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30

제주에서 김포공항으로_20180307

제주에서 3일.허나 실질적인 시간은 이틀 째날인 하루 뿐이고, 첫 날은 해가 진 밤에 도착하여 저녁 끼니 해결한 뒤 피로에 몸을 맡긴 날이 었고, 셋째 날은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제주를 떠나는 날로 기분이 울적하기도 했다.그러니 제주를 제대로 마음 편하게 누린 날은 하루 뿐.공항에 일찌감치 도착해서 수속을 밟을 준비를 하는데 전날 돌아다녔던 여행지는 그리도 한적 했건만 공항은 북새통이었다.의자는 사람들이 점령 했고, 그 의자 마저도 쟁취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냥 바닥에 퍼질러 앉아 쉬고 있는데 수속 절차를 밟을 차례가 되면 어디서 밀려 왔는지 눈에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 실제 봤던 인파에 비해 제주를 통틀어 눈에 띄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 게다. 수속을 밟고 나서 비행기 자리에 앉자 무겁던 마음..

제주로 가는 첫 걸음, 김포공항_20180305

제주 여행이 얼마만 이었던가?동탄에서 이른 시간에 공항 버스를 타고 김포공항에 오는 시간은 생각보다 얼마 걸리지 않아 공항에서 한참을 멍 때리다 이제 미리 예약한 아시아나항공편에 몸을 실었다. 석양과 황혼이 깃들 무렵 출발하는 항공기 내 설렘은 묘하다.왕복 항공값이 39,600원인 만큼 지나치게 저렴한 삯에 비해 좌석과 승차감이 편한 행운은 덤이라면 허공을 유영하며 감상하는 땅거미와 야경은 과분한 선물 같다. 아이폰 카메라 어플로 담아 놓은 사진은 화사한 기분과 달리 왜 이리 우중충할까?

오류동 첫 발_20180210

바쁜 하루다.전날 천안 다녀 왔다 잠시 쉬고 오후 느지막이 오류동 승룡형 만나러 다시 병점역에서 1호선을 이용하여 약속 장소에 도착할 즈음엔 해가 기울고 어둠이 찾아 왔다.얼마 만에 뵙는지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도 근무지가 조금 떨어져 있다고 거의 11개월 만에 볼 만큼 앞만 보며 달려 왔던가. 언제나 그렇듯 이 형을 만나면 뭐가 그리 할 이야기가 많아 쉴 새 없이 수다 떨고 웃느라 정신 없다.둘 다 과묵한 성격인데도 장단이 잘 맞나 보다.같은 건물에서 근무할 때엔 자주 술자리 마련해서 적당한 취기에 담소와 진중한 주제로 시간 가는 줄 몰랐었다.이 날도 모처럼 쌓여 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이 깊어가는 것도 잊을 정도.그 형 댁이 오류동이 아닌데다 나는 난생 처음 찾아가는..

5년 사용한 이어폰 교체_20171102

5년 동안 무탈하게 잘 쓴 아토믹 플로이드의 리모트부가 작동이 잘 안되거나 오작동 현상이 일어나 마침 회사 인척에 있는 AS센터를 방문하자 반 가격에 교환 가능하단다.반 가격이라고 해도 왠만한 이어폰보다 훨 비싼데 워째스까?이 녀석 특유의 재밌는 음색이 마음에 들어 몇 분 고민하고 상위 버전인 티타늄으로 질렀다. 아이팟나노와 찰떡 궁합이라 둘이 뗄려고 해도 뗄 수 없는 관계인지라 다시 쓸 수 밖에 없는데 때마침 구조와 기능, 드자인이 완전 똑같으면서 소재만 스뎅에서 티타늄 합금으로 바뀐 버전이 있어 그걸로 구매했다.아토믹 플로이드의 단점 중 하나가 스뎅 소재의 무게로 인해 리모트가 상당히 덜렁대고, 주머니 소지할 경우 금속 소재인 이어폰과 코드부가 밑으로 쳐져 잘 꼬이거나 선이 꺾이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일상_20171028

이른 아침 회사에 들렀다 오후 일찍 빠져 나와 인근 광희문으로 향했다.약속 시각이 비교적 여유가 있어서 산책으로 그 시간까지 기다릴 심산이었는데 늘 말로만 듣던 광희문은 지나가는 길에 눈팅하던 것 말곤 없었고, 근래 중국 관광객들이 이 일대에 많이 오가는 걸 보곤 일정한 호기심도 있었기 때문이다. 딱히 이색적인 광경은 아니지만 산책하면서 이 부근에서 잠시 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도심에 이런 옛흔적이 그리 많지 않기도 했지만,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서 잠시 한숨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풍경, 계절이기 때문이다. 저녁 식사로 왕십리 떡갈비를 해치운 후 터질 듯 불어오른 배를 달래기 위해 왕십리역으로 가던 중 서늘한 광장에서 홀로 앉아 자리를 지키는 소녀상이 눈에 들어온다.꿈조차 펼쳐보지 못한 소녀의 한 많..

