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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_20190405

한 달 전에 퇴사한 사우, 아니 동생과 함께 사우들과 조촐한 술자리를 갖기 위해 영덕회식당으로 가던 걸음에서 만난 중구청 풍경이 특이하다. 내 싸랑을 받아주~ 이건가?이크!늦어서 사우들이 번갈아 가면서 연락 온다. 1차 영덕회식당에서 막회와 쏘주 뽀샤 버리고, 2차로 충무로 둘둘치킨에 치맥으로 마무리.지난번 학우들과 합격 통지를 받고 축제 분위기로 함께 했던 동선을 그대로 따랐다.동생은 아직 젊은 나이에 자신의 도전을 위해 과감하게 결단 했고, 길게 본다면 분명 젊은 시절의 확실한 한획을 긋는 아름다운 재산이 될 거여.

일상_20190404

이틀 전, 만개 초읽기에 들어간 것처럼 곧 봉오리가 터지기 직전의 목련이 드뎌 만개했다. 반석산 노인공원에 도착 했을 때 가지를 신나게 흔들고 계시는 바람이 사진 찍는데 훼방을 놓아도 기어이 꽃술을 찍었다.이렇게 큼지막한 꽃잎이 보호하는 꽃술은 어떻게 생겨 먹었을까 무척 궁금 했거든.실제 꽃잎에 비해 꽃술은 수줍음이 많아 자그마하고 애기 피부처럼 보드라운 컬러 였다. 반면 진달래는 목련과 달리 꽃술이 도드라지게 피어오르는 대부분의 봄꽃처럼 강렬했다.꽃잎은 거의 하나의 판상형처럼 최대한 넓게 퍼져 있고, 꽃술은 꽃에서 벗어나픈 강렬한 호기심을 겨우내 품었는지 꽃잎이 터지자 마자 한 눈에 들어올 만큼 꽃술도 길게 기지개를 핀다.

일상_20190402

이른 아침에 여명을 따라 움직이는 그믐달이 외로울새라 샛별 하나 말동무인 양 따라 다니며 외로움을 달래준다.청명한 새벽 하늘 답게 단조로운 듯 하면서도 경계를 알 수 없는 빛의 스펙트럼 속에 아주 차거나 아주 뜨거운 그 사이의 모든 질감을 찰나의 순간 천상에 밝힌다. 오후가 훌쩍 지나 해가 몽환적인 시간이 시작되는 4월 초, 무심코 오른 반석산 둘레길 따라 온화한 봄기운을 찾으러 나섰고, 그리 어렵지 않게 계절의 현장감을 포착할 수 있었다.향그러운 봄 내음에 이끌린 건 나 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봄이 깊어감에 따라 점점 다양해지는 봄 야생화들이 제각기 미모를 뽐내느라 혼란하다.반석산 둘레길에 발을 내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녀석이 산책길에 힘내라는 응원을 해준다. 봄의 전령사, 진달래가 절정인 시기로 ..

두 번째 USB-C타입 허브_20190401

맥북에 꼴랑 하나 뿐인 포트는 몇 년이 지나도록 흔치 않는 C타입이다.그래서 변환 허브는 필수인데 맥북 포트에 찰싹 달라 붙는 버바팀 허브를 꽤나 비싼 가격에 구입했지만 사용 빈도가 늘수록 이마저 수가 적거나 맥북 정품 충전기의 출력이 허브를 물려 버리면 버티질 못하고 타버린 메모리카드와 메모리가 꽤 많다.게다가 타입A 2개, 메모리카드 포트 하나라 사용도 비교적 제한적이다. 베이스어스는 생소한 액세서리 업체로 갈등은 많이 했다.허나 버바팀 조차 사망시킨 메모리카드가 몇 개 던가?결국 이 모든 사단은 허브가 출력을 깎아 먹는 원인으로 인해 불안정을 야기 시켰고, 또한 맥북을 사용하다 보면 메모리 관련 액세서리만 사용하는 게 아니다.영상 출력은 워쩔 거시여!수입 오퍼상들이 소위 오픈 마켓에 판매하는 가격은..

