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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 아래 정겨움, 태백 장성동_20240124

태백은 낙동강 발원지를 따라 기나긴 협곡에 둥지를 튼 도시로 1.태백시청, 황지못, 터미널, 역, 주요 상권이 들어선 번화가가 밀집한 도심과 2.각종 경기장, 체육 시설, 일부 아파트, 주택가가 있는 곳과 3.경찰서, 석탄 공사 장성광업소, 근로복지공단 태백병원이 있는 장성동, 4.소방청 체험센터인 세이프타운, 축구장, 교육지원청이 있는 곳과 5.구문소를 끼고 돌아 동점초교가 있는 작은 마을, 6.소방학교가 있는 철암 일부 동네, 그리고 7.철암역, 탄광역사촌, 선탄체험시설, 근로복지공단 케어센터가 있는 비교적 큰 마을로 구성되어 있었다.-물론 태백 연고가 전혀 없어 여행을 다니며 눈동냥으로 분류한 나만의 기준이다- 전국 여행지 중 정선과 함께 자주 오는 곳임에도 1, 7번만 집중적으로 다녔고, 장성도 ..

한국의 작은 알프스, 태백과 삼척 건의령_20240124

가슴을 한껏 펼쳐 서서히 움켜쥐면 보이는 모든 것들이 내 안에 들어온다. 건의령, 여기선 그게 가능하다. 함백산에 이어 찾아간 곳은 건의령으로 태백 시내를 지나 검룡소가 가는 방향과 똑같았고, 다만 검룡소는 35번 국도를 타고 삼수령을 넘어 삼수동으로 빠져야만 했는데 건의령은 계속 35번 국도를 경유하다 상사미교차로에서 우측의 뿌듯한 오르막 지선인 424 도로를 타면 바로 우측의 장벽 같은 산의 고갯길이 건의령이었다. 가는 길에 폭설의 영향인지 아니면 공사 중인지 삼수령길은 통제 중이라 옛 고갯길로 우회했고, 대체적으로 태백의 제설이 늘 한발 앞서긴 해도 한파로 인해 도로가 쪽의 빙판 자국을 상기시킨다면 평소에 비해 시간은 좀 더 소요됐다. 터널을 지나기 전에 건의령으로 갈 경우 체력적인 자신감이 충만하..

겨울의 창대한 밀림 속에서, 태백 함백산, 창옥봉과 만항재_20240124

발왕산의 설경은 지형적인 특성이 그대로 용해되어 장쾌하고 하늘과 적재적소에서 어울린다면 태백의 설경은 정형화된 게 없이 야생의 밀도가 높고 여백 사이로 섬세하게 터치하여 한 올 한 올 자수를 놓았다. 물론 이분법적으로 어디가 상대적으로 좋고 나쁨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매력을 지극히 주관적으로 정의한 거라 두 곳 모두 놓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발왕산은 홀로 우뚝 선 마냥 시선의 반은 하늘이었고, 그래서 솟구치고 도드라진 느낌이 동행했었는데 함백산은 지형적으로 발왕산과 달리 일대가 거의 비슷한 고봉들이 산재해 있어 설경의 밀림 속에 은둔한 느낌이었다. 무심히 지나는 한 조각구름조차 원래부터 있던 자리처럼 제 소향에 맞춰 춤을 췄고, 아주 가끔 마주치던 사람이 지나간 자리엔 공백의 정적도 제 역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