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쇼트헤어 19

냥이_20200307

출근길에 또 눈치 보기 작전을 펼쳐야 하나? 이런 상황이 거의 매일 연출되는데 이제는 두렵다아~ 첫걸음이 무거운 데다 째려보는 시선이 꽂히는 뒤통수는 따갑다. 이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 나도 모르게 스담스담하는 바람에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의 정류장 가는 길이 무척 길게 느껴져 잰걸음은 필수요, 행여 달려오는 버스가 없는지 두리번거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데 묘하게 좋은 걸~ 가방에 걸치고 드러누우면 몰래 빠져나갈 수 없잖아. 녀석의 노림수란... 고단수다. 하는 수 없이 스담 한 번하고 몰래 가방을 뺄려는데? 아뿔싸! 한 쪽 족발을 걸쳤다. 하는 수 없이 스담스담하면서 골골송과 함께 출근길을 시작한다. 얼굴은 요렇게 작아서 한 손아귀에 쏙~ 이 녀석의 버릇 중 하나가 꼭 교묘하게 걸친다. 사람 옆에 다..

냥이_20200302

딸랑이 소리가 나면 수염이 앞을 향해 활처럼 휜다. 그러면서 지치지 않는 체력과 집착으로 끝까지 주시하다 공격하는데 관심 없는 척 다른 곳으로 가다 딸랑이가 쉬는 사이 번개처럼 공격하는 것보면 냥이는 냥이다. 딸랑이한테 눈을 떼지 않는 녀석, 정말 집요하다. 이때다 싶으면 태연한척 있다 불시에 습격하는데 뛰쳐 나가기 전 이렇게 웅크리고 궁뎅이를 실룩실룩 거리다 순식간에 튀어 나간다. 에휴!! 집사, 놀이 끝나니까 왜캐 졸리지??

냥이_20200301

조막만 한 얼굴이 이렇게 사진 찍으면 큰 바위 얼굴처럼 나온다. 그도 그런게 첫 입양 때 3.2kg 무게가 입양 1달 열흘 정도 지난 시점에서 3.8kg 무게가 나가고, 털에 윤기도, 집안에서 제법 주인 행세도한다.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참견에 조금이라도 덜렁대면 여지없이 앞발 빤치가 나가고, 뒤이어 옥수수 세례가 나간다. 그러다 위협적인 눈빛을 발사하면 나 몰라라 돌아선다. 때론 여우 같다는 생각,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가족들이 공감한다. 뭐다냥!!! 깐딱 놀랬다냥! 자리를 가리지 않고 혼자서 소파나 아무 자리에서나 뒹굴다 청소기 소리에 예민해진다. 청소기가 가까워지면 또 긴장. 청소기를 끄고 다가서면 애교 모드 변신. 청소기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아무 자리나 철퍼덕한다.

냥이_20200228

일상적인 것들 중 하나로 집에 앉아 태블릿을 시청하노라면 어김없이 관심을 갖고 함께 즐긴다. 가끔 손으로 태블릿에 빤치를 날려서 오작동하는 경우가 있긴 한데 그 정도는 애교로 봐줘야지. 아지와 냥이의 매력은 확실히 극명해서 사이좋게 지낸다면 함께 키울 경우 가축적인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지만 아파트 실내 특성상 하나만 선택해서 잘 지내자는 굳은 결심으로 인해 지금은 냥이만 선택했다. 이런 뒷모습을 볼 때면 쫑긋한 귀를 깨물어 버리고 싶다능. 붙어야 잠이 온다면 그렇게 하렴. 충분히 기댈 수 있는 가족이 되어 줄 테니.

냥이_20200225

가족이 된 지 한 달이 넘어 받은 선물이 많은데 유독 털이 잔뜩 달라붙은 찍찍이 테잎 뭉치만 선택하고 뻔질나게 앞발 페인트 모션 축구를 즐기는 이유가 뭘까? 한참을 그렇게 정신 없이 놀다 아무 데나 배를 깔고 누워 잠깐 자는가 싶다가도 사람이 지나다니면 벌떡 일어나 '어이, 집사! 그냥 가지 말고 내 목덜미 스담 해 주시지~'라고 눈빛으로 말한다. 물론 모른척 하고 있으면 다가와 껌딱지가 되지만. 정신없이 쫓아다니다 잠시 쉬는 중, 스담 해 달라는 눈빛이다. 피로를 푼다고 잠시 엉덩이를 바닥에 붙였는데 왜 이리 눈꺼풀이 무겁냥~ 자리를 가리지 않고 벌러덩 드러누워 혼자서 열심히 논다. 호박색 눈빛이 꽤나 아름다워 특히나 이 사진에 애착이 간다. 느낌 사는데~

