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23

봄의 절정에서 호수를 품다, 하나_20170410

입대를 앞둔 조카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은 그리 많지 않았다.2년 동안 세속을 떠나 있는데 아이폰이나 플스를 가져봐야 개밥에 도토리고 그렇다고 생까기엔 삼촌으로써의 밑천이 다 드러나 가슴에 양아치 추억만 남길 거 같았다.근데 유형의 상품만이 선물은 아니잖나?특별한 선물이라면 추억도 괜춘한 방법인데다 가끔 내가 가는 여행에 이 녀석도 싫은 내색 없이 따라 나서는 경우도 있고 가고는 싶으나 또래가 없어 혼자 뻘쭘함을 감당하기 거시기해서 망설이다 포기했던 경우도 있었다.그래!때마침 철 좋은 봄날 세상 구경 같이 하자 싶어 오마니 뫼시고 바다처럼 탁 트인 느낌과 강원도 산간 오지 느낌도 낭창하게 누릴 수 있는, 충주호가 발치에 내려다 보이면서 가파른 첩첩 산들이 모여 있는 충주 계명산 휴양림으로 결정했어. 출발 ..

일상_20170407

공원에서 묵묵히 자라던 민들레가 활짝 만개하여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활짝 꽃망울을 연지 제법 시간이 지났을 법한데 여전히 탱글한 자태와 더불어 이제 뽀송한 솜털을 달아 놓은 씨앗도 세상 구경에 나설 채비를 끝냈다. 완연한 봄을 알리는 벚꽃과 개나리가 서서히 대지를 물들이려 하는 봄의 정점에서 기분 좋은 산책을 해 본다.

쑥 뜯으러 가세_20170402

괜한 객기를 부렸나? 쑥국의 향그로운 여운과 비교적 깨끗하게 많이 나는 곳을 이야기 했다가 꼼짝 없이 끌려 가게 되었다.먹는 걸 좋아하는 것 뿐인데 길도 안내해야 되고 덩달아 쑥까지 뜯어야 되다니!평소 자전거 타고 오산을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틈틈히 봐 왔던 장지천변에 인적을 피해 자라던 쑥이 워낙 탐스러워 추천했던 건데 같이 가잖다.오마니, 누님 식구와 같이 동탄 산단지구를 관통하는 장지천으로 갔다, 아니 끌려 갔다.(일상_20170325) 장지천 저류지 공원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눈에 띄이는 건 바로 만발한 산수유꽃과 몸 보신 하느라 여념이 없는 파리다.자전거를 타고 오산까지 갔다가 오는 길에 근래 들어 여기에서 휴식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조용하면서도 주위에 봄의 징표들이 널려 있어 잠깐이지만 충분한..

선거날_20160413

봄의 정점에 국회의원 선거날.덕분에 이 좋은 시절을 푸근히 누릴 수 있구나, 하여 얼른 한 표를 행사하고 가까운 동네 산책으로 봄을 만난다. 어느 아파트 단지에 탐스럽게 익은 볼그레한 벚꽃 송이송이들의 유혹에 참지 못하고 들어가 담아 둔 몇 장의 사진들 퍼레이드.겨울이 만들어 놓은 여백과 새롭게 탄생하는 숨어 있던 색상이 공존하는 봄은 이런 매력이 있어 흔히들 기다리나 보다.피어 나는 그 새로운 색상엔 향이 불거져 나오고 그 이끌림에 분주한 소리들도 빠질 수 없지.게다가 겨울에 익숙해진 폐부에 느껴지는 훈풍은 이 모든 늘어진 감각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땅에 붙어 쉽게 지나치기 쉬운 꽃들은 관심이 없더라도 어디선가 열심히 그 매력을 발산 중이다, 성숙해 지기 위한 통과 의례로 꽃 잎을 떨구고 본격적인 도..

봄이 익어가는 마을_20160409

올해 다짐한 것들 중 하나가 오마니 모시고 가끔 여행 가기.여행은 좋아하시는데 가는 건 겁내신다.그 말쌈이 무언고 허니 우리 나라 지천을 보시면 늘 감탄사 연발하시면서도 여행 후 유형의 결과물이 없어 금전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것.그래도 여행을 좋아하시는 반증은 막상 길을 떠나면 잘 따라 오시며 아주 유심히 주위를 감상하신다.그래서 봄이 한창 익어갈 무렵, 간소하게 준비해서 망설임 없이 길을 떠났다. 토요일 오전에 출발하여 점심 무렵 도착, 끼니를 해결한 후 경산으로 향하던 중 금호강변에 제법 규모가 큰 꽃밭을 발견했다.어차피 완벽한 목적지와 경로를 집착하지 않는다면 여기도 여행의 일정 중 하나로 급조할 수 있는 고로 차를 세우고 꽃의 군락지로 몸을 날렸다. 나즈막한 키로 땅바닥에 붙어 소리소문 없이 자라..

