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일상_20190402

사려울 2019. 8. 22. 20:57


이른 아침에 여명을 따라 움직이는 그믐달이 외로울새라 샛별 하나 말동무인 양 따라 다니며 외로움을 달래준다.

청명한 새벽 하늘 답게 단조로운 듯 하면서도 경계를 알 수 없는 빛의 스펙트럼 속에 아주 차거나 아주 뜨거운 그 사이의 모든 질감을 찰나의 순간 천상에 밝힌다.


오후가 훌쩍 지나 해가 

몽환적인 시간이 시작되는 4월 초, 무심코 오른 반석산 둘레길 따라 온화한 봄기운을 찾으러 나섰고, 그리 어렵지 않게 계절의 현장감을 포착할 수 있었다.

향그러운 봄 내음에 이끌린 건 나 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봄이 깊어감에 따라 점점 다양해지는 봄 야생화들이 제각기 미모를 뽐내느라 혼란하다.

반석산 둘레길에 발을 내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녀석이 산책길에 힘내라는 응원을 해준다.



봄의 전령사, 진달래가 절정인 시기로 그에 맞게 산책하기 가장 적당한 시기다.

노작 마을 뒷편에서 부터 띄엄띄엄 자리 잡았지만 금새 시선을 사로 잡는다.




길을 따라 적당한 거리를 두고 궤적을 밟듯 졸졸 쫓아 오는 다람쥐 한 마리가 잠시나마 말동무가 되어 준 첫 걸음이었기에 발걸음이 더 경쾌해졌는지도 모르겠다.






빼곡히 피지 않지만 금새 시선을 사로잡는 진달래는 봄의 전령사 답게 황량한 대지를 밝은 물감에 젖은 붓으로 점점이 찍는다.

둘레길을 따라 끊임 없이 자리를 지키며 때론 눈부신 햇살에 숨어 있던 핑크빛을 잡아 살랑이는 바람결에 꽃가루처럼 풀어 헤친다.



고층 빌딩에 걸린 석양.



어느새 반석산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아 복합문화센터 야외음악당의 잔디 광장에 도착했다.

봄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겨울의 집착이 남아 지상은 황량한 가운데 이런 원색의 팔랑이는 몸짓이 돋보인다.



산중 매화가 벚꽃 못지 않게 화사한 군락지를 만들었다.



노인 공원에 오자 한 그루 덩그러니 자라는 목련이지만 외롭거나 애처롭게 보이지 않는다.

이 꽃을 마지막으로 반석산 둘레길 산책을 접고 집으로 향한다.

들판에 흐르는 계절의 기운을 받아 겨울색 짙은 대지를 뚫고 붉그스레 익어가는 봄꽃을 보며 꿈 같은 시간을 체험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