 수 없단다.마침 이 날 경기가 있어 잠시 지켜 봤는데 실력이 어마무시하다.배드민턴을 언제 했었나 까마득한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땀을 흘리고..

모두 어울리는 곳_20180714

이튿 날, 집 앞에 끊임 없이 흐르는 물소리의 진원지는 바로 작은 여울이었다.계곡이 깊어 사시사철 개울물이 마르지 않는다던데 그만큼 물소리 또한 요란하고, 이끼 투성이다. 물에 들어가지 않고 잠깐 물만 만져봤는데 여름이지만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갑다.또한 여기 일대에 모기가 전혀 없어 쾌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불어 오는 바람 속에 여러 가지 나무가 섞인 내음이 은은했다.가족들은 계속 남아 하루를 더 지내고, 나는 이내 출발해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이런 천혜의 자연을 벗어나려는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조만간 다시 찾을 수 있겠지만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등을 지고 다시 빼곡한 도심으로 돌아가는 안타까움은 며칠 더 머물더라도 떠나는 시점에선 마찬가지 기분이 아닐려나 하는 위안으로 출발했다. 서울로 돌아가는..

새로운 동반자와 첫 여행_20180713

퇴근 시간에 반가운 전화 한 통을 받는다.내가 주문한 차가 도착했다고?!회사 지하 주차장에서 사우들 몇명과 함께 페스트리보다 겹겹히 쌓여 있던 비닐을 제거하고 새차 냄새를 빼는 과정을 거친 후 퇴근과 동시에 가족들이 여행으로 떠난 봉화로 출발한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하는 데다 주말 휴일을 앞둔 금요일이라 회사를 출발해서 두무개길을 이용해서 강변북로에 합류하기 까지 정체가 무쟈게 심해 꽤 시간이 걸렸다.새 차라 급유가 필수라 바로 엄청나게 막히는 외곽순환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로를 피해 네비가 가리키는 청담대교로 빠졌건만 수서까지 거의 거북이 걸음이다.기름 좀 먹여달라고 차는 댕댕거리고 진행은 더딘데 자동차 전용도로라 빠지는 길은 없고.더워서가 아닌 당혹스러워 땀을 삐질삐질 흘리다 문정동 가든파이브 부근..

스시 회식_20180712

사우들과 회식 메뉴로 고른 건 스시.근데 회사 인근에 만족할 만한 곳도 없고, 이왕이면 회식 기분도 내고 싶어 정체길을 뚫고 종로로 향했다. 기본 메뉴로 스시 한 접시에 추가로 회전초밥처럼 돌아가는 거시기에서 각자 쳐묵하고 싶은 메뉴를 시켜 먹는데 생각보다 괜춘해서 꽤나 과식을 했다.스시로 과식한다는 게 얼마만 인가 싶지만 문제는 가격! 맛깔스런 윤기와 도톰한 회, 회를 업고 있는 알맞은 사이즈의 밥.다른 메뉴들도 이와 사정이 비슷해서 조금 양이 적지만 근래 먹은 스시집 중 가장 정갈하다.문제가 가격이라 해도 이 정도 차림에 다른 스시집도 부담은 비슷하니까 이왕 마음 먹은 김에 후회 없이 배를 불렸다. 먹느라 정신이 없어 그 많던 종류들은 이미 뱃속으로 뛰어든 상태로 모든 식사를 끝내고 커피 한 사발 때..

비 오는 날 영화 마녀를 보다_20180709

비 내리는 월요일, 마녀를 만나러 가는 길에 비를 먼저 만났다.조만간 삼복더위가 예견되는 시점이라 차라리 이런 시원한 비가 반갑기도 하고, 괜히 설레기도 한 마음을 갖고 상영관으로 들어간다. 굵은 비가 연못 위에 촘촘한 파랑을 일으키자 시원한 소리가 세상 모든 소음을 흡수시켜 버린다. 딱히 볼 만한 영화도 없었지만 한국 영화 치곤 액숀이 독특하다는 평에 거리낌 없이 예매를 한 건데 그 특별한 액숀을 보여주는 과정이 지나치게 친절한 나머지 이해시키는 과정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그래서 지루하다.이것들이 나를 바보로 아나?영화 러닝 타임 중 마지막 일부를 위해 기다리고 설득되는 과정은 짜증, 막판에 전개되는 액숀은 신선.후속작이 나온다면 했던 이야기를 억지로 반복하지 말고 일사천리로 진행하렴.

일상_20180708

일요일 이른 아침, 동녘하늘에 시선이 빼앗겼다.새벽 노을이 모두가 잠든 사이 하늘을 캔버스 삼아 섬세한 붓으로 그림을 그려 놓았는데 그걸 보고 지나치기 힘들어 육교에 올라 잠시 멍 때렸다. 거대한 도화지 하늘에 이글대는 태양을 채색시킨 구름 물감으로 그려진 그림은 마치 익숙한 손놀림으로 휘갈긴 뒤 세상이 잠에 깰새라 황급히 자취를 감추고 서두르느라 그림을 방치해 버렸다.아주 잠시지만 여운이 남는 아침 하늘을 보며 하루를 시작했다. 가을 같은 초여름 날씨라 마치 너른 대해가 뒤집혀 머리 위에 쏟아진 듯 청명하고 깊다.장마의 빗줄기가 대기 먼지를 씻어낸 뒤 하늘의 청량감이 극에 달한 휴일 낮은 여름 답지 않게 바람의 냉기가 묻어 났고, 더위를 잊은 채 제법 많이 걷고 나서야 등골에 땀이 송골하게 맺혀 덩달아..

일상_20180707

그간 밀린 잠을 충실하게 지키며 방바닥 헤엄도 치는 휴일.여름이란 자고로 낮이 길어 집안에서 뒹구는 것도 이물이 날 무렵, 베란다 구석에서 주인 손길을 애처롭게 지켜 보고 있던 자전거를 몰고 늘 다니던 오산천을 따라 오산을 찍고 돌아오던 중 등갈비에 사정 없이 흐르던 땀도 식힐 겸 에너지도 충전할 겸 텅빈 공원에 들러 궁뎅이를 벤치에 붙였다. 하늘이 청명하여 감탄사를 내뱉으며 짙은 하늘과 또렷한 구름을 쳐다 보면 마치 거대한 대해 한 가운데 서서 어디론가 천천히 떠가는 기분이 든다. 근래 자전거를 거의 타지 않아서 베란다 구석 탱이에 쳐박혀 녹슬 것만 같아 모처럼 라이딩을 해본다.자전거 핸들에 붙어 있던 베오플레이 P2는 업데이트 과정에서 먹통이 되어 버린 A1의 궁여지책으로 사용 중이다.구입한 지 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