택시운전사와 눈물_20170822

회사 동료들과 갖게 된 무비데이의 일환으로 용산CGV를 찾게 되었다.용산으로 선택한 이유는 계절밥상에서 저녁을 폭풍 흡입한 후 한 층 차이로 붙어 있어 이동이 한층 수월하기 때문이었다.20일날 내 생일빵으로 동탄 계절밥상을 갔건만 2일 후에 다시 계절밥상을 찾게 될 줄 산신령도 몰랐을 게다.어차피 익숙한 메뉴의 밥과 찬거리로 식사 한 끼 한다고 생각하면 별 거 아닌데 이런 곳을 가게 되면 마치 참아왔던 식욕을 일시에 해소 시켜야 된다는 강박증은 왜 생긴거지?한 끼 때우는 식사 치곤 만만한 가격이 아니라 그럴 수 있겠다.본전 생각에 익숙한 습성이 남아 있어 이 정도 단가를 지불한다면 그 날 끝장을 봐야 되는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그리 관대한 편은 아닌데다 뭔가 아주 근사하거나 특별한 메뉴가 구비된 것도..

건강 검진 가는 날_20170817

회사에서 9월 30일까지 건강 검진 받으란 메일이 없었다면, 국가에서 의무적으로(강제적으로?) 정기 검진을 넣지 않았으면 이렇게 병원에 올 일이 있나 싶을 정도로 무심하게 살았다.덕분에 건강을 돌아 볼 수 있는 계기는 되었다만 검진 전 왠지 멀쩡한 사람도 병 날 거 같어.빈 속으로 한 나절을 버텨야 되는 건 증말, 넘무 힘드는데 반나절 전부터는 물 조차 마시지 말란다.그럴 수록 길거리에 음식점 간판과 먹거리 광고, 하다 못해 카카오맵에서 가야 되는 목적지를 검색하면 인근 맛집이 뽀나스로 떠버려 염불엔 관심 없고 잿밥에 마음이 가는 격이다.평소 무심코 접하던 여물이 오늘 따라 값진 욕구의 대상이 될 줄이야. 우리원 헬스케어에서 잠깐 대기 중.근데 2년만에 와 본 곳이라 뭐가 뭔지 모르겠고 좌측 몇 번에 가..

일상_20170815

하루 종일 꽤 많은 양의 지루한 비가 추적추적 내리다 잠시 빗방울이 약해질 무렵 스타벅스 커피 한 사발 때리면서 잠깐의 여유를 부려 본다.통유리를 따라 연신 점선을 그리는 빗방울을 찍고 싶었으나 초점이 잘 안맞아 너저분해 보여 이 사진만 올리자.이른 가을 장맛비 인가?이번 주 내내 비 소식이 있는데다 요 며칠 내린 비의 양도 꽤 많다.비가 오면 난 기분이 좋아지는 요상한 돌연변이가 된 이유는 그나마 덜 덥기 때문.그리고 이런 센치한 분위기 좋잖아~

일상_20170317

아주 오랫 만에 승용형 만나 뵙고 저녁에 쇠주 한사발 뽀개기로 했던 날, 때마침 회사 교육이 잡혀 있어 예정 시각보다 일찍 끝내고 명동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뒷풀이 했음에도 시간이 넉넉했다.이참에 명동 구경이나 해 볼까?여전히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빼곡하다. 명동을 빠져 나오며 명동역 밀리오레와 유니클로 사잇길에서 살짝 뒤돌아서 명동을 향해 폰으로 담았다.이 골목과 CGV 앞에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거 같다.10미터 정도 이동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려 이동하는 게 아니라 밀려간다는 표현이 맞다. 남산길 초입에서 모처럼 뵙게 된 승용형 만나 간단한 안부 나누고 찾아간 곳은 형이 추천하신 서울역 부근 도동집.사실 승용형도 처음 오신다는데 늘상 지나다니면서 자리가 없어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호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