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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_20180522

석가탄신일로 저녁 식사로 오산 매운 갈비찜. 비교적 푸짐한 양에 생각보다 맵지는 않다.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라 저녁에 급 매운 맛이 땡겼던 탓에 매운 갈비를 찾게 되었지만, 역시 네이버 블로그에 등록된 홍보 전문 블로거들에 대한 신뢰가 완전 무너졌다.일전에 병점 매운 갈비에 대해 극찬을 하던, 소위 맛집이라는 검색어를 날려 낚아 오는 녀석들은 한결 같이 협찬 의혹이 농후했기 때문에 등록된 리뷰를 훑어 보고 거의 공식화된 전철을 밟는 글들이 많을 경우 무조건 패스.허나 이날은 실패로 돌아가 글도 없고, 맛도 삐리리했다.

일상_20180519

근래 내린 화끈한 봄비로 주말 미세먼지는 자취를 감추고 대기는 청명했기에 간편한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새들이 머무는 오산천은 근래 비가 많았다는 반증처럼 수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반석산 어딘가에서 발원하는 여울도 많은 비로 인해 떨어지는 물소리가 힘차다. 세상 모든게 평온할 줄 알았는데 개미들은 마음과 다르게 혈전을 치르고 있다. 비가 온 뒤, 생명들은 더욱 역동적이고 부쩍 자랐다.봄에 시작되는 식물은 연약하고 고운 녹색에서 강인하고 짙은 녹색으로 옷을 갈아 입는 중이다. 아이폰에 인물 사진 특화 기능이 있는데 동상도 인물로 인식한다.신통방통~ 녹음만 짙어질 줄 알았는데 적단풍 또한 더욱 매혹적인 붉은 빛을 내기 시작한다.

비가 내려 영롱한 불금_20180518

퇴근길에 내린 소나기가 그치고 급작스레 구름이 걷히면서 늦은 밤에 청명한 하늘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서 산책을 했다.비가 내린 뒤 잠깐 동안 볼 수 있는 물방울 보석을 보기 위함이었다.실로 오랜만에 나서는 밤 산책이라 큰 망설임 없이 도리어 설렘만 챙겨 나섰다. 약간 높은 곳을 찾다 육교 위에 올라 하늘을 쳐다 보자 이내 선명하고 또렷한 밤하늘을 수놓는 별빛이 보인다.금요일 밤이라 평일에 비해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많은데 오산천 산책로에 들어서자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비 내린 여파는 사람들 발길을 묶어 놓았다. 오산천 산책로를 따라 걷다 요란한 자연 여울의 힘찬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규모는 작지만 요란한 물소리와 밤에도 쉽게 볼 수 있는 흰 물거품을 보면 잠깐이지만 얼만큼 비가 많이 내린 건지 ..

나무 터널길_20180516

학업 동안 캠퍼스 내에서 가장 잊지 못할 건 이런 나무 숲과 그 나무들이 만들어 놓은 터널들이다. 나무도 꽤나 울창하고 컸지만, 있어야 될 자리에 모여 눈과 몸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 걸 어찌 잊으리~ 이 터널을 따라 벤치가 빼곡히 놓여져 있고, 학생들이 많을 땐 이 많은 벤치도 학생들로 빼곡히 점거 되어 있었다. 점심 식사 후 일 주일에 이틀 동안 20시간 남짓 한 강의실에서 함께 해야 될 학우들과 시원한 그늘에 앉아 커피와 이야기 삼매경 중이다.20대 초반부터 50대 초반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어울려 있어 이 시간이 아니면 언제 이런 다양한 연령층과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한 데 어우러질까?그럼에도 커피 한 잔에 이렇게 동질감을 느끼며 즐거워하는 것을. 6시가 넘어 석양이 서쪽으로 기웃거릴 무렵 운동장에서 ..