냥이_20200223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해서 티비 동물농장에 심취한 나머지 옆에서 사진을 찍거나 불러도 마지 못해 눈길만 건성으로 주곤 이내 동료들 모습을 주시한다. 가장 편한 자세로 미동도 않고 그냥 보는 수준을 넘어 거의 째려보는 수준이다. 지나친 감정이입의 부작용으로 티비 앞에 앉아 주인공으로 착각하는 거 아닌가? 한번씩 부르면 그제서야 눈길 한 번 마지못해 준다. 때론 티비에 바짝 붙어 빤치도 날리고, 빤히 쳐다 보게 되는데 진지한 그 눈빛이 사람 같다.

냥이_20200222

회사 동료가 선물해 준 쇼파형 스크래쳐는 집에 오는 즉시 제2의 둥지가 되어 이제는 쇼파와 스크래쳐는 의례히 녀석의 쉼터가 되어 버렸다. 거기에 다른 동료는 캣타워나 캣폴을 선물해 주겠단다. 고마워서 어쩌나. 내가 올라타거나 다리를 걸칠 것도 아닌데 이런 감사는 이 녀석이 해야 되는거 아닌가? 스크래쳐는 제2의 둥지다. 밤엔 쇼파에서, 낮잠은 스크래쳐에서... 확실하게 분류된 용도라 쇼파와 스크래쳐 끼리 싸울 일 없다. 이런 게 자주 있어 생활의 루틴이 되었다. 스크래쳐에서 혼자 놀다가... 그대로 낮잠을 자는데 극도로 불편한 자세와 달리 표정은 너무 평온하다.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자 웅크린 상태로 시선이 떨어지지 않게 계속 주시하고 있다. 외출한다는 걸 알고 있다. 출근할라 치면 이렇게 발밑에 납쭉 ..

냥이_20200220

입양 한 달이 지나자 급격하게 변신했다. 지금까지는 아무런 살림살이에 관심도, 호기심도 없던 녀석이 이제는 내 집이란 걸 알고 꽁꽁 숨겨 왔던 끼를 발산했다. 일일이 검열하고, 숨겨진 걸 찾아내고... 그러다 냉장고 밑에서 10원짜리 동전도 찾아 냈지만, 이제는 살림살이 허투루 하게 두지 못하겠다. 괜한 걱정에 행여 삼킨다면 큰 일이거든. 집에서 시도 때도 없이 쫓아다니지만 여전히 가벼운 발걸음에 민폐 수준은 아니고, 차라리 주눅들어 차분한 것보다 명랑하여 익살 다분한 게 낫다. 사진에서는 얼굴이 넙디디하게 나왔지만 실제 손가락 4개 합친 것보다 얼굴이 작은 녀석이라 직접 보는 가족들마다 이 녀석을 귀여워하고 심지어 전화 통화의 첫인사말이 "고 녀석" 잘 있냐는 말에 주객이 전도되는 건 하루아침에 일어날..

냥이_20200218

중성화 수술 이후 확연히 달라진 점은 활력이다. 물론 잠자는 시간은 비슷한데 깨어 있는 동안 확실히 활동적이고 호기심에 따른 모험심이 강해졌다. 입양 1달이 지난 시점에서 수술 이전까지 관심 없는 물품에 대해 아무리 흩어 놓아도 일말의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면 지금은 공간이 조금 비어 있는 책장에 뛰어 올라 쉬고 있다거나 작은액세서리에 대해 재미난 놀이(?)를 찾아내어 혼자서도 사냥 본능을 드러낸다. 털을 제거하기 위해 돌돌이를 사용하고 털에 흥건해진 테잎을 떼어내어 말아 놓았더니 그걸 가지고 쥐잡이 놀이처럼 앞발로 톡톡 쳐대며 축구를 한다. 사냥놀이에 민첩성 뿐만 아니라 과격한 모습도 드러내고, 사냥감에 대한 집착은 더욱 커졌다. 방석 아래 꿈틀대는 사냥감을 발견하여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몇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