영원히 만나지 못할 두 바위, 서강의 선돌_20190329

칠족령 칼 끝에서 신선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다음 장소로 이동한 곳은 영월 방면이다.정확한 목적지보다 저녁을 먹기 위해 영월 상동막국수를 찾던 길로 자차로 가장 먼저 정선을 방문하던 연당-평창 미탄-정선으로 이어지는 길의 반대 방향으로 되짚는 길이다.물론 옛 추억과 동행 하면서...사북-태백으로 이어지는 국도가 완공되고, 진부에서 정선으로 연결되는 길이 매끈해 지면서 더이상 찾지 않던 길인데 이참에 그 길을 따라 가면서 옛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났다.한창 공사 중인 구간도 있고, 이미 매끈해진 길도 있지만 도로와 달리 마을은 고스란히 연결되어 있어 추억을 상기하기엔 문제가 없었고, 당시 구간과 다른 건 연당이 아닌 문곡에서 영월로 빠져 길을 따라 진행 했다.그렇게 가던 중 작은 고갯마루에서 '선돌'이라는 ..

칠족령의 마법_20190329

파크로쉬에서 이어지는 동선은 지난번과 거의 같다.정선에 들러 동막골 곤드레밥을 줍줍하고 칠족령으로 넘어가는데 2월엔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난 반면 이번엔 조금 늑장을 부렸고, 다만 지난번처럼 길을 헤매거나 가던 길을 멈추고 여유의 감상에 젖지 않아 막상 도착 시각은 거의 비슷했다. 동강은 여전히 귀한 생명들의 은신처와도 같은 곳이었다.물론 꽃을 찍기 위해 들린 건 아니지만 화사한 표정으로 방긋 웃으며 쳐다 보는데 외면할 수 있을까?신록의 싹이 대지를 뚫기 전, 황량한 물감이 만연한 가운데 가끔 고개를 내밀고 햇살을 한껏 받아 들이는 꽃들의 고운 빛결이 한 눈에 들어와 시선을 빼앗길 수 밖에 없었다.봄의 정령들은 어떻게 이런 화려하고 화사한 색의 유전자를 깨우쳤을까?눈이 즐거운 만큼 이런 작지만..

두 번째 방문한 파크로쉬_20190328

2월 중순에 찾아왔던 파크로쉬를 이번엔 하루 이용할 요량으로 역시나 밤길을 달려 왔다. (정선 파크로쉬로 떠나다_20190216) 지난번 도착 시각이 저녁 8시 반 정도 였다면 이번엔 한 시간 가량 늦어 주변을 둘러 보고 자시고 할 겨를 없이 바로 뻗었다. 한적하고 편안한 숙소로 더할 나위 없어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회사 복지 프로그램을 이용, 평일이라 좀 더 저렴하고 조용하며, 스키장 뷰 였던 2월과 달리 이번엔 도로와 콘도 뷰. 두 번째 방문은 마치 웰메이드 영화의 아류작처럼 적당한 실망도 있었다. 이번엔 가리왕산과 반대되는 방향의 백석봉 방면이라 경관에 대한 흠 잡을 만한 꺼리는 없고, 발바닥에 집요하게 엉겨 붙은 몇 가닥 긴 머리카락이 성가시다. 이봐! 난 단발이라구! 호텔을 나와 정선 방면으로 조..

빛이 반가울 때_20190328

저녁 일찍 출발한다고 나름 가는 길을 재촉했건만 진부에 내렸을 시각이 이미 밤 9시 가까워질 무렵이었다.시골 밤은 빨리 찾아와 평일 이 시각은 가로등 불빛 외에 뭔가 활력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그러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환한 불빛이 손짓하는 곳에 나도 모르게 유혹에 넘어가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가 따스한 커피 한 사발과 내일 일용할 양식을 줍줍했다. 젊은 직원 두 분의 환한 응대와 내가 좋아하는 골든 메달 사과 쮸~스를 겟 하곤 밖을 나와 고마운 활력에 땡큐 한 번 때린다.역시나 정선은 예나 지금이나 먼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