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80707

사려울 2019. 7. 3. 00:11

그간 밀린 잠을 충실하게 지키며 방바닥 헤엄도 치는 휴일.

여름이란 자고로 낮이 길어 집안에서 뒹구는 것도 이물이 날 무렵, 베란다 구석에서 주인 손길을 애처롭게 지켜 보고 있던 자전거를 몰고 늘 다니던 오산천을 따라 오산을 찍고 돌아오던 중 등갈비에 사정 없이 흐르던 땀도 식힐 겸 에너지도 충전할 겸 텅빈 공원에 들러 궁뎅이를 벤치에 붙였다.





하늘이 청명하여 감탄사를 내뱉으며 짙은 하늘과 또렷한 구름을 쳐다 보면 마치 거대한 대해 한 가운데 서서 어디론가 천천히 떠가는 기분이 든다.



근래 자전거를 거의 타지 않아서 베란다 구석 탱이에 쳐박혀 녹슬 것만 같아 모처럼 라이딩을 해본다.

자전거 핸들에 붙어 있던 베오플레이 P2는 업데이트 과정에서 먹통이 되어 버린 A1의 궁여지책으로 사용 중이다.

구입한 지 몇 년 지나긴 했지만 병행 수입품이라는 이유로 애프터 싸비스를 거절 당해 집에서 잠이나 재우고 대신 산책 중에 사용하는 P2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근데 이 녀석도 출력이나 음색이 풍부하다.

A1이 워낙 괴물이라 조금 부족할 뿐이지 대조하지 않는 이상 요 쬐깐한 녀석에서 이런 소리가 나오는 게 대단하다.



시원한 날씨라도 여름은 여름이다.

땀 한바가지 쏟고 보충 삼아 조용한 카페에 들러 바가지 사이즈 한 사발 때린다.



쉬는 시간은 잠깐인 거 같은데 흘러 버린 시간을 꽤 지나 태양은 서산으로 뉘엇뉘엇 넘어간다.

서둘러 집으로 페달을 재촉하여 집에 도착했고, 해가 질 무렵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창 너머 구름 틈바구니에 살짝 드리운 노을의 빛깔이 간지 작살이다.

비록 길지 않은 휴식이지만, 그래서 더 달콤한 휴일이 아닐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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