남산에 봄이 가져다 준 소식_20160406

얼릉 점심을 해치우고 남산으로 향하는 길엔 연일 미세 먼지가 심각한 날이었다.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넋 놓고 있기엔 넘무나 아까운 계절, 봄이지 않은가!미리 가져온 카메라를 챙긴채 편한 워킹화를 신고 막무가내로 눈 앞에 보이는 남산으로 향했다. 바로 코 앞에 벌떡! 서 있는 남산 타워가 이렇게 뿌옇게 보이고 하늘은 흐린, 미세 먼지 천국임에도 흐드러지게 펼쳐져 있는 벚꽃을 비롯한 봄 소식 전령사들이 남산을 이쁜 옷으로 단장시켜 놓았는데 아니 가는 것도 아까운 일이다.일 년 중에 찰나의 순간인데 지금 아니면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되지 않겠는가 싶어 미세 먼지가 발광을 하던가 말던가, 그까이꺼 삼겹살 파티하면서 먼지 쪽 빼내면 되겠지 싶어 무작정 향했던 날, 2년 만의 남산 산책(남산 벚꽃 터널)인데 지나고..

일상_20160403

휴일이 되면 의례히 퍼질러 지게 자는데 예외는 아니었고, 뒤늦게 가벼운 차림에 가방을 메고 오산으로 공간 이동하다 시피 신속하게 넘어 갔다.산수유, 매화가 피고 나면 진달래, 개나리, 벚꽃 형제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출현해서 사람들 혼을 빼 놓는데 이날 만큼은 화사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벚꽃이 주인공 되시것다. 이렇게 화사한 봄날임에도 고수부지나 공원은 사람들이 별로 없는걸 보면 이날도 어김 없이 미세 먼지가 허공을 초토화 시켰던 날이 아니었나 싶다.하늘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연 안개가 끼인 것처럼 우중충할 만큼 흐린 날 저리 가라할 정도.오산대학교를 지나 육교 위에 잠시 한숨을 돌리며 내려다 보이는 벚나무는 유별나게 덩치가 더 크고 화사하다.이 부근은 제법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으로 사진에..

벚꽃이 화사하던 어느 봄날_20150411

가을과 봄은 생각하는 순간에도 벅차게 설레어 무조건 카메라, 스피커만 들고 가출하고 싶어진다. 가봐야 멀리는 못가겠지만 그 계절을 그냥 넘긴다는 건 참말로 내겐 불행한 시간이고 소소한 행복을 팽개치는 거다.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봄꽃들이 종류도 많고 화사하기도 하다. 벚꽃이 늘어서 있는 오산천으로 나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처럼 봄꽃 구경 온 사람들이 많다.어찌나 화사한지 눈이 부실 지경이니. 반석산 밑은 외길이라 특히나 사람들이 많구먼. 행여나 외면 받을 수 있지만 난 진달래가 좋아.아직은 황량한 산자락에서 그 색깔이 눈에 띄이니까. 벚꽃도 진달래도 봄소식의 전령사라 아름답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이 녀석은 땅바닥에 넙쭉 달라 붙어 작은 꽃을 피우기 때문에 지나칠 수 있지만 한 번 보고 나면 시선을..

금호강 봄소식_20150404

전날 마신 커피향을 상기시키며 동촌유원지 투썸으로 가봤더니 전날 바람결에 살랑이던 벚꽃잎이 보얗게 땅을 뒤덮곤 바람이 부는대로 흰파도를 넘실거린다. 그 파도를 바라보며 테라스에서 진한 커피 내음에 정신을 바짝 차린 뒤 자전거를 타고 강정고령보를 향해 돌격! 봄이 되면 찾게 되는 꽃 중 하나가 이 앙증맞고 이쁜 빛깔을 물들인 녀석인데 내가 사는 주변엔 찾기 힘든 꽃이 여기선 지천에 널려 있다.김 샐 거 같은데 도리어 혼자서 반가워 흐뭇한 썩소를 주고 받는다. 벌써 개나리가 한창전망도 좋고 밑에서 바라 보면 봄꽃에 잔뜩 둘러싸여 응원 받는 이 건물은 다름 아닌 온천장이라는 나름 역사와 뼈대를 자랑하는 여관이란다.워째 여관 건물을 살짝 손 본다면 펜션이라고 구라 때려도 속을 만한 포스. 자전거를 타고 아양교를..

망우공원 야경_20150403

인터불고 호텔에 숙소를 잡은 덕분으로 한결 마음이 가벼운 상태로 대구에 도착해서 보니 이미 해는 지고 배는 고프고 몸은 쑤신다. 얼릉 저녁을 해결할 겸 짐을 풀고 밖으로 나가 보니 텅빈 망우공원에 바람 뿐인데 아직은 바람살이 차다. 동촌유원지 투썸을 먼저 들린건 커피가 고파서.딱 피부에 와닿는 촉감 좋은 봄바람이 벚꽃 만개한 가지를 사정없이 흔들어대는 모습이 더욱 화사한 꽃바람이자 봄바람 같다.사진 외에 동영상도 찍어 뒀는데 이건 귀차니즘을 극복한 다음에 올려야 긋다. 인터불고 호텔에 짐을 풀고 활동하기 좋은 복장으로 단장한 후 바로 옆 망우공원으로 나가봤더니 도시 근교의 공원이라 그런가? 한 사람도 보이지 않고 썰렁하기까지 하다.허긴 이른 봄의 밤인데다 바람이 워낙 넘실거려서 좀 추울 수도 있겠다.적당..