대구는 이미 봄으로 익었다_20180515

5월 중순이면 봄 재킷을 걸치고 출퇴근 하기 적당한 때이거늘 대구는 벌써 얇은 반팔 셔츠가 적당한 시기가 되어 버렸다. 햇볕이 따가운 건 둘째 치고 공기 자체가 벌써 훈풍이라 얇은 외투라도 걸치는 순간 땀이 등짝을 간지럽힌다. 캠퍼스 나무 숲은 이미 서로 햇살을 훔치려는 나무 가지들이 빼곡히 하늘을 막고 있어 울창해지기 시작하는 그늘이 생기면서 그 그늘 밑으로 부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로 더위가 가까워졌다.오후 3시면 하루 중 가장 공기가 뎁혀진 때라 나무 그늘에 그 많은 벤치가 학생들로 촘촘히 채워져 있다.학업 첫 날은 전 날 소주 한 사발에 늦은 도착으로 하루 종일 졸음이 밀려와 실제 하루 두 번 마시는 리터 용량의 커피도 효력이 없어 곤혹을 치렀다.가장 앞 줄에 앉아 하염 없이 허공을 향해 ..

캠퍼스에 핀 꽃_20180509

전날이 어버이날이었는데 오마니께 꽃다발 하나 사 드리곤 뒤늦게 전화 통화로 송구스러움을 달랬다.하루 10시간이 넘는 학업으로 일 주일 이틀이긴 하나 대구까지의 거리가 있어 이틀째 되는 날이면 지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2달 남짓 되어 가는 시점에 개인적인 복잡한 일들과 겹쳐 잠시 학업에 소홀한데 이 날도 괜스레 몇 분 의도적인 지각을 하며, 캠퍼스에 앉아 내리는 비와 바람 구경을 했다.영진전문대학은 오래된 학교이자 도심 속의 공원처럼 조경이 잘 되어 있고, 나무들도 나이가 제법 많은 편인지라 그 재미는 지친 학업과 생활에 조금 위안이 되기도 했다.캠퍼스 벤치에 잠시 앉아 방긋 웃는 꽃이 싱그럽다.

학업이 끝난 저녁 식사_20180508

전날 학업으로 하루 일찍 덜컹이는 무궁화호를 타고 경산으로 갔다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조금 늦게 캠퍼스에 도착했다.학우 한 분이 저녁을 대접해 주시어 다른 술자리는 물리치고 바로 저녁 식사 자리에 참석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곱창찌개다. 초대해 주신 학우가 먼저 도착하여 자리를 잡고 미리 자리를 뎁혀 놓으셨는데 도착하는 순간 주체하지 못하는 군침과 식욕에 허덕였다.새콤하게 익은 김치와 곱창이 만나 서로의 단점을 날려 준 조합이다. 내 짝꿍도 같이 초대 받았는데 워찌나 두 사람이 좋아했는지.기나긴 하루 학업을 마무리하고 홀가분한 식사는 좋은 기분과 식욕이 배가 되는 날이었다.

거대한 호수의 위용_20180507

어릴적 바다를 거의 구경하지 못한 내 눈엔 이 호수가 바다와 같이 넓고 웅장했다. 경산에서 등하교를 하는 내 짝꿍이자 절친 집이 이 부근이라 동네를 누비고 다녔던 시절, 야생의 남매지는 늘 그 규모가 위압적이었는데 친구 따라 낚시를 왔다 한 마리도 못잡고 허탕을 치자 돌아가는 길에 황소개구리 한 마리 사서 신기한 듯 쳐다본 적이 있다.그 이후 가끔 남매지를 보긴 했지만 고향 떠나 거의 올 일이 없어 참으로 오랫 동안의 추억을 깨고 남매지를 만나 한 바퀴 돌았다. 어릴 적에 바다처럼 커 보이던 남매지는 성인이 되어 다시 그 자리를 밟아보니 상상으로 남아 있던 규모보다는 작았다.하긴 워낙 거대한 바다라 간주 했으니까.이 호수 자체는 작은 게 아니라 여전히 압도적인 규모의 호수는 맞지만 추억에 반추해